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예전엔 초보자 분들을 위한 공략도 없는 시간을 쪼갈라내며 쓸 정도로 테라에 대한 애정이 많았지만
거듭되는 망패치에 환멸감을 느끼며 테라를 떠났다가 최근 다시 복귀 후 느낀 점을 토대로 쓰는 글입니다.
일단 결론부터 말하면 이건 해도해도 너무할 정도로 유저를 기만하는 게임입니다.
1. 전장
테라엔 다양한 전장이 있고 그마다의 전성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중 클라와 어뷰징으로 부패할대로 부패한 상태죠.
템 파밍이 타 게임에 비해 간단한 테라의 경우 파밍이 끝난 후에 남는 컨텐츠는 전장뿐인데도 불구하고
전장에 전혀 관심을 기울여 패치를 하고 있지 않습니다.
자기들 딴에서야 전장 살려보겠답시고 묘약이니뭐니 생각해낸 거 같은데..
상식적인 사고가 가능하다면 절대 산출 될 일이 없는 결론이 어떻게 개발자 뇌에서 나올 수 있는 지 의문입니다.
구철기 시절 이 후 투지는 완전히 그들만의 리그가 되어버렸고
그나마도 녹테늄 패치-만렙 상향등 변수가 많아짐에 따라 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진 상태
재밌었던 명전도 거딸의 전장으로 패치 후 저녁 시간이 아니면 명전 입장조차 불가능 한 상황.
추방과 수많은 버그, 어뷰징으로 재밌게 즐길래야 즐길 수도 없는 쿠마스 월드와
마이너 패치를 거듭하며 일퀘로 생명을 연장하고있는 포화의 전장.
연맹전은 출시 이 후 한번도 환영받은 적이 없는 상태지만 차일피일 개편을 미루기만 할 뿐.
현재 테라의 전장은 아무리 즐기고 싶어도 즐길 수 있는 컨텐츠가 결코 아닙니다. 스트레스만 쌓일 뿐.
2. 인던
테라는 타 게임과 다르게 인던에 입장할 수 있는 횟수 제한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인던을 한번 돌 때 엄청난 보상을 얻는 것도 아니죠. 대체 왜 제한을 걸어둔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제한 안걸어놔도 질려서 안갈꺼같은데;)
인던을 지속적인 컨텐츠로 만들기 위해선 다음과 같은 조건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 매 클리어시마다 일정량 이상의 보상이 주어진다.
2. 보상이 시원찮다면 클리어할 때 재미와 쾌감을 느낄 수 있어야한다.
3. 아무리 보상이 시원찮다해도 인던을 몇회이상 트라이하지 않는 이상 손해가 발생해선 안된다.
현재 테라의 인던은 3가지 중 한가지라도 조건을 만족할까요?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테라 인던 황금기는 공검켈-발상회상-멜상샨상-(후하게 쳐주면 성상까지) 정도 인 것 같네요.
마법사의 요새까지만 해도 나름 협동심을 요구하는 (거의 동시에 중형몹 잡기, 8명이 포타고 2명이 약먹고 싸우는 곳, 광대방에서 공 깨기 등등)의 패턴이 존재했지만 그 이후의 행보는?
별 다른 패턴도 없이 맞으면서 잡아도 되는 카상.
퀴르갈 이후의 인던들은 패턴이 어려운게 아니고 단순히 체력과 데미지가 높아서 어려운 인던이죠.
몹의 체력이 늘어남에 따라 딜이 안나오면 광폭화 시간이 길어지고 클리어가 어려워지니 자연스럽게 면접컷이 높아질 수 밖에 없고, 이는 오르카를 클리어하려면 오르카 12강을 들고 지원해야 면접에 붙는 기현상을 만들어내게 되죠.
현재 테라 인던은 템파밍이 끝나면 갈 이유도 없고, 재미로라도 돌았던 샨상과 달리 가고싶은 마음조차 생기지않는, 말 그대로 템파밍을 위한 일회성 컨텐츠입니다.
3. 현질유도
저는 결코 게임으로 돈을 벌고자하는 마음도 없고, 공짜로 게임을 하고싶은 생각도 없습니다. 하지만
테라를 시작한 이유가 직접적으로 표출되는 현질 유도가 없었기 때문인데.. 지금의 테라를 살펴보면
1. 저렙장비 외형 그대로에 수치만 변경한 채로 출시되는 장비들.
아무리 악덕 개발사라해도 장비템을 이렇게 무성의하게 만들진 않습니다.
더욱 더 강한 장비를 착용하고 싶게 만드는 RPG 특성 상, 장비 외형이 차지하는 부분 또한 적지않은데
대놓고 '이쁜 외형템 많이 찍어낼테니 허접한 외형의 장비 대신 캐시템을 구매해라'라는 식의 운영.
샨드라 시절 장비만 보더라도 캐시외형템에 꿇리지 않을 퀄리티를 자랑합니다만..
외형변경사를 삭제함으로 인해 캐시 외형템이 아닌 이상 어떻게 손 쓸 방법이 없습니다.
2. 유저들이 돈 벌 수단은 삭제 삭제 삭제, 시장에 개입할 방법만 생각중인 블루홀
테라에서 완태고는 경제적으로 아주 큰 의미를 차지하는 아이템이죠.
예전 공검켈 시절엔 완태고 농사라는 게 있었죠. 템파밍이 끝나고, 할 게 떨어진 유저들이 여러캐릭 돌아가며 완태고 농사로 소소한 즐거움을 누리고있었으나.. 삭제
길리안 완태고 드랍률이 낮다고 하도 항의를 해대니 드랍률을 올려주긴 했으나, 그 다음 패치가 이루어지면서.. 삭제
아니 도대체 인던을 이렇게 한번쓰고 폐기처분할꺼면 비싼 돈들여서 왜 만드는건지?
10명이 들어가서 깨는 공대 인던에서 완태고가 한두장 떨어지면 그걸로 누구 입에 풀칠을 하라는건지;
게다가 완태고를 얻을 수단은 자꾸자꾸 줄여나가며 빛태고를 출시, T-CAT 구매를 유도하며 시장에 직접 개입합니다.
3. 하드 유저를 위한 패치, 이긴 한데..
각성 15강에 대한 말이 많습니다만, 할 사람은 하고 안 할 사람은 안 한다 칩시다. 그런데
그 아이템 15강 만들면 뭐하나요 반년만 지나면 쓰레기 되는데;
강화석이 회수가 된다쳐도 솔직히 그 돈들여서 좋은 아이템 만들어봤자 쓸 곳이 없습니다.
끽해야 북문에서 결딸하는 육식 유저들끼리의 진흙탕 싸움일 뿐.
테라에서 자기 템이 아무리 좋아도 거기서 효율을 이끌어 낼 곳이 하나도 없습니다. 12강도 필요 이상으로 오버스펙인데..
정리해보면 블루홀이 너무나도 괘씸합니다. 유저들이 테라 망했다 망했다 하면서도 그래도 이만한 게임이 없다며 계속 플레이해주는데 돌아오는 대우는 고작..
4. 직업 간 밸런스
RPG 특성 상 직업 간 밸런스는 매우 중요한 사항입니다. PVP를 즐긴다면 더더욱
현재 테라는 왜인지 모르겠지만.. 힐러 계열 직업이 둘, 탱커 계열 직업이 둘입니다. 덕분에 대형패치때 마다 서로 밥그릇을 지키기 위한 싸움만 몇년째..
먼저 힐러 계열만 놓고보면 최근 정령사의 상향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만 개인적인 생각으로 여전히 인던에서는 사제가 정령사보다 우위라고 봅니다. 정령사가 빛을 발하는 곳은
1. 포화나 명전 거딸/거점 수비 시
2. 투지와 같은 소규모 전장
끝입니다. 그런데 둘다 망했습니다 컨텐츠가.. 포화에선 거점 지키는 인원을 무력화 시키고 거점을 따거나, 거점을 따러 온 인원을 무력화 시키고 거점을 지킬 때를 제외하곤 모든면에서 광역힐이 가능한 사제에게 밀립니다.
물론 정령사로 인던을 못 돌정도는 아니지만 빨리빨리에 최적화된 한국인 특성 상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사제를 선호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죠. 인던 위주 힐러(광역힐)/전장 위주 힐러(CC기) 컨셉으로 나눴다면 양측 컨텐츠를 균형있게 살려줘야하지 않을까 싶네요.
탱은 뭐 두말할 필요가 있을까요? 모든 면에서 검탱이 창전체를 넘볼 곳은 한 곳도 없습니다. 탱을 하려면 창기사를 키우는 게 본인에게나 파티원들에게나 좋은 일이죠.
딜러간 밸런스 조정은 이 후 이루어질 패치를 지켜봐야겠지만, 이게 정말 밸런스 조정인지 의문이 들 정도로.. 소외 직업에 대한 구제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구제받은 건 무사뿐.
직업 간 밸런스가 각 직업마다의 특성이 있기에 100% 해소될 순 없겠지만 현재 밸런스는 조금 더 신경을 써줘야되지 않을까 생각 되네요..
쓰다보니 글이 엄청 길어졌는데, 솔직히 이렇게 힐러가 재밌는 게임은 테라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였습니다.
블소도 해봤고 아이온도 해봤고 마영전도 해봤고 검은 사막도 클베 신청해서 해봤고 블레스나 아스타까지 현재 나온 웬만한 3DRPG는 전부 해봤지만 결국엔 테라로 돌아오는 제 자신이 너무나도 미웠습니다. 접어야지 접어야지 하면서도 예전의 재미가 그리워 계속 하게되고.. 하지만 그것도 오늘로써 끝입니다. 이제 12시간만 지나면 제 캐릭터들도 모두 삭제되니까요. 실시간 유저팁 게시판에 어울리지 않는 글이긴 하지만.. bincia님 게시글 보고 자극받아 저도 한번 써봤습니다 ㅠㅠ
마지막으로 테라를 시작하려는 분들에게 하고픈 말은 단 한마디 뿐입니다.
하지마세요.
재미를 위해 게임을 하는건지 게임을 위해 재미를 희생하며 하는건지 선택은 자유입니다.
다만 전자일 경우 테라는 해당 사항이 없습니다.. 30기가 넘는 메신저일 뿐.
만렙찍고 시작이라곤 하나 템 파밍 이 후 즐길 컨텐츠가 하나도 없습니다. 망해가는 전장 붙들고 피똥싸며 템 맞춰봤자 반년만 지나면 신차상위템이 이전최상위템보다 좋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