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글을 작성하기 전에, 히어로즈 글로벌 챔피언십에 진출이 확정된 Cloud9과 Team Naventic 축하합니다.

중국의 EDG, eStar Gaming에 이어서, 북미의 두 팀 Cloud9과 Team Naventic이 진출을 확정 지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북미 지역 대표 선발전에서 몇가지 포인트를 집어서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1. 초갈의 등장
초갈은 지난 블리즈컨 때 많은 유저들에게 충격을 주었던 영웅입니다. 한 명의 영웅, 두 명의 플레이어. 바이킹과 아바투르, 렉사르 등등 기존의 MOBA에서 볼 수 없었던 신선한 컨셉의 영웅들이 있었지만, 초갈만큼 특이한 영웅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초갈은 등장 이후부터 지금까지 단순히 재미삼아, 예능용 영웅이라는 평가가 많았고, 실제로 대회에서도 잘 나오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리밍 패치 이후에 레가르의 13레벨 특성 "대지의 보호막 - 번개보호막이 대상의 최대 체력의 15%에 해당하는 실드 생성"이라는 특성이, 기본적으로 체력이 엄청나게 높은 초갈과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게 되었고, 초갈도 리밍 패치에서 상향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리밍 패치가 적용된 이후 많은 유저들이 초갈이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는 이야기를 했지만, 한국 대회에서는 그렇게 자주 등장하는 픽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북미 지역에서 레가르를 가져간 팀에서 초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초갈이 밴이 되기도 하는 상황이 만들어졌습니다. 레가르가 다음 패치에서 하향 될 것이라고 예고가 되어있는 상태이지만, 여전히 초갈은 밴픽에서 큰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2. 제라툴(?)
가장 특이한 점은 제라툴의 밴, 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제라툴은 현재 좋다는 평가를 받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허의 감옥"을 사용하면서 강력한 변수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나쁜 픽은 아닙니다. 하지만 북미 지역에서는 첫 번째 밴, 혹은 첫 번째 픽으로 가져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러한 부분은 북미 선수들이 제라툴 플레이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고, 실제로 잘 쓰는 선수들이 북미 상위권 팀들에 한명씩 있기 때문에, 서로 밴을 하는 것이었던 것 같습니다.


3. 선빵필승
세번째 포인트는 조금 자극적인 소재목입니다. 이 부분은 북미 지역의 모든 팀에게 해당하는 사항은 아니고, 북미 지역 챔피언인 Cloud9의 특이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보통은 소냐를 원탱으로 기용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소냐는 탱킹보다는 어그로, 데미지에 특화되어있는 영웅이기 때문에, 조합을 구성하는 데 있어서 단단한 앞 라인을 구성할 수가 없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loud9은 소냐, 쓰랄, 리밍, 폴스타트, 우서라는 상당히 특이한 조합을 구성해서 결승전 마지막 세트(이 경기 이전에도 활용한 적은 있습니다.)를 승리를 하면서 북미 챔피언 자리를 확정지었습니다.

이 경기는 단단하지 않은 앞라인을 전혀 걱정하지 않고, 내가 죽기전에 상대방을 죽이면 된다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이런 경기를 볼때마다 드는 생각은 Cloud9은 참 알 수 없는 팀인것 같습니다.)


4.Cloud9의 잠재력
이 부분은 정확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제가 중계를 하다가 북미에서 활동하고 계신 Wiz 님의 증언에 따르면, Cloud9 선수들은 대회전에 다른 팀에 비해서 많은 연습을 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실제로 C9 선수들은 히오스보다 오버워치를 많이 햇다고 하는 카더라가......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이번 선발전에서 C9이 압도적으로 이긴 경기들도 많이 있고, 북미 지역 챔피언은 C9라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2가지 추측이 가능합니다.

(1) 북미 지역 다른 팀들이 정말 못하기 때문에, 그중에 제일 잘하는 C9가 연습할 필요도 없이 이긴다.
(2) 북미 지역 다른 팀들은 준수하게 잘하는데, C9이 말도 안 되는 강팀이기 때문에 연습량을 무시하고도 이길 수 있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까 여러 가지 측면에서 무서운 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북미 경기를 보면 항상 "아 이 팀들은 우리 한국 팀이 이길 수 있겠다"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하지만 방심할 수 없는 부분은 특이한 픽을 가져온다는 점이겠죠. 지난 블리즈컨에서 보여줫던 "머킹데드" 조합처럼 생각치도 못한 신선한, 이상한 조합을 들고 오기도 하니까요. 북미팀(특히나 Cloud9)은 선수들 입장에서는 무시하고 싶지만 무시할 수 없는 참 애매한, 골치 아픈 팀들이지 않을까 싶네요.


북미 지역 대표 선발전의 모든 경기 다시보기는 유튜브 ESL 채널에서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