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지금 광산으로 가는 거 아니야?"

아이리스가 라벤 광산으로 가겠다고 한 지 3일지 지나던 늦은 저녁 등불하나 없는 어두컴컴한 거리에서 한 남자 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 설마 장비도 없이 그냥 갈 생각이었어?, 왜 차라리 나 잡아달라고 광산 앞에서 소리치지?, 어쨌든 장비 없이 가는 건 자살 행위야. 들어가"

팰린은 레지스탕스의 비밀기지로 내려가는 배구관 뚜껑을 열며 말했고 아이리스는 눈을 찡그리며 그 밑으로 내려갔다.

"조용히 움직여 우리가 라벤광산에 가는 건 아무도 몰라야 되니까."
"정말, 3일 전에는 미친짓이라고 그렇게 말리더니..."
"조용히 하고 따라나 오시지?"

장난스런 아이리스의 목소리에 팰린은 이를 악문 채로 대꾸했다. 둘은 몸을 숨기채 기지의 모든 장비들이 보관 되어있는 방안에 도착했다. 방 안에는 수많은 스태프들과 석궁, 안장 등이 질서정연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팰린은 정돈 되어있는 장비들을 지나처 방 중앙 벽에 놓여있는 상자로 다가갔다.

상자는 태두리가 금으로 도금되어 있었고 중앙에는 검은 재규어의 문양이 조각되어있었다.

팰린은 그 조각을 손으로 한번 훑은 뒤 상자를 열어 재겼다.

"너 오브리언 가문이었구나?"

상자 안에는 암살자들이 사용하는 수 많은 장비들로 가득했다. 팰린은 상자 안에 있던 손목 아대를 꺼네 착용하며 의외라는 목소리로 말했다.

"너 이 문양이 뭔 줄 알아?"
"당연히 알지 오브리언 가문의 문양이잖아. 암살자 가문 500년 전쟁으로 오브리언 가문의 암살자들은 다 없어진 줄 알았는데?"
"지금 까지는 그랬지. 자 받아"

팰린은 상자 깊숙한 곳 에서 단검 하나를 꺼내 아이리스에게 던져주었다.

"난 필요 없어 칼 쓸 줄도 모르고"
"그래도 가지고 있다보면 도움이 될거니까. 가지고 있어."

팰린은 나머지 무장을 마친 뒤 마지막으로 검은 복면으로 얼굴을 가리며 아이리스에게도 복면 하나를 건내주고는 무기고를 나섰다.

"아이리스, 팰린 잠깐만 기다려."

그때 어떻게 알았는지 잠옷 차림의 벨비티가 양손에 액체가 다민 유리병 하나 씩을 들고 나타났다.

"벨비티? 여긴 왜 왔어."

벨비티는 들고있던 병을 아이리스와 팰린 에게 내밀며 말했다.

"파란색은 아이리스 꺼고 마력은 두배가량 올려줄거야. 그리고 이건 팰린 꺼 이건 민첩성을 두배 올려주는 거, 지금 광산 가는 거지?, 도움이 될까 싶어서 가져왔어"
"고마워 밸비티 잘 쓸게."
"잘 쓸게."

벨비티는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고맙기는... 이렇게 있을 수 있는 것고 너희 둘 덕분인데. 조심해서 다녀와야돼"

아이리스는 아까 팰린이 건네준 복면을 쓰며 말했다.

"만약 우리가 아침까지 안 돌아오면 어른들에게 알려."
"그만하고 따라와 그러다 날 다 세겠어."

팰린의 재촉하는 목소리에 아이리스는 고개를 돌려 벨비티를 한번 바라 본 뒤 팰린을 따라 기지 밖을 나섰다.

"어?. 여긴 라벤광산이 있는 곳이 아니잖아."

앞써 걷고있던 팰린이 광산이 있는 방향에서 멀어지자 뒤에 걷고 있던 아이리스가 팰린 옆으로 다가오며 말했다.

"정말이지, 생각이란 걸 좀 하고 살아, 정문으로 들어가면 그게 '나 잡아 줍쇼'하는 거지 잠입하는 거냐?, 아무말 말고 따라오기나 해."

팰린은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폐창고로 아이리스를 대리고 갔고 '끼리릭'소리를 내는 녹슨 창고 문을 열었다.

천장 이곳 저곳 거미줄이 쳐저있는 창고 안에는 먼지가 허옇게 쌓여있는 승강기가 밑이 보이지 않는 까마득 한 통로 앞에 위치해 있었다.

"작동 안한지 몇년은 됬지만 이걸 타면 중앙 갱도까지는 그냥 내려 갈 수 있어."

그 말에 아이리스는 기겁하며 소리쳤다.

"뭐!, 지금 이걸 타자고?, 몇년동안 작동 안했다며!!"

팰린은 한심하다는 듯이 한숨을 내쉰채 승강기 위로 올라가 먼지 쌓인 조작기의 먼지를 닦아냈다.

"내려가는 대에는 아무런 문제 없거든 질질 짜지말고 좋은말 할때 올라와라."

아이리스는 투덜거리면서도 불안한 눈빛으로 승강기에 올랐고 팰린은 승강기를 작동시켰다.

끼리릭 소리를 내며 어둠 속으로 내려가던 승강기가 먼지구름을 만들어 내며 멈춰서자 팰린은 승강기 밑으로 뛰어내리며 말했다.

"자, 이제 네 차례야 가브리엘 언니 어디있어?"
"아니 여기가 어디인지도 모르겠는데 나 보고 길 안내를 하라고?"
"그럼 어쩌라고!"

아이리스는 승강기에서 내려오며 투덜거렸다.

"처음 너랑 나랑 만난 곳으로 대리고 가줘."
"진짜 가지가지 한다."

팰린은 까칠한 대답과는 다르게 앞장 서 아이리스를 대리고 어둠 속을 걷기 시작했다.

가끔씩 나타나는 보초병들을 피해 숨었다 움직였다를 반복하는 도중 흥미로운 대화를 들을 수 있었다.

"쉿!"

팰린이 팔을 뻗으며 아이리스를 멈춰 세웠고 마침 그곳에 있던 카트 뒤로 아이리스를 끌고갔다. 그리고 곧 기대에 부푼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와, 그럼 드디어 오르카가 스우를 만날 수 있는 거야?"
"뭐 곧 있으면, 그전에 처리해야 할 일이 하나 있지만 말이야."

카트 옆으로 머리를 살짝 내밀어 목소리의 주인공을 확인했다.

"어?, 전에 회담장에 쳐들어 왔던 누난데?"

오르카는 '스우'라는 이름에 한껏 들떠 있었고 그옆에는...

"갤미레르, 매드 사이언티스트야"

갤미래르가 귀찮은 듯이 오르카와 나란히 걷고있었다.

"3일 전에 실험체 하나가..."

둘의 목소리가 멀찌 감치 떨어지자 아이리스와 팰린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몇 분뒤, 아이리스는 이상한 낌세를 느끼고는 팰린을 불러 세웠다.

"팰린 너 길 잃었지?"
"누...가, 너...같은 줄 아...알아?"
팰린은 몸을 울찔거리며 뒤도 돌아보지 못한 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길 잃은 거 맞네 뭐, 여기서 부턴 내가 앞장 설게 여기 내가 처음 갇혀있던 곳이야."

얼굴이 달아오른 팰린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아이리스는 앞으로 나서며 3일 전 광산을 탈출하기 위해 다녔던 루트를 그대로 다시 돌아 다닐 때였다.

"언니!"

갑자기 팰린이 아이리스를 제치고 앞으로 뛰어 나갔고, 한 쪽 발목이 쇠사슬에 묶인 한 여성에게 뛰어갔다.

"팰린, 여긴 어떻게, 아니 여기오면 안돼!"

복면을 쓴 팰린을 알아 본 가브리엘은 손을 저으며 소리쳤고 가브리엘를 감시하고 있던 경비견들이 침입자의 기운을 느끼고는 팰린에게 달려들었지만 피를 본 것은 팰린이 아닌 경비견들이었다.

여러 토막으로 잘려나간 경비견들의 시체 사이로 마치 동물의 손톱같은 모양의 암기를 손에 낀 팰린이 있었다.

"언니, 구하러왔어!"

팰린으 곧장 가브리엘의 발목을 구속하고 있는 쇠사슬을 자르려고 손을 들었지만 가브리엘이 팰린의 행동을 제지하고 나섰다.

"안돼, 그랬다간 여기있는 사람들이 다 죽을 거야."

팰린은 정신을 차리고 쇠사슬을 살펴보았다.

"폭탄?"
"그래 쇠사슬을 끊으면 폭발하도록 마법이 걸려있어."

팰린은 폭탄을 살피던 아이리스를 바라보았고 아이리스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미안, 내 실력으로 해제가 불가능한 마법이야."

그 말에 팰린의 눈에 눈물 방울이 맺혔고 가브리엘은 그너 자신의 동생을 꼭 껴안아 주었다.

"언니가 미안해, 기껏 구하러 와 줬는데."

팰린은 결국 울음을 떠뜨리며 가브리엘을 더욱 더 꼭 껴 안았다.

"어떻게 다시 만났는데, 나 언니없이는 안돌아갈거야."

"피해!"

그때 갑자기 아이리스가 팰린과 가브리엘를 미쳤고 그들의 위로 아슬아슬하게 검은 낫이 머리카락을 스치고 지나갔다.

"정만 눈꼴 시려워 못 봐 주겠네."
"데..데미안, 팰린 빨리 도망쳐!"
"이미 늦었어."

검붉은 마족의 힘인 포스에 둘러쌓인 데미안은 순식간에 팰린이 있는 곳까지 돌진했고 등에 찬 장검을 꺼내 들고는 그대로 내려쳤다.

"크..."

팰린은 바로 손에 끼고 있던 무기를 해체 시킨 뒤(마법으로) 허리춤에 차고있던 단검으로 내려와는 칼을 받아 냈다. 그리고 곧바로 쏟아지는 파이어 애로우 세례.

"마법사가 있었나?, 조금 귀찮아 지겠네." 

데미안은 팰린을 누르고 있는 칼에서 한 손을 때 아이리스 쪽으로 뻗었다.

"어디 얼굴 좀 볼까?"

역시나 검 붉은 기운으로 만들어진 사슬창이 아이리스가 손쓸세도 없이 아이리스를 데미안 앞으로 끌고 왔다.

"이게 누구야, 왕자잖아?"

'또르르~'

빈 유리병이 굴러가는 소리에 데미안은 시선을 아래로 옮겼다.

"뭐야?, 물약?"

그후, 데미안을 감싸는 붉은 기운.

"팰린 몸 숙여!"

팰린과 가브리엘 앞에 마력을 만들어진 황금빛 방패가 생성됨과 동시에 일어나는 엄청난 폭발, 플레임 위저드의 가장 강력한 마법인 파이어 스트라이커였다.

모든 걸 녹일 듯한 열기가 가라 앉았을 때에는 아이리스와 팰린이 있던 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붉게 달아 올라있었다.

"크하하하 정말 인정 안할 수 없겠네, 하지만 아직은 안돼 꼬마야."

그 엄청난 폭발에도 불구하고 데미안은 옷깃하나 탄곳 없이 멀쩡했다.

"하..하.. 말도 안돼.."

무리하게 마나를 쓴 아이리스는 몰려오는 어지러움에 중심을 잃고 휘청 거렸다. 그리고 그런 아이리스를 망토와 함께 한쪽 어께에 손을 올리며 감싸는 한 남자가 있었다.

"더 이상의 무례는 용서치 않겠다."

이카르트 등장~~
표지그림 넣은 자리가....없네요....
이번 주는 제가 사정이 있어서 연재를 못했네요... 죄송합니다...

아마 다음 화는 이카르트와 데미안의 전투 씬이 되겠네요 ㅠㅠㅠ
저 전투 씬 처음인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