본인은 채금 정지로 계정 4개를 갈아치운 적이 있다.
적이 있다라고 하는 것도 아닌, 현재진행형이다.

우리는 영국이 섬인걸 몰랐던 사람들을 안다.
그리고 그 때 영국이 섬인지 몰랐던 사람들이 상당히 많았다는 것 또한 알게 됐다.
이 사태가 일어났을 때의 사람들의 반응을 생각해보자.
이것은 과연 영국이 섬이라는 것이 상식인지, 정말 모르면 바보인 건지 논하려는 것이 아니다.
허나, 이 문제와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영국이 섬인지 대륙인지 제국인지 음식이 맛있는지 없는지 뭔지 솔직히 알아봤자 쓸모가 없다.
우리가 영국이 섬인 것을 두고 논쟁을 펼치지도 않으며
영국이 섬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돈벌이가 되지도 않으며
면접장에서 면접관이 혹시 영국이 섬인지 아십니까? 라고 하지도 않을 뿐더러
영국이 섬이라는 것을 알고 있음을 증명하는 패스를 발급하지도 않는다
심지어는 썸녀가 카톡으로 혹시 영국이 섬이라는 거 알아? 라고 보낼 확률도 천문학적으로 낮다
그렇다, 이 세상에서 영국이 섬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하등 쓸모가 없다.

그렇다고 이 사실을 억지로 몰라야 할까? 굳이 영국이 섬이라는 사실에 눈을 돌리고 몰라야 할까? 
라고 한다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언젠가 영국 사람을 만날 수도 있고, 영국에 여행을 갈수도 있으며, 맛없는 영국 음식을 고소하러 갈 일이 생길 수도 있다. 어쨌든, 영국이 섬이라는 사실을 알면 편할 수 있는게 있다는 것이다.

자 그럼 히오스로 넘어오자
히오스를 잘한다고 이 인생에 도움이 될 일이 있을까?
아니다, 굳이? 히오스를?
신 캐는 1년째 나오지도 않으면서 밸런스 패치만 하면 숫자놀음만 하는 주제에 밸런스가 십창이 나고 폭리는 기본적으로 20분씩 기다려야 큐가 잡히는 이 게임을 굳이 잘해야 할까?
아니다, 인생에 하등 도움 될게 없다.

그렇다고, 우리가 억지로 히오스를 못해야 할까? 히오스에 대해서 눈을 돌려야 할까? 라고 한다면 이것또한 전혀 아닐것이다. 심지어 따지고 보면 썸녀가 히오스를 할 확률이 영국이 섬이냐는 것을 물어볼 확률보다 높다.


그렇다, 우리는 영국이 섬인거 몰라도 된다, 알면 편하다. 그러면 영국이 섬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그저, 그걸 알고, 섬이였구나? 하면 되는거다.
히오스도 마찬가지다. 누군가 알려준다면, 그냥 아, 그렇구나, 하고 알아가면 되는거다.

하지만 영국에서도 그렇고 히오스에서도 그렇고, 우리는 무지를 당당하게 여기고, 당연하게 여긴다.
막상 영국이 섬이라는 사실을 알려줬을 때 모르는 사람들이 목에 핏대를 세우며 몰라도 된다를 외치며
히오스를 하다 운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려주면 목에 핏대를 세우며 인생을 살라고 한다.

히오스는 5명이 모인다.
만약 식당에 밥 먹으러 갔는데 자리가 모자라서 모르는 사람 5명이 한 자리에 앉는다고 치자
자, 그러는데 여기서 한 명이 쩝쩝거리기 시작한다.
엄청난 서스펜스, 서로의 눈빛과 눈빛이 교차한다.. Mamihlapinatapai(마밀라피나타파이)
그렇다, 우리는 이 사태를 두고 곱창 났다고 표현한다.

허나, 우리는 한번 생각해보자.
자, 쩝쩝거린다. 그렇다고 우리가 밥을 못 먹는가?
갑자기 먹는 음식의 메뉴의 맛이 바뀌거나 가격이 오르는가?
음식을 한 입먹고는 아, 차라리 딴 거 먹을걸.. 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가?
아니다, 그냥 쩝쩝거리는 소리가 거슬릴 뿐이다.
그것 뿐이다.
그런대도 우리는 쩝쩝충을 극혐한다.

여기서 쩝쩝충을 참다못해 한 사람이 먼저 말을 건다.

"혹시 쩝쩝거리는 것좀 멈춰 주실 수 있습니까?"

쩝쩝충이 말한다.

"허나, 우리는 한번 생각해보자.
자, 쩝쩝거린다. 그렇다고 우리가 밥을 못 먹는가?
갑자기 먹는 음식의 메뉴의 맛이 바뀌거나 가격이 오르는가?
음식을 한 입먹고는 아, 차라리 딴 거 먹을걸.. 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가?
아니다, 그냥 쩝쩝거리는 소리가 거슬릴 뿐이다.
그것 뿐이다.
그런대도 우리는 쩝쩝충을 극혐한다.
이 정도는 참을만 하지 않는가?"

자, 이러면 당연히 옆에 있던 정의로운 사람은 매우 화가 나 자리를 박차고
때릴 수는 없으니 다른 자리로 사라지던가, 오늘 썰을 에타에 올리던가, 인스타에 올리던가, 카톡으로 씹던가
뭔가를 할 것이다.

하지만 히오스는 마치 4명이 쩝쩝충이여서 4명이 그를 변호하고 있는 듯하다.

우리가 뭔가 잘못된 걸 바랬는가? 어려운걸 바랬는가?
쩝쩝거리는 걸 멈추는게 어려운건가?

히오스는? 백핑 찍으면 빼는게 어려운가? 돌격병 경험치 먹는게 어려운가? 캠 치는게 어려운가?

숟가락 들고 포크라고 우기면 다들 화를 내면서 막상 히오스만 키면 똥짓거리를 하면서 정상이라고 우긴다.

그래서 나도 거의 접게 됐다.
중이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한다. 지금은 쩝쩝충들이 절을 점령한 거다.
밥을 먹으려고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웬만한 사람들이 다 쩝쩝거리고 있는거다.
문을 닫고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