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내가 보고 온 10추글 링크:
http://m.inven.co.kr/board/maple/2299/6899606?iskin=maple


난 군복무를 상무대 육군보병학교 조교로 했음

상무대는 전라도 장성에 있는데 우리부대는 전투훈련을 가르치는 부대라 함평 산골짜기에 따로있는 독립중대였음

독립중대.. 끽해야 총원 6~70명정도 되는 부대에 의료시설이 제대로 있을리 없지. 대신 저 문제의 함평병원이 차타고 15분정도 거리라 외진을 자주 갈수 있었는데

뭐 짬먹으면 대충 아프다고 뺑끼치고 저기가서 치킨먹고 피자먹고 게임하다 오는경우도 있었지

근데 그건 뭐 극소수의 경우고.. 난 저기를 두번 가봤고 그중 한번은 응급실이여서 겪었던 썰을 품


첫번째 갔던건 일병에서 상병 진급하던 시기였다

전날부터 열나고 몸살증세 있었는데 하루 있어보겠다 하고 그냥 잤음

근데 다음날도 안낫길래 외진신청해서 당일 아침에 바로 함평병원으로 외진을 갔지

그러고 남들하고 똑같이 뭐.. 검사받고 뭐 찍었던거같기도 하고?

검사 결과 기다리는데 군의관이 보더니 폐렴같대. 입원해야된대

살면서 초딩 이후로 입원해본적 없었는데 순식간에 위로 보고 올라가고 소대장님이 와서 얘기 듣고 바로 입원수속 밟음

입원하고나서 오후에 또 정밀검사 받았음. 정밀검사라 해봤자 아침에 했던거 또하는 기분?

근데 검사끝나고 입원병동 군의관은 보더니 '폐렴 아닌거같은디..' 하면서 궁시렁궁시렁 거리더라

그러더니 '뭐 암튼 한 5일정도 입원하다가 퇴원하면 될거같다' 하더라고

그래서 걍 5일 꿀빨다 퇴원함. 증상은 입원한 당일에 사라지고 4일내내 쌩쌩하게 돌아다님. 폐렴 아니였나봐. 대신 쉬는동안 진급식날짜 지나가서 진급식 못하고 퇴원후에 그 뭐라그래 상병 마크 그것만 받음ㅋ



두번째는 상병에서 병장 진급하던 즈음이였음. 이때가 개빡쳤지

마일즈장비라고 아는사람들은 알거야. 지금도 쓰는지는 모르겠는데 마일즈장비 소개영상에 나오는 어벙하게 마일즈장비 입고있는 조교가 나임. 드론갖고 촬영했음

마일즈장비는 가격은 조끼하나에 600만원나가는 괴물주제에 설치방식은 씹 구식이라 40키로짜리 배터리 매고 산위에 올라가서 설치해야하는 비싼쓰레기임

아침부터 힘이 없고 으슬으슬하더라. 뭔가그냥 축 처지는기분? 근데 하필 그때가 배터리매고 산 올라가야 하는 날이였음

마일즈장비조교는 네명인데 산 두군데를 올라야하고, 40키로짜리 장비가 있고 한 5키로정도의 가벼운 장비가 있음

곧 병장인데 그런거없고 가위바위보 져서 내가 40키로짜리 매고 올라가기로 함. 존나 선진병영

앵간하면 아픈거 티 안내는 타입이고 그날도 나름 숨긴다고 숨긴건데 티가 났나봐. 마일즈 담당간부(1부소대장)가 상태 왜이러냐고 잔소리 ㅈㄴ하더라

유일하게 사이 안좋은 간부가 이사람이였는데 솔직하게 사실 오늘 몸상태가 좀 안좋다 했지. 당연히 씨알도 안먹히고 욕먹고 그냥 강행함

갔다와서 저녁시간 지났는데 상태가 더 심해짐. 이젠 열도나고 복통도 슬금슬금 오더라. 소대장님이 보더니 얼굴이 하얗다고 응급실 가는게 어떻겠냐 하는데 괜찮다 했음

근데 1시간쯤 지나고 진짜 안되겠더라. 행정반가서 말하고 결국 함평병원 응급실 감

근데 보통 아픈게 그렇잖아. 확 아팠다가 좀 잠잠했다가

응급실 딱 갔는데 그 순간은 좀 살것같더라. 어쩌면 어쨌든 병원 왔다는 안도감에 심리적으로 그랬을수도 있고

응급실 누워서 기다리는데 군의관은 아닌거같고 간호장교인지 어떤 여군이 오더라

근데 오더니 다짜고짜 멀쩡해보이는데 왜왔냐고 쿠사리넣음. 응급실은 응급한사람들이 와야지 아무나 오면 민폐라고 존나뭐라함. 그러다가 어쨌든 증상묻길래 말해줬지

한 3분쯤 뒤에 군의관이 와서 그 여군한테 묻는데

이 씨발 내가 듣고있는데 대놓고 꾀병같다고 지랄을하더라? ㄹㅇ 얼탱이가 없었음. 오히려 옆에서 듣고있던 소대장님이 뭔 말을 그딴식으로 하냐고 화냄

그래서 군의관이 다시 증상 묻길래 말해줬더니 '꾀병일수가 없구만 왜 그런식으로 말하냐' 하고 혼내더라고. 존나 쌤통이였음

그래서 부랴부랴 검사받고 다시 응급실 와서 누워있는데 여군이 그와중에 지 혼난게 빡쳤는지 와서 또 시비걸었음. 증상이 있으면 말을 했어야지 왜 말 안했녜. 지금생각해도 미친년이 틀림없다

검사결과는 맹장염이였음.근데 맹장염도 종류가 있나봐. 만약 맹장이 못버티고 터져버리면 일이 커지고, 그전에 잘라내면 사흘정도로 해결되고. 근데 난 터지기 아슬아슬한 상태라고 하면서 선택권을 줬음

1. 바로 국군병원 입원하고 즉시 수술
2. 하루 참고 다음날 민간대학병원 가서 수술

이때가 한번 군병원 난리났을때였음. 그알인지 피디수첩인지 암튼 시사프로그램에 나왔을때. 그래서그런가 군의관이 하루 참을수 있으면 대학병원 가는걸 권장하더라

부모님한테 전화했더니 마침 그 프로그램 본 직후라 기겁하면서 무조건 대학병원으로 가라더라. 아빠가 다음날 새벽에 서울에서 함평까지 나 태우러 오셨음

그날 밤은 진짜 내인생 최악의 밤이였다. 고통스러워서 잠을 못자겠더라. 속이 너무 매스꺼운데 토도 안나오고 어질어질하고

응급실에 있어봤자 뭐 할수있는거 없어서 그런지 부대로 복귀했는데 1부소대장이 왔음. 걱정돼서인지 낮에 굴린거땜에 잘못될까봐 겁먹었던건지. 아마도 후자일듯

조선대병원에 뭐 자기 지인있어서 말해놨으니 잘 해줄거다. 아프면 쉬지 왜 무리했냐 뭐 그런말 하더라

'아프다 했잖아 씨발아' 라고 할수도 없고 그냥 훠훠훠 하고 넘김

지옥같은 밤 보내고 암튼 조선대병원가서 (조선대맞나?) 다행히 터지기 전에 잘라내고 사흘만에 퇴원함

이번에도 얄궂게 진급식날이랑 겹쳐서 진급식 못하고 넘어갈뻔했는데 중대장님이 걍 기다렸다가 나 퇴원하고 한번에했음

그러고 한동안은 그냥 개꿀빨았지 뭐... 사실 개 멀쩡한데 꼴에 수술 직후라고 안정취한답시고 일과 다 빠지고 걍 생활관에 있었음. 병장이라 뭐라 할사람도 없고

한 아홉시반쯤에 침상 앉아있으면 행보관님이 돌아다니다가 들어와서 같이 티비봄.

군대썰이 ㅈㄴ 무섭긴 하네. 쓰다보니 끝도없이 길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