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드형 스팟에 존재하는 지름길은 버그일까, 의도된 설정일까?


클로즈 베타 시절, 스팟전에서는 실력과 단합보다 인원수와 운이 더 중요했다.

스팟의 수호석을 지켜주는 방벽이 없었기 때문에 일단 한번 다수의 인원이 사방에서
몰려들면 아무리 탄탄한 방어라도 뚫리기 마련이었으니 단합된 힘보다 인원수가 훨씬
중요하게 여겨지곤 했다.

(물론 클베시절, 단결력으로 인원을 밀어부치는 실력있는 유저분들도 있었다. ^^;;)





결국 공성전시간마다 모든 유저들이 몰려드는 통에 인원수와 확률이 너무 큰 영향을
주게 되자, 현재처럼 스팟의 주위에 수호석을 보호하고 입구를 제한하는 업데이트가
있었고, 그때부터 스팟의 입구를 중심으로 다양한 전략이 등장했다.







그런데 최근, 각 서버에서 공성전 시간을 2~3분 남겨두고 어이없게 주인이 바뀌거나
이름조차 생소한 신생 길드에게 연합의 유저들이 수호탑을 빼앗기는 등 상식적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 사건에 대해 제보해준 것은 란델 [10]서버, 강철 길드의 길드마스터 조교님.

조교님은 지난 주(24일) 공성전, 머맨서식지의 스팟을 끝까지 성공적으로 방어하였으나,
공성전이 종료되기 직전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지듯 나타난 5~6명의 군주진에게 수호탑을
빼았겼고, 결국 공성전이 끝나기 3분전인 57분 머맨서식지를 빼앗기게 되었다고 한다.

그 당시 머맨서식지의 입구는 철통같은 바리케이트로 누구도 진입할 수 없는 상황이고,
군주들 역시 하늘에서 떨어졌다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한 조교님은 공성전 시간이 끝나자
다양하게 조사를 해보았고 머맨서식지에 이상한 길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기에 올라오면 바리케이트를 친 입구를 건너뛰어서 수호석에 바로 도착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 수호석을 때릴 수도 있으니 미리 쳐두고 뛰어내리면 단 한방에 끝입니다."



문제가 된 것은 머맨서식지의 오른쪽에 있는 거대한 바위, 뒷편의 길을 따라서 이동할
경우 이 바위에 올라서서 머맨서식지의 좁은 입구를 뛰어넘을 수 있게 된 것.











위에 올라서 있는 상태에서 수호석을 때리는 것도 가능하고 특히 아래에 있는 유저들을
나이트들도 때릴 수 있기 때문에 아래쪽에 있는 유저들은 속수무책으로 맞을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 길을 알고 있을때, 사전에 방어는 불가능한 것일까?


"얼핏보면 막을 수 있을 것 같아도 실제로는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문제가 된 것은 바로 해당 벽의 위치. 나이트도 위에 있을 경우 아래쪽에서 바리케이트를
치고 있는 유저들을 때릴 수 있지만, 아래쪽에서는 시야가 잡히지 않기 때문에 위에 있는
유저들을 때릴 방법이 없다.

특히 난전이 예상되는 스팟전에서는 아무 방법없이 위에서 때리는대로 맞아야 하는 상황.








미리 그 지역에 올라서 있는 방법을 말하자, 바깥에서 위쪽을 공격할 수 있기 때문에
위에 먼저 올라서 있으면 바로 일점사의 대상이 되는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 지역에 올라가면 아무런 제재없이 아래쪽의 바리케이트를 친 유저들과 수호석을
공격할 수 있기 때문에 안쪽에서 바리케이트를 친 유저들은 심각한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


"버그가 아니라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직접 방어해보면 그 소리가 안 나올겁니다."


바리케이트를 치기도 바쁠 정도로 입구에 공격이 집중되어 있는 순간, 수호석의 바로
옆에 군주진 10여명이 뛰어내린다면 막아낼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다.

군주들을 일점사한다고 해도 한번에 4명 이상의 군주를 쓰러트릴 수는 없는 일, 결국
수호탑에 서너방의 공격을 허용하게 되고 그 순간 주인이 바뀌게되면 상황 종료.





지금처럼 입구가 아닌 다른 방향으로 5명 이상의 군주가 뛰어내릴 수 있는 지름길이
있다면 한쪽을 뚫어놓고 수호석의 주위에 방어지형을 만들 이유가 없다.


"머맨서식지 뿐만 아니라, 혼돈의 신전과 하피의 둥지도 마찬가지입니다."


또다른 문제는 바로 다른 스팟들의 지름길. 현재 필드에 존재하는 스팟들은 대부분
이러한 형태의 지름길이 존재하며, 예전 블랙랜드성의 투명벽을 통과했던 방법으로
쉽게 진입이 가능하다고 한다.


가장 쉬운 지역이 머맨서식지였을 뿐, 놀의 산적아지트나 하피의 둥지 역시 이렇게
입구를 무시하고 바로 수호탑에 도착할 수 있는 지역이 있다는 것.


참고삼아 10 서버에서 혼돈의 신전을 점령하고 있는 신의 아레스 길드 유저분들에게
지난 주 상황을 묻자 비슷한 사건을 겪었다고 한다.





혼돈의 신전도 사방이 뚫려 있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보이지않는 벽에 막혀있는
형태인데, 이 벽을 뛰어넘어 수호석에 바로 도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

실제 길드 유저분들의 도움으로 실험해보았지만, 별다른 어려움없이 위쪽의 벽을
넘고 중앙의 수호석에 도착할 수 있었다.

(신의 아레스 길드 여러분들의 요청으로 자세한 방법은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신의 아레스 길드의 라이안드님은, "만약 우리도 조금만 늦게 수호석의 지름길을
알게 되었다면 스팟을 빼앗겼을 것이다. 다행히 약 10분여의 시간이 있었기에 다시
수호석을 되찾았지만, 만약 시간이 없었다면 꼼짝없이 당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로 내버려두면 머맨서식지와 하피의 둥지는 먹자군주들의 목표가 됩니다."


길드원도 필요없이 단지 10명의 길드마스터만 있다면 점령이 가능하다는 조교님의 말.
담넘기와 하늘타기는 버그일까? 아니면 스팟의 점령을 위한 또 하나의 전략일까?


유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개발사가 빠른 시일 내에 패치를 하지 않거나
정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을 경우 정정당당한 실력을 겨루는 스팟전보다는 공성전 종료를
앞두고 먹자길마들의 눈치작전만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점만은 확실하다.


지난번 블랙랜드 성의 뒷길에 대한 전례와 같이 의도되지않은 지름길일수도 있고,
아니면 공격측의 이점을 위해 사전에 예고되어있는 스팟 수비의 허점일수도 있다.

그러나 아직 확실한 개발사의 입장을 알수 없는 만큼 정확한 결론이 내려지기전까지
게임속의 룰인 만큼 직접 게임을 즐기고 있는 여러분들의 판단에 맡긴다.



iNVEN RoMan
(roman@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