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북미에서 마블 히어로즈를 플레이하면서 특히 재미있었던 영웅들을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공략은 아니고 실제로 플레이해보니 어땠더라 정도가 담긴 감상이니 영웅 선택에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스파이더맨

 

게임을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해금했었던 영웅입니다. 당시엔 마블 히어로즈 2주년 기념 이벤트가 있었던 시절이라 영웅 하나가 추가로 무료 해금이 되었고 그래서 일단 골랐던게 모두의 친절한 이웃 스파이더맨이었습니다. 그냥 인지도로 골랐던 것인데 나중에 알고보니 스파이더맨은 ES가 600개짜리여서 무료 해금을 했다면 이득인 상황이었습니다. 운이 좋았죠.

 

처음엔 솔직히 좀 별로였습니다... 어떻게 스파이더맨이 별로일 수가 있지 싶었는데 정말 별로였던게, 당시 스파이더맨은 지금과 다르게 상태가 좋지 않아서 레벨업이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레벨이 오르고 나서 주력 기술인 리핑어썰트와 고유기 어매이징 스매쉬를 찍고 나니 그제서야 숨통이 트였습니다.

 

캐릭터 매커니즘도 좋았습니다. 원거리는 웹스프레이, 근접은 스파이더 브롤로 쉽게 사용이 가능하다보니 근/원거리 하이브리드형 아이템 보너스를 얻기도 좋고, 회피로 생존한다는 점이 캐릭터 이미지와 잘 맞는 듯해 정말 좋아했습니다. 당시엔 회피가 좀 효과가 낮아서 코스믹 미드타운 같은곳에서는 약간 힘들었는데, 이후 두 번의 재개편이 있으면서 회피 효율이 올라갔고 아라크니드 어썰트까지 추가되면서 코스믹 등급의 순찰도 무리없이 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금와서는 거의 근접 피지컬계의 1티어 영웅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

 

이동기인 웹스윙도 스파이더맨다운 비행형 이동기라 엄청 마음에 들었습니다. 당시엔 대쉬형 이동기를 반복해서 쓰는게 비행형 이동기보다 훨씬 빠르고 효율이 좋았는데 저는 웹스윙 모션볼려고 억지로 줄타고 다녔던... 나중에 코스튬 3개를 모아서 랜덤 코스튬 생성을 돌렸더니 백인블랙 코스튬이 나와서 그때부터 차고 다니고 있습니다.

 

 

 

 

스타로드

 

요즘 유저들이 갓-타로드 라고 많이들 얘기하는 스타로드입니다. 저는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를 재미있게 봐서 스타로드는 아예 영화판 스킨이 포함된 번들팩을 샀었습니다(!). 최초로 돈 주고 산 영웅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지금이야 미친 소리로 들릴 수 있지만 딱히 후회되진 않았습니다.

 

지금이야 에너지-원거리 타입의 영웅들이 많이 약세이긴 한데, 옛날엔 에너지-원거리 타입 영웅이 그렇게 나쁘지 않았는 데다가, 코스믹 미드타운을 도저히 근거리 타입 영웅으로 버틸수가 없었어서 스타로드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스타로드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습니다.

 

스타로드는 당시 무법자 트리와 엘레멘탈 건 트리가 있었는데, 엘레멘탈 건은 영화만 봤던 저에겐 생소했던 관계로 순수 무법자 트리로만 육성했습니다. 사실 스타로드는 스킬 구조상 엘레멘탈 건 트리를 조금도 타지 않으면 엄청난 스피릿 부족에 시달리기 때문에(...) 아이템 세팅도 결국 스피릿 관련으로 많이 타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딜이 부족한 상황에 이르게 되죠.

 

하지만 그래도 애정으로만 키웠습니다. 스타로드는 만렙과 장비파밍 이후에는 거의 코스믹 미드타운만 다녔습니다. 무법자 트리의 스킬들은 쿨타임이 길지만, 범위가 넓기 때문에 여러 필드보스들과 난전이 벌어지는 미드타운에서 효과적이기도 했고요. 뭣보다 미드타운에서는 딜이 약하든 강하든 때리기만 하면 파밍이 되기도 하고... 스타로드를 키우면서 마블 히어로즈라는 게임은 캐릭 강약을 떠나 그냥 마음에 드는 캐릭을 하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봅니다.

 

 

 

매그니토

 

다음은 매그니토입니다. ES 400개로 구매했고요. 제가 개인적으로 엑스맨을 너무 좋아해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마침 제가 당시 선호했던 에너지-원거리 타입 영웅이기도 했습니다.

 

정신력 외에 파편이라는 자원을 활용하는 영웅인데요. 처음에는 두 자원을 잘 관리하면서 딜해야하는 복잡한 영웅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키우고 나니까 제 스킬트리로는 파편 오브는 넘쳐나게 돼서(...) 아무리 낭비해도 부족할 일이 없었고, 상당히 단순한 딜사이클로 충분한 영웅이었다는 느낌입니다.

 

단순해서 재미가 없진 않을까 했는데 뭐랄까, 단순함에서 나오는 강함이 마음에 들어서 주력으로 삼았던 영웅입니다. 당시 매그니토는 '보스 그라인더'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다단히트에서 뿜어져 나오는 딜링이 강력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보스 체력이 드르르륵 하고 깎여나가는 것이 인상적이었죠.

 

특히 고유기가 정말, 엄청납니다. 일정 시간동안 채널링을 하면서 움직일 수 있는 스킬인데요. 넓은 범위에 상당량의 지속 피해를 주는데 피해량이 정말 엄청났습니다. 말 그대로 범위 내 모든 적들을 엘리트 몹이던 보스던 다 갈아버리는 무시무시한 스킬... 개인적으로 마블 히어로즈 내 1티어 수준의 고유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 외 목소리도 마음에 들고 기본 스킨도 멋있어서 스킨 없이 여태까지 계속 키우고 있습니다. 가끔씩 고유기 뽕맛(?)을 느끼고 싶을때 플레이하곤 합니다.

 

 

 

갬빗

 

갬빗도 엑스맨을 좋아해서 산 영웅입니다. 트렌치코트에 봉과 카드를 사용하는 영웅이라니, 너무 멋있어서 살 수밖에 없었습니다. 막상 샀다가 그 느끼한 프랑스 억양의 목소리에 충격을 받긴 했지만... 지금은 익숙해져서 그런가 괜찮네요. 기본 스킨으로도 상당히 멋있어서 따로 스킨을 살 필요가 없던 영웅중 하나이기도 했죠.

 

갬빗은 봉술로 물리 피해를 입히면서, 카드 등을 이용해서는 에너지 피해를 입힐 수 있는 하이브리드형 영웅입니다. 직접 봉으로 패거라 카드를 던져 피해를 입힐수도 있어 근거리/원거리 모두 사용가능한 영웅이기도 하죠. 하이브리드 영웅은 갬빗이 처음이었는데, 이때 당시 모든 영웅들에게 전설 장비를 맞춰줄 오딘마크가 너무 부족해서 코스믹 월드스톤으로 살 수 있는 전설 아이템을 찰 수 있는 하이브리드 영웅이 필요했습니다.

 

갬빗은 스킬트리에 따라서 원거리 - 에너지만으로도 플레이 할 수 있긴 했습니다만, '봉을 들었으면 패야지!'라고 생각했던 저는 굳이 원거리는 타지 않기로 했습니다. 갬빗의 봉술 모션이 멋있기도 했고요. 다만 스킬 모션이나 이펙트는 화려한 반면 그닥 실속은 없는 영웅이라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매그니토는 고유기가 그렇게 굉장했던 반면 갬빗의 고유기나 궁극기는 좀 초라한 면이 있었죠. 지금은 많이 개선되서 상당한 DPS를 뿜어내는 딜러가 됬습니다만...

 

또 초창기 갬빗은 순간이동이나 비행 이동기는 커녕 에지간해선 다들 가지고 있던 질주 이동기조차 없었던지라 이동 면에서는 정말 최악이었습니다. 그래서 아티팩트 중 액션바에 올려놓고 사용하면 순간이동이 가능한 지구라트를 써야만 했죠. 지금은 이동기가 모두에게 지급되면서 질주기가 생겨 이동 측면에서는 그나마 나은 상황입니다. 결국 오래 쓰다보니 애정이 생겨서 즐겨 사용하게 된 영웅이네요.

 

 

사이클롭스

 

사이클롭스 역시 엑스맨 때문에 산 영웅입니다. 당시 AvX 코믹스를 읽고 사이클롭스를 상당히 좋아하게 되었는데, 마침 그쯤해서 사이클롭스 피닉스 포스 스킨을 한정판매 하고 있었습니다. 이건 살 수밖에 없다 싶었죠.

 

사이클롭스 하면 눈에서 빔을 뿜는 능력을 주로 떠올리게 되는데, 사이클롭스가 워낙 옛날 영웅이다보니 한쪽 스킬트리가 근접(...) 스킬트리 같은 예능 트리가 있는 등 스킬셋이 전체적으로 요상합니다. 그 외 다른 엑스맨을 소환해서 공격하게 하는 등 물리 공격도 꽤 있긴 합니다만 어찌됐든 에너지-원거리 트리가 주력입니다.

 

고유기가 바이저를 벗고 전방에 레이져를 마구 퍼붓는 연출의 스킬인데요. 꽤 센 편이긴 한데 시전중에 끊길 위험이 있고 못움직인다는 점에서 그렇게 좋기만한 스킬은 아닙니다. 그래도 연출 자체가 사이클롭스다워서 45초마다 한번씩 사용해주고는 있습니다. 마우스 방향으로 쏘는거다보니 막 흔들어서 의미없는 도리도리를 즐기기도 하고..

 

솔직히 말해서 사이클롭스는 현재 파티에 도움을 주는 버프를 사용 가능 하다는 점 말고는 그렇게까지 강하지 않은 영웅이다 싶습니다. 심지어 이동기마저 관성이 적용되는 오토바이 탑승류 스킬이라... 요샌 질주류 이동기가 속도가 빨라져서 오토바이 탑승 이동기는 별로 좋은 소리를 못듣습니다. 다만 왠지 모를 매력이 있어서 스타로드와 더불어 지금껏 순전히 애정으로만 키운 영웅이 되겠습니다. 요새도 코스믹 미드타운에서 가끔 사용하곤 합니다.

 

 

 

 

윈터 솔져

 

윈터솔져는 제가 직접 산 영웅이 아닌, ES 175개짜리 랜덤 히어로 상자에서 나온 영웅이었습니다. 영웅 보유 수가 적은 초반에는 랜덤 히어로 상자를 활용하면 중복 위험성도 덜고 효율적인 편이죠. 물리 속성 공격을 주로 하는데, 스킬 트리에 따라서 근접이나 원거리로 선택이 가능합니다. 저는 당연히(당시엔 근거리가 정말 피곤했으므로) 원거리를 선택했습니다.  

 

원거리 트리를 타면 피스톨부터 저격소총, 유탄발사기까지 화기에 정통한 특수요원이라는 느낌이 납니다. 퍼니셔와 상당히 닮았는데요. 개인적으로는 퍼니셔보다는 윈터솔져가 취향이었네요. 윈터솔저는 캡틴 아메리카 2 영화를 본 것도 있어서 영화 스킨을 사주기도 했습니다.

 

고유기는 스파이더맨의 고유기와 비슷하게 범위 내 모든 적들을 예쁘게 모아준 뒤 터트리는 스킬인데, 스파이더맨의 그것과 달리 보스들까지 끌어당겨 모아주는데다가 훨씬 강력합니다. 이 고유기 덕분에 필드에 여러 보스들이 동시에 난입해오는 코스믹 미드타운에서 엄청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죠. 지속적으로 보스들을 잘 모아주는 윈터솔져가 있다면 보스 웨이브를 더욱 빠르게 처리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주위에 윈터솔져가 없다면 제가 직접 꺼내들고오곤 했습니다.

 

고유기 외 자체 화력도 상당한 편이라, 유탄쏘고 저격쏘고 나이프 던지고 소총으로 3점사를 드드득 드드득 드드득 드드득... 하고 쏘고 있노라면 보스의 체력이 빠르게 깎여나가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기본 이동기가 구르면서 은신을 하는 스킬이라 위험에 처하면 굴러서 은신해 빠져나가는 등 생존력도 좋은 영웅이었죠. 전체적으로 코스믹 미드타운에 특화된 영웅이라 보시면 되겠습니다.

 

 

 

 

 

토르

 

토르는 ES 400개를 주고 구입했습니다. 저는 닥터둠이나 스칼렛위치, 실버서퍼같이 '강한 영웅'을 의식적으로 기피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토르는 강하다는 소문이 있었는데도 너무 마음에 들어서 구매를 하게 됐습니다. 다만 토르의 기본 스킨은 어딘가 덜떨어져보이는(...) 감이 있어서 얼티밋 토르 코스튬을 구매해주기도 했죠. 보드카 잘 마시는 헤비메탈 그룹 보컬같이 생겨서 맘에 들었습니다.

 

기본적으로 묠니르로 후려치는 물리 속성 공격과 번개를 내리치는 에너지 속성 공격을 동시에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형태의 영웅이라, 오딘 마크도 아낄 겸 갬빗과 마찬가지로 전설 장비를 파워 코스믹으로 맞춰줬습니다. 간혹 원거리에서 망치만 던지는 원거리형으로도 키울 수 있는데, 그건 토르답지가 않다 싶어 근/원거리를 함께 사용하도록 세팅했죠.

 

명성에 걸맞게 정말 엄청나게 강력한 면모를 보여준 영웅이었습니다. 다른 영웅들이 인간이나 돌연변이면 토르는 신이랄까요. 고유기인 안티 포스는 묠니르를 전방에 들고 빛을 뿜는 심심한 연출이 전부이긴 합니다만, 고유기를 쓰면 삼각형 범위만큼의 적들이 삭제되는 기이한 광경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묠니르를 내려치거나 번개를 사방팔방에 뿌려대면서 화려하게 싸울 수 있는데, 이펙트가 너무 화려해 눈뽕(?)이 심한 영웅이기도 합니다.

 

엄청나게 강력한 자기 버프형 스킬인 아스가르드를 위하여! 의 성능이 상당히 좋아서 드물게도 파워 지속시간 세팅을 하는 편입니다. 전체적으로 근거리 영웅임에도 단단하고 강력해 무스펠헤임 레이드나 액시스 레이드에 주로 가져가곤 했습니다. 이동기 중 묠니르를 잡고 날아가는 비행 스킬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이 모션이 꽤 재밌어서 자주 사용했습니다. 뭔가 평화롭다고 해야되나...

 

 

 

매직

 

매직은 출시된 이후 얼마 되지 않아 구매하여 쓴 영웅입니다. 저는 멘탈 속성 캐릭터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편인데, 매직은 제 유일한 멘탈 속성 주력 영웅이 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캐릭터 시너지가 좀 부실한 편입니다만...)

 

지배력을 이용한 스킬 메커니즘을 이해하는데 약간 어려운 영웅이기도 했습니다만, 결과적으로 '지배력을 써서 소환을 하느냐' 혹은 '지배력을 쓴 소환물을 먹고 근접 스킬을 강화하느냐' 2택으로 나뉜다는 걸 알고 난 뒤로는 상당히 편했습니다. 저는 소환 영웅도 별로 쓰지 않는 편인 관계로 근접으로 키우기로 했죠. AvX에서 나왔던 피닉스 포스 코스튬을 사주기도 했습니다.

 

매직의 강점은 뭐니해도 스피릿을 소모하지 않는 순간이동기를 기본 이동기로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전까지 저는 순간이동기를 쓰는 영웅이 거의 없었는데, 매직을 만나고 난 뒤 마블 히어로즈에 신세계가 펼쳐졌다고 느낄 정도였습니다. 순간이동기에 맛을 들린 이후로는 한동안 다른 영웅들의 비루한(...) 달리기 이동기가 그렇게 답답해 보일수가 없었습니다.

 

매직은 이동기만 강력한 것이 아니고 스킬 또한 강력했습니다. 스킬들의 범위가 넓고 쿨타임이 길지 않아 순간이동을 섞어주면서 쿨을 계속 돌릴 수 있으면서 높은 피해량을 낼 수도 있는 영웅이었죠. 고유기는 매직을 중심으로 사방에 영혼을 발산하는 스킬인데, 범위가 엄청나게 넓으면서 피해량도 상당하고, 스피릿과 체력을 회복하기까지 해 전투에 큰 도움이 됩니다. 전체적으로 다른 물리 근접 영웅과는 다른 느낌의 근접 영웅을 운용한다는 느낌이 신선해서 가장 최근에 키운 영웅중에서는 꽤 애용하는 편입니다.

 

 

 

 

 

이상 북미 서버에서 나름 애정을 담아 키웠던 영웅들 8명이었습니다. 사실 강력한 캐릭터로 꼽혀 왔던 닥터둠이나 진그레이, 스칼렛 위치, 실버서퍼 등은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은 관계로... 소개드린 영웅들이 강력한 영웅이냐 물으시면, 글쎄요. 아닐듯 합니다. 어디까지나 취향이 반영된 리스트다보니...

 

주로 즐기는 콘텐츠도 코스믹 미드타운이나 코스믹 인더스트리 시티 위주라 전체적으로 원거리 타입의 영웅이 많습니다. 혹 영웅 선택에 있어 고민이 되신다면 참고하셨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