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사이도 아닌데 반말로 욕설섞인 쪽지가 와서 걍 나도 편하게 씀. 앞으로 이런 일 없었으면 함.

(명확히 하기 위해서) 이런 쪽지를 몇개 받았어.
"개빡대가리 페독새끼야 이때만큼 벵기를 쓰기 좋은 때가 어디있다고 블랭크 빠냐? 나가디져라"
관심 고맙긴 한데
이딴 쪽지 쓰는 애는 진짜...불쌍하다 불쌍해.

여튼 까놓고 얘기하자.

1. 챔프폭의 문제 (그래 오해의 여지가 있네. 프로씬에서야.)
  벵기 역대 전적상 니달리 0회, 킨드 0회야. 니달리는 나온지 오래됐고 정글러로 꽤 쓰였음에도 단 한번도 안했어. 그브는 3회에 2승 1패 KDA 4 로 나쁘지는 않지만 플레이 횟수 자체가 적어. 이걸로 볼 때 일단 니달리 킨드를 잘 쓰리라고 기대하긴 힘들어. 정글러 3대장이 애초에 벵기 챔프폭에 해당되질 않는다고. 그나마 4대장 뽑으면 들어갈 수 있는 엘리스는 너무너무 잘 쓰긴 해. 근데 이건 밴픽에서 문제가 되 이따 보자.
(그나마 Monte도 벵기의 그브를 보면 'sad to watch'라고 표현해. 보기만해도 슬프다고.)

2. 플레이 스타일의 문제
  벵기는 절대 캐리형 정글러가 아니야. 캐리형 정글러 메타에서 나온 경기를 봐도 데미지 분담율이 20퍼센트가 채 안되. (매치 히스토리 딜량정보 가서 다 더해서 계산해봐.) 오히려 커버형 정글러에 가깝다는건 모두가 알아. 이거에 대해선 반박이 없다고 봐.

3. 1과 2로 인한 밴픽의 문제
  그럼 벵기 엘리스 쓰게 하면 되잖아? 이거야말로 진짜 생각이 없는거야. 지금 대회가 블라인드 픽이 아니잖아? 벵기 엘리스 잘 쓰는거 세계가 아는데 그냥 밴안하고 풀어줄까?
  그럼 정글러 밴하고 2티어 정글러들 끼리 싸우게 하면 되잖아? 그라가스 엘리스 렉사이 이런 애들로
  이렇게 2티어 정글러들의 티어를 올려주려면 이런 과정이 필요해:
  1) 블루 사이드에서 정글 2~3밴하고 정글 선픽
  상대는 가만히 있니? 블루 정글 밴 흐름만 봐도 의도를 알고 엘리스 같은 애들 레드 사이드에서 짤라버리면 밴픽 말려.그리고 정글 선픽하면 남은 좋은 픽들 상대가 1 2픽으로 덥석 먹는데 이게 좋은 밴픽으로 흐르는걸까?
  2) 레드 사이드에서 정글 2~3밴하고 상대 정글러 보고 픽
  더 최악. 본인들이 정글 밴한 다음에 상대한테 정글 선픽을 넘겨준다? 이건 대체 무슨 밴픽이야ㅋㅋ 이렇게 정글러 티어에 힘주면 다른 라인은 어떡해?

4. 현재 폼 문제
  벵기가 최근 손목도 안 좋아서 연습량 자체가 부족하다고 해. 그리고 페이커도 얼마전에 인터뷰에서 말했어.
작년에는 벵기형이 어느 정글러랑 붙여놔도 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가 않다. 다시 벵기형 폼이 올라와서 최고의 정글러로 돌아왔으면 좋겠다.
  대충 이런 말을 했어. 팀원이 걱정할 정도로 폼이 안 좋다는거야. 이때 갑자기 벵기를 꺼낸다고 엄청 잘해주고 캐리해주리라고 믿는게 얼마나 큰 도박이냐?

5. 팀 호흡 문제
  이건 사실 실상을 알 수가 없어. 지레짐작일 뿐이긴 해, 여기에 대해서 걸고 넘어지면 나도 반박은 못하지만, 내 생각을 얘기해볼게. LCK 결승전한지 시간 얼마 안됐어. 그 사이에 블랭크와의 호흡 뿐만 아니라 벵기와의 호흡도 맞추기 쉬울까? 시간적으로 부족하다고 생각해. 호흡이란게 들어와서 겜 한두판하고 맞춰지는게 아니야. 콜 플레이가 거의 습관화과 될 정도로 연습이 되야하는거야. 그래서 식스맨 제도가 어렵다는거고 그래서 작년에 식스맨 제도를 성공시킨 SKT가 무서운거고. 여튼, 이미 이런 준비까지 되있으리라 생각하기 힘들어. 그리고 준비가 되있었다면 이미 썼겠지. 사태가 이렇게 되기 전에.

  종합해보면 지금 SKT는 벵기를 쓰기 매우 난감한 상황이야. 쓰면 밴픽에서 케어를 해줘야 하는데 이럼 밴픽이 말려. 물론 갑자기 벵기가 캐리형 정글러를 엄청 잘 다루게 된다면 또 SKT의 저력이 드러나는거겠지. 비밀병기 벵기ㄷㄷ 하면서. 나도 벵기 팬이야. 진짜 벵기팬이고 마음으로는 나와서 팀을 구원해줬음 좋겠어. 근데 이성적으로 그게 어려운 상황이라서 나도 답답하고 슬프지만 어렵다고 하는거야. 벵기의 기용이 엄청난 도박인거야. 써서 이기면 좋지만, 써서 지면 뒤가 없어지는, 팀원 전체의 멘탈을 날려먹는 결과가 나타나.

  벵기가 나오는거랑 블랭크 멘탈 승천이 무슨 상관인지 모르겠다고? 이런 공감을 모르는 불쌍한 영혼아... 객관적으로 대부분의 전문가가 메타에 안 맞다고 평가되는 정글러한테 대체당하는 기분이 어떨 것 같아?
  게임은 결국 인간이 해. 각 개인은 부속품이 아니라 감정이 있고 사기가 있는 인격적 객체야. 이런걸 아니깐 스프링 때 블랭크가 부진할 때 SKT가 심리치료까지 동원하면서 케어해준거야. 그냥 부속품이었으면 짤라버렸음 끝이지. SKT는 몇몇 비정하고 공감할 줄 모르는 너희들과 달리 선수를 인적자원으로 인식하고 있어. 그래서 이런 조치를 취하고 있는거라고.

  그래, 다 결과론적인 얘기일 수도 있어. 이따 경기에서 갑자기 벵기 기용되서 벵기가 하드캐리하면 이 글은 똥글이 되고 나는 좆문가가 되겠지. 그리고 나 저격한다고 앞으로 내가 쓰는 글마다 좆문가등판^^ 이런 댓글 달리리란거 알어. 이걸로 돈 버는 것도 아니고 이거 읽어주는 형들 반응이랑 응원 먹고 사는 나한테는 이게 꽤나 치명적인 비수야. 그래도 할 말은 해야겠다.

  이 글은 감정적은 면이 꽤 작용한 글이 되긴 했지만 최소한 플레이 횟수나 데이터 같은 거라도 좀 들춰보고 반박하면 덧나? 그냥 지 맘에 안든다고 욕쓰고 쌈거는 애들 보면 안쓰럽기도 하고 무조건 벵기 써야한다고 빼애애애액 되는 애들이 불쌍해서 이런 글 쓴다.

  시험이도 인간되고 말고 뭐고 답답해서라도 걍 경기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