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팰린 임무 떨어 졌어 빨리 나와"

전 시장 알베르트의 저택에 짙은 노란 며리 결의 경찰관 한명이 들어와 누군가를 다급히 찾아 나섰다.

"언니, 나 근신 명령 떨어진 거 몰라?"

2층과 거실을 잊는 계단을 타고 평상복을 입은 팰린이 터벅터벅 아래층으로 걸어 내려왔다.

"지금 비상체제에 돌입했어, 라벤 광산에 들어가야 돼..."

경찰관 벨은 잠시 망설이더니 임무의 목적에 대해 털어놓았다.

"구출 임무야."
"구출임무라면 가브리엘 언니?"

팰린은 살짝 기대에 찬 목소리로 물었지만 벨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유감이지만 아니야, 한시가 급한 일이니까 빨리 준비하고 나와“

실망한 표정의 팰린은 계속 이렇게 할 일없이 근신이 풀리기를 기다리느니 작은 임무라도 하나 수행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고는 움직이기 편한 복장으로 갈아입은 뒤 집을 나섰다.

블랙윙이 에델슈타인 마을을 점령한 뒤, 가장 크게 바뀐 것은 마을에 생긴 조선소였다. 산 한 개 크기와 맞먹는 규모의 조선소가 준공된 이후 매일 같이 코와 눈을 찌르는 검은 매연이 쏟아져 나왔지만 아직까지 단 한척의 배도 조선소에서 완공된 적이 없었다.
조선소를 뒤로하고 팰린과 벨은 기지로 가는 입구가 있는 경찰서로 향했고 팰린은 이번임무에 대해 밸에게 물었다.

“가브리엘 언니가 아니면 누글 구출하는 건데?”

친 언니인 가브리엘이 블랙윙의 인질로 라벤 광산으로 잡혀간 뒤로 아빠인 에델슈타인 전 시장 알베르트의 괴로워하는 모습을 그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본 팰린이었기에, 팰린은 이번 구출 타켓이 누구든지 그닥 맘에 들지 않는 모양이었다.

“나도 자세히는 몰라, 듣기엔 외부인 인 것 같은데.”
“외부인?, 외부인을 왜 우리가 구해?”

 외부인에게 그다지 호의 적이지 않은 시티즌들이었기 때문에 팰린은 더욱더 맘에 들지 않는 다는 듯이 말했다.

“나도 자세히는 모른다니까, 중요한 인물인가 보지”
“중요한 인물은 무슨, 분명 덜떨어진 놈 일거야 그러니까 납치나 당하지.”
“일단 브리핑이나 들어보자, 먼저 내려가.”

기지로 내려가는 배수구에 도착한 둘은 주변을 살펴보다 민첩하게 배수구안으로 들어갔다.

"왜 이렇게 늦었어 벨, 빨리 들어와."

팰린과 밸이 기지에 도착하자 마자 벨과 비슷한 나이 또래의 남자가 둘에게 손짓하며 소리쳤다.

"루카, 자꾸 반말할래?, 신입주제에 그리고 와일드 헌터로 입단 하라니까 왜 배틀 메이지로 입단해?"

"난 뭘 타면서 싸우는 건 싫다니까. 그리고 외일드 헌터로 들어가면 네 밑으로 들어가는 건데 내가 미쳤다고 들어가겠냐?, 잔말 말고 빨리 걷기나 해 늦었어."

루카를 따라 들어간 브리핑 룸에는 조직의 거의 모든 요원들이 모여 있었다.
요원들이 모인 것을 확인한 지그문트는 방한 쪽 편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관련 자료들을 가리키며 설명을 시작했다.

"이번 임무가 구출임무라는 것은 사전에 공지가 갔으니 잘 알거다. 지금가지의 정보를 모두 종합해 봤을 때 타켓은 라벤 광산 안 실험실 근처에 있는 것이 가장 유력하다고 판명되었다. 너희들 모두를 부른 건 이번 임무의 활동 장소인 라벤 광산은 적의 본진 한 가운데라고 보아도 무방할 정도이고 그만큼 위험부담이 크다. 그런 이유로 지원자의 한하여 최소한의 인원으로 임무를 수행한다.“

지그문트는 설명을 마치고 지원자를 물었지만 구출임무 자체가 타켓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임무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위험부담이 클 뿐만 아니라 이번에는 더욱이 블랙윙의 본부가 있는 라벤 광산 안으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아무도 섣불리 임무에 지원하지 못했다.

“제가 할게요.”

그때 팰린이 다른 요원들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하지만 지그문트가 께름칙한 표정을 짓자 팰린은 덧붙여 말했다.

“개인행동 안 해요.”
“저도 지원할게요.”

팰린 다음으로 벨 역시 앞으로 나서며 임무에 지원했다.

“더 없나?”

더 이상 지원자가 나타나지 않자 지그문트가 확인 차 물었고 밸이 요원들 틈으로 들어가 한 인물을 끌고 앞으로 나왔다.

“밸! 왜 나 까지 끌어 드리는데!”
“그럼 여자 둘이서 까는데 안 따라올 생각이었어?, 그냥 순순히 따라와라.”

반항을 하던 루카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제 발로 걸어 나왔고 지그문트는 나머지 요원들을 바라보았다.

“나머지는 저 세 명을 지원하는 데에 총력을 기우린다. 작전 시간은 오늘 자정, 각자 위치로 이동하고 너희 셋을 따라들어 와.”

지그문트를 따라 다른 방안으로 들어간 셋은 타켓에 대한 정보를 들을 수 있었다.

“5~6살 정도 되는 남자아이야, 신장이나 체구는 팰린보다 조금 작다고 보면 될 거고. 라벤 광산입구 까지는 에이든이 엄호 할 거니까 괜히 힘 빼지 말도록”

지그문트는 책상위에 펼처져 있는 라벤 광산의 약도와 이번 임무의 타켓인 남자아이의 초상을 손으로 가리키며 마저 설명했다.

“아까 말했다 시피 우리 예상으로는 갤미레르의 실험실 주변에 감금되어 있을 거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 주변을 샅샅이 뒤져서 타켓을 반드시 찾아. 지원팀이 광산 밖에서 저들의 눈을 돌릴 태니까.”

벨은 지그문트가 붉은 팬으로 그린 탐색 범위를 살펴보며 작전 시간에 대해 물었다.
“침입에서 탈출까지 30분 내로 끝내야 돼”
“탐색 범위로 봤을 때 각개 수색을 해야겠네요.”
“지원자가 이렇게 안 나올지는 몰랐으니까.”
“뭐 별수 없죠. 그럼 준비할게요.”


라벤 광산 깊숙한 곳

여름에도 한가가 도는 광산 안 임시로 만들어진 특별 감옥 안에는 황갈색 가죽옷을 입은 채 곤이 포박되어있는 아이리스가 고개를 푹 숙인 자세로 앉아 있었다.

‘마법을 못 쓰잖아...’

특수한 관석 성분이 들어간 포승 때문인지 아이리스는 마법을 전혀 사용하지 못해 탈출 시도조차 할 수 없었다.
갑자기 약간의 진동과 함께 동굴 입구 쪽에서 들려오는 미세한 폭발음에 감옥을 지키고 있던 블랙윙 소속의 토끼들은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기습이다. 인질을 안전한 곳으로 옮겨.”

토끼들 중 일부는 소란이 난 입구를 지원하기 위해 뒤어갔고 나머지 두 마리의 토끼는 아이리스가 수감되어있는 감옥 문을 열고 거칠게 아이리스를 끌어냈다.

“나와!”

아이리스는 순순히 그들의 말에 따랐고 광산 깊은 곳으로 향하는 어두운 갱도에 들어섰을 때

“컥”

왼쪽에서 자신을 잡고 있던 토끼의 복부를 팔꿈치로 가격한 아이리스는 앞서 걷고 있던 토끼에게 달려가다 뛰어올라 양 다리로 토끼의 목을 걸고 그대로 밑으로 떨어졌다.

“이거 풀어 빨리!”

아이리스는 토끼와 함께 바닥에 넘어진 채로 토끼의 목을 더욱 세게 조이며 소리쳤다.

“이거 풀라니까!, 빨리!”

한참을 켁켁 거리며 산소를 찾던 토끼는 아이리스가 목을 조이고 있던 다리를 살짝 풀자 정신을 차리고는 허리춤에 묶여있던 열쇠로 아이리스의 손을 묶고 있던 포승을 풀어주었다. 손이 풀린 아이리스는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나 아까 입구로 지원 나가던 토끼들이 달려간 방향으로 뛰기 시작했다/

‘호신술을 여기서 쓸 줄은 몰랐네. 미하일 형한테 고마운데’

아이리스가 갇혀있던 곳에서 토끼들이 나간 곳으로 뛰어 갔지만 개미굴 같이 복잡한 광산의 특성상 여러 갈래의 길이 나왔고 당연히 아이리스는 길을 잃고 말았다.

“여기도 아니잖아, 어디로 나가야 하는 거야?”

수많은 기계들과 시험관이 일렬로 나열되어 있는 공간에 도착한 아이리스는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들어온 곳 외에는 다른 출구가 없자 짜증이 난 목소리로 소리쳤다.

“거기 누구야!”

그때 들려오는 여자 아이의 목소리
아이리스가 목소리가 들려온 곳으로 다가가자 흰 가운을 입은 여자 아이가 시험관 안에서 아이리스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이는 아이리스가 시험관 앞으로 다가오자 아이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네가 누구든지 상관없어, 여기서 빨리 나가 도망치라고!”
“여긴 도대체 뭐하는 곳이야?... 아니 그것보다 넌 누구야?”

어린 아이들이 죽은 듯이 떠있는 시험관들을 멍하니 바라보는 아이리스가 답답한지, 아이는 시험관 유리벽을 치며 소리쳤다.

“지금 그게 중요해?, 니가 여기가 어딘지 몰라서 그러는가 본데 여긴 갤미레르의 생체 실험실이야, 나처럼 되기 싫으면 빨리 도망쳐!”
“그럼 넌?, 너도 억지로 잡혀있는 거 같은데, 넌 도망 안가?”

아이리스의 물음에 아이는 힘없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갤미레르는 자신의 실험체들을 모두 기억하고 있어 도망쳐 봤자 금방 알아차릴 거고 나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해...”
“나랑 가자”
“뭐?!”

뜻밖의 제안에 아이는 놀란 눈으로 아이리스를 바라보았다.

“우리 엄마가 그랬어, 메이플 월드를 수호하기 전에 바로 옆에 있는 위험에  처한 사람을 구하라고, 그러니까 나랑 가자 도와줄게.”

아이는 잠시 망설이는 기색을 보이더니 이내

“데리고 가줘, 제발  더 이상 이런 곳에 있지 싫어!”

아이리스는 씨익 웃으며 마나를 응축시켜 아이가 들어있는 시험관 유리를 향해 쏘았고 유리가 깨지며 시험관 안에 있던 액체가 바닥을 흥건히 적셨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울리는 싸이렌 소리.

“아!, 들켰나봐. 빨리 가자 뛰어!”

아이리스는 아이의 손을 잡고 출구를 향해 뒤기 시작했고 싸이렌 소리에 작동을 시작한 전류가 흐르는 테니스 라켓을 든 방범 로봇들이 작동을 시작했다.

“그딴 모기 잡는 걸로 뭐하려고?”
아이리스는 왼손을 허공에 휘둘렀고 입구를 막고 있던 방범 로봇들은 불로 만들어진 화살 수십 발을 집중사격 당한 뒤 형체도 알아 볼 수 없이 산산 조각이 나버렸다.
로봇들이 사라지자 아이리스와 아이는 갱도를 따라 달려 나갔고 갱도의 끝에 서 검은 복면을 쓴 오드 아이의 소녀와 마주쳤다.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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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신 모든 분들 감사드립니다.

드디어 둘이 만났네요~~
그리고 퀴즈 여기서 벨비티는 살까요? 죽을 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