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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13 00:48
조회: 1,532
추천: 18
솔직히 답글달고 뭐 여러가지 하고싶었는데... 굳이 댓글로 쓰기보다 글을 남기는 편이 훨 빠를거라 생각됩니다.
많은 분들이 "자기 역량에 맞는 파티를 구해서 가면 되지." "딜사이클 조금만 연습해도 충분히 익숙해지고 할 수 있음." "직업간 불균형은 어떤 게임이든 있고, 자기가 하고싶은 걸 선택했으니 그에 따른 디메리트는 감수해야된다." 뭐 이런 식의 반응들을 많이 하시더라구요. 일단 하나하나 짚고 넘어가자면 "자기 역량에 맞는 파티를 구해서 가면 되지." <- 틀린 말은 아닙니다. 다만, 이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현상에 대해서는 나몰라라 하고 있는 발언이기도 합니다. 사실 지금 현재 게임상에 파티 수가 점차적으로 줄어들고, 게임 내의 인구 절대수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비단 크래프톤에서 운영을 제대로 못하고 사고를 쳐댔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게임에 들어와서 파티를 짜고 던전을 돌고 나간다는 그 행위 자체에 염증을 느끼고 게임을 떠난 사람들 역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겁니다. 지금 당장 게임에 들어가서 파티를 찾는다고 해보세요. 루하나 폭하는 그래도 파티라도 있지 수련장, 켈사이크, 투기장은 파티 구하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애당초 난이도 대비 이득이 크질 않아서 다들 잘 안가기도 하고...트라이팟이나 반숙팟을 짜서 간다고 하면? 파티 구하는데 꽤나 걸린다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별 다른 일을 하지 않아 하루종일 시간이 남는 사람이다! 이러면 뭐 그 시간 내내 파티를 구하고 사람 차면 트라이든 반숙이든 출발하면 됩니다. 그렇지만, 게임하는 사람들중 직장인의 비중이 상당하고, 직장인들 평일에 퇴근하면 늦어도 9시부터는 게임을 하게 될 텐데, 다음날 출근할 거 생각하면 적당한 시간에 잠은 자야될테니 결국 3시간 정도밖에 게임을 못합니다. 이런 사람이 역량까지 밀려서 파티를 구하는데 지장이 생긴다면? 자칫하면 그 하루 내내 던전은 커녕 마을에서 죽치다가 게임을 끄는 경우도 생길 수 있겠죠, 심한 경우라면...... 절대적인 인구수가 많았다면 이런 문제는 생기지 않았을 겁니다. 그렇지만, 초창기 이관시에 서버 문제로 사람들이 다수 빠져나간 상황에서 1용 3회, 1용 4회, 1용 5회, 1용 10회 이런 팟만이 파티창에 떠있다고 생각해봐요. 물론, 그런 파티에 속해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직접적으로 피해준 건 없습니다. 다만, 게임의 풍조나 사상 등에는 분명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당장에 공팟에서 1용 3회, 1용 4회팟 가끔씩 돌다보면 그 파티원중 한분이 다른 사람 하는거 맘에 안든다고 차단넣고 이러는 경우도 부지기수(...)에요. 그만큼 현재 게임 분위기가 살벌합니다. 혹여 이런 살벌한 분위기를 느끼지 못했다면, 자신이 그런 행동을 하고있진 않은지, 혹은 자기 주변에 그런 사람이 없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길 바랄게요. "딜사이클 조금만 연습해도 충분히 익숙해지고 할 수 있음." <- 이건 개개인의 플레이 성향 및 역량에 따라 다릅니다. 테라는 논 타게팅(어떤 분은 프리 타게팅이라고 하던데, 프리 타게팅이랑 논 타게팅은 개념이 조금 다르고, 테라는 논 타게팅에 해당합니다.) 게임이고, 기본적으로 스킬 가짓수도 많은데 그런 스킬들이 묶음별로 시너지를 일으키기 때문에 다른 게임들에 비해 난이도가 현저하게 높습니다. 물론, 그 난이도가 게임 재미의 일부분일 수는 있지만, 오히려 이런 이유 때문에 상당한 진입 장벽으로 작용합니다. 이전 테라는 어렵다는 이야기가 있긴 해도 어디까지나 합리적인 어려움이었지, 불합리한 어려움은 아니었습니다. 스킬의 가짓수도 적당한 수준에 시너지도 일부분이었기 때문에 캐릭터를 자신의 손발처럼 움직이는데 그렇게 큰 노력이 들어가는 수준은 아니었고, 그로 인해 보스 패턴이 아무리 어렵고 난잡해도 보스 패턴과 던전 기믹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어있었습니다. 그 어렵기로 정평이 나 있던 샨드라 마나이아 상급이 최고 난이도 던전이던 시절, 제 여동생도 역시 테라를 하고 있었습니다. 제 여동생은 컴퓨터를 그렇게 잘하는 것도 아니고 피지컬이 좋은 편도 아니었어요. 그렇지만, 용케도 샨드라 마나이아를 트라이해서 클리어하고 숙련을 달고 파티를 모집해서 던전 뺑이를 했어요. 심지어 길드까지 들어서 사람들이랑 어울려 지내더이다. 하지만, 지금의 테라는 지나치게 난잡해진 스킬셋으로 인해 자신의 캐릭터를 다루는데 있어 스킬 쿨 타임을 직시(일부 캐릭터들은 스킬 초기화 및 쿨 타임 감소가 있어서 스킬을 사용하는 타이밍이 생각보다 직관적이지 않습니다.)하고 있어야 하고, 이 때문에 보스 패턴이나 던전 기믹에 생각보다 시선이 잘 안 가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어지간히 게임을 많이 해본 사람들조차 이런 경향이 있는데, 하물며 게임을 그다지 해보지 못한 초보자분들이라면? 더 말할 필요도 없겠죠. 스킬 쿨 타임도 봐야하고, 일부 스킬의 시너지도 봐야하고, 그 와중에 보스 패턴에 던전 기믹까지 봐야한다? 어지간한 노력으론 택도 없습니다. 아무리 쉬운 클래스여도 사람에 따라 못해도 한달 이상 걸려서 겨우 일인분 할까말까 할 정도로 난이도가 높은 게임이 현재 테라의 모습입니다. "직업간 불균형은 어떤 게임이든 있고, 자기가 하고싶은 걸 선택했으니 그에 따른 디메리트는 감수해야된다." <- 이건 심하게 말이 안되는 소립니다. 만약에 게임 기획, 개발 등에 발을 담고 있는데 이런 사상을 가지고 계시다면 다른 직종으로 이직하길 진심으로 권합니다. 황금 밸런스라는 게 현실적으로 있을 수 없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밸런스를 포기할 이유는 되지 않고, 유저들이 감당해야될 문제가 되진 않습니다. 'A라서 B일 수 밖에 없다'. 가 아니라, 'A이지만 C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가 올바른 것 아닐까요? 황금 밸런스까지는 아니더라도 순은 밸런스 수준은 되어야하고, 아니면 못해도 유저들이 그러한 차별을 못느끼게끔 도금이라도 하는 척은 해야죠. 그 정도의 노력은 해줘야 됩니다. 지금 당장 직업 게시판들 가봐요. 활성화 되어있는 게시판은 활성화가 되어있지만, 그렇지 않은 게시판은 그냥 다 죽어있어요. 직업간 밸런스, 난이도 기타등등을 전혀 신경쓰질 않으니까 유저간 불균형 현상이 일어나고 그 쪽에만 유저들이 다 쏠려버리죠.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된다고 합니다. 근데 그 중이 떠나고 아무도 없는 절은 대체 누가 관리합니까? 썩어 문드러져 무너질때까지 방치해둬도 될 문제라고는 생각하기 힘들어요.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날게 아니라, 그 절을 중 맘에 들게 바꿀 생각을 해야죠. 아무런 말잔치를 좀 하다보니 말이 안 되는 부분들도 많지만, 일단 전체적인 내용 자체는 전달이 됐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이 상태로 아무런 개선 없이 계속 이어지면 게임 분명 망합니다. 아니, 망하진 않겠지만 유저 수는 극단적으로 줄어들어 있겠죠. 저 옆동네 마비노기 영웅전처럼..;; 현재 테라는 그들만의 리그가 된 채 그 상태로 게임을 연명해나갈 것인지, 아니면 유저들을 좀 더 유치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갈지의 갈림길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도 한, 두어달 정도는 게임의 상태를 지켜보고,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인다면 다른 게임으로 떠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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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유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