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리그나 프로씬을 즐겨 보는 유저들, 러쉬 조합을 자주 플레이해본 유저들은 다 알고 있는 내용이겠지만, 

흔히 '대다수를 차지하는 인게임 유저들'은 퀸 러쉬 조합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정커퀸의 높은 플레이 난이도, 아시아 힐러 유저들의 성향(루시우 비선호/아나 사랑), 높은 팀합 요구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이번 시즌은 퀸 러쉬가 활약하기에 좋은 메타인만큼, 한 번 도전해보시면 어떨까 싶어서 작성해봤습니다.


1. 러쉬 조합이란?

쉽게 말하면, '다 같이 우르르 들어가서 패는 조합'입니다.
핵심은 '전원이 다 같이 들어간다'는 거고, 일단 이 글은 '퀸루모 러쉬'로 한정하겠습니다.


2. 픽?

상대에게 빠르게 붙어서 근접 화력으로 찍어누르거나 밀어 붙이는 조합이기 때문에, 
'좋은 기동성'을 지녔거나, '근접 인파이팅에 특화'된 영웅을 픽하면 됩니다.

현 시점 1티어 딜러들을 픽하면 베스트겠지만, 해당 영웅들의 숙련도가 부족할 경우 다른 영웅으로도 어느 정도 구색은 맞출 수 있습니다.

- 탱커 : 정커퀸 
- 딜러 : 솜트겐(추천) / 메이리퍼시메 / 소전 / 캐서디 등  cf) 위도우(X)
- 힐러 : 루시우(필수) + 모이라  cf) 아나(X), 메르시(X)

* 부연설명 
1) 아나, 위도우처럼 '거리를 벌려야 유리한 영웅'은 러쉬에 적합하지 않으므로, 해당 픽은 피합니다.

2) 딜러의 경우, 솜트겐 등 기동성과 근접 인파이팅 모두에 특화된 영웅을 하는 게 베스트.
만약 이들을 할 줄 모른다면 러쉬 국밥 3인방(메리시)을 해도 나쁘진 않습니다.

메인딜러 성향이 강하다면, 기동성과 한방변수를 모두 챙길 수 있는 소전도 좋은 픽입니다.

앞서 언급한 모든 딜러들을 다룰 줄 모른다면, 
캐서디(자력수류탄으로 잠깐이나마 상대 템포를 저지)를 픽하는 방법도 있지만, 그다지 추천하진 않습니다.


3. 전체적인 운용

1) 기본 원칙 및 운용
- 팀원과 같이 다녀야 하며, 혼자 따로 놀지 않는다.
팀원들과 다같이 우르르 몰려 다녀야, 러쉬 조합의 진가가 발휘됩니다.

- 아군 딜러의 픽에 따라 세부 운용은 다르겠지만,
정말 단순하게 설명하자면, '지휘의 외침/이속을 통한 빠른 템포로 다같이 진입하여 킬을 내는 것'이 기본 운용방식입니다.

- 아군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게 베스트지만, 만약 그럴 수 없다면 핑 시스템이라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걸 추천합니다.
Ex) 집결 핑, 321 카운트다운 핑, 후퇴 핑 등


2) 가급적 적에게 노출되지 않는 루트로 이동하고, 적의 포킹에 아군 출혈을 최소화하자.
러쉬 조합은 포킹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이동 중에 출혈을 최소화하는 등 진입 루트를 잘 설정해야 합니다.

예시 ) 레드 팀이 리스폰 되고 이번엔 막아야 하는 턴.



레드 팀은 어떻게 수비하는 게 좋을까요?

로봇 쪽으로 바로 가면 성벽 위 솔져가 수월하게 치감을 넣을 수 있고, 딜러싸움도 저지대라 레드 팀이 불리합니다.

그래서 상대의 포킹으로부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레드 팀은 2층을 먼저 걷어내는 선택을 합니다.



상대가 2층으로 올라오는 걸 눈치 챈 블루 팀 솔져는 황급히 성벽 자리를 내줍니다.

그리곤 레드 팀 한조의 포킹에 캐서디가 반피 이하가 된 걸 퀸이 마무리하며, 5대4 한타를 시작하는 구도입니다.

만약 2층이 아닌, 로봇 쪽으로 바로 갔다면, 이렇게 됐을 겁니다.




3) 앞으로 밀고 들어가는 것 뿐만 아니라, '뒤로 후퇴해서 적의 스킬을 무의미하게 흘리는 것' 또한 템포 조절이다.

이속은 단순히 적에게 빠르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 뿐만 아니라, 빠르게 후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즉 상대가 유리한 턴엔 빠르게 후퇴하여, 상대의 스킬을 흘리면서 아군에게 불리한 싸움을 피할 수 있습니다.


예시 1) 상대 지휘의 외침 턴 흘리기



블루 팀 퀸이 먼저 외침을 쓰면서 달려들지만 블루 팀 딜/힐러들이 소극적으로 호응합니다. (특히 루시우)

레드 팀은 뒤로 살짝 빠져서 외침 턴 흘리기를 시도하고, 레드 팀 한조가 궁으로 블루 팀 진형을 이격시킵니다.

블루 팀의 외침 턴이 끝나자, 이번엔 레드 팀이 외침을 쓰고 같이 지르면서 이격된 퀸을 자르고, 융화로 한타를 굳힙니다.


예시 2) (유리한 입장에서) 시간 태우면서, 상대 융화 턴 흘리기



레드 팀이 로봇을 밀고 있고, 블루 팀은 이를 뺏어서 좀 더 밀어야 되는 상황.

레드 팀은 시간만 끌어도 이득이기 때문에, 레드 팀 퀸은 더 이상 밀지 않고 아치형 입구에서 대치하는 선택을 합니다.

엄폐하기 좋은 큰 벽, 캐서디가 고지대 성벽에 위치하는 등 레드 팀이 수비하기 유리한 구도에서 한타를 하기 위함입니다.



20초 이상 레드 팀이 대치만 하면서 시간을 끌자, 블루 팀이 먼저 외침을 쓰며 푸쉬하고, 레드 팀도 버티기 위해 외침을 사용합니다.

각자 외침 턴이 끝난 뒤 블루 팀이 융화로 푸쉬를 이어가고, 레드 팀은 그대로 쭉 이전 코너까지 후퇴합니다.



레드 팀 캐서디가 궁을 가진 블루 팀 캐서디를 잡았지만, 블루 팀 한조에게 잡히며 딜러 맞교환 4대4 구도.

이후 좁은 터널에서 한 번 더 대치하던 중 레드 팀이 먼저 킬을 냈고, 푸쉬해서 나머지를 정리합니다.

이 때의 한타 승리를 통한 궁 파밍으로 다음 한타 때 승기를 굳히며 끝까지 밀었습니다.


4. 마치며

예시 움짤은 제가 이틀전에 했던 빠대에서 퀸루모 러쉬를 한 걸 찍은 겁니다. (본인은 움짤 속 레드팀 퀸)

양 팀 모두 딜러 조합이 조악하고, 팀원이 중국인들이라 소통 하나 없이 플레이한 거지만, 

제 의도를 눈치껏 이해하는 사람들이었는지, 곧 잘 따라와줘서 퀸루모 러쉬 제대로 했네요..

대신 그만큼 저도 퀸으로 캐리했습니다 ㅎㅎ


* 이 짤에선 블루팀 퀸이 저네요.

혹시나 퀸루모 러쉬에 관심 있는 분들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길 바라며, 
여러분도 재미있는 퀸루모 러쉬 한 판 하시죠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