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사람이 더 착할까?







남자는 태어나서 세 번만 울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횟 수를 정해놓고 우는 것은 뻐꾹 시계다.

가슴이 메마르면 눈물도 메마른다.

모름지기 인간이라면

타인의 아픔에도 눈물을 흘릴 수 있는 가슴을 간직하고 있어야 한다.


이외수 / 하악하악



가진 자가 가진 것을 빼앗길까 두려워하는 에너지는,

가지지 못한 자가 그것을 빼앗고 싶어하는 에너지의 두 배라고 한다.

가진 자는 가진 것의 쾌락과

가지지 못한 것의 공포를 둘 다 알고 있기 때문이다.

가진 자들이 가진 것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거짓말의 합창은

그러니까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포함하고 있어서

맑은 하늘에 천둥과 번개를 부를 정도의 힘을 충분히 가진 것이었다


도가니 / 공지영



흔히들 한국인들이 토론에 약하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그것은 한국 사람들이 특별히 말재주가 없거나

감정조절 능력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토론' 이라는 것이 크게 요구되지 않았던 사회문화적 특성 때문이다

전통적인 유교사회에서는

토론이 그다지 바람직한 의사교환 양식이 아니었다

대인관계가 수평이 아닌 수직선상에 존재하는 위계사회에서

토론은 존재하기 어렵다


'국민소득 3만 달러 달성' 이 꿈인 나라,

이를 위해 미국식 체제로 가자는 한국정부.

그러나 4만 달러의 국민소득을 자랑하는 미국인들이

약을 사기 위해 국경을 넘는다는 사실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3면이 바다인 한국은 국경을 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스타벅스에서 불온한 상상을 한다 / 강인규



행복한 사람이 더 착할까?

미국인 대다수는 자신이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오죽하면 날씨만 좋아도 신이 자기를 사랑한다고 할까.

하지만 놀랍게도 이 '행복한 사람'들은 그다지 착하지 않다

《뉴욕 타임스》의 기사를 보니

행복한 사람들이 편견이나 선입관을 더 많이 가질 수도 있단다

행복한 사람들, 즉 자신의 삶에 만족하는 사람들은

'모든 게 다 괜찮아'라는 낙천적인 사고를 갖는데

문제는 이런 사고방식이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사고를 막는다는데 있다

즉 사람이나 사물에 대해 비판적인 사고보다는

그저 알려진대로 그러려니하고 생각한다는 거다

돈까지 신을 믿는다고 써놓고

걸핏하면 인권을 운운하는 미국인들이

부시의 전쟁에는 비교적 무관심한 걸 보면 정말 그런 것 같다.

2004년 대선 때 뉴요커들의 분위기는 진지했다

'Vote or Die'라는 티셔츠를 입고 다니는 젊은이들이 종종 눈에 띄었고,

부시를 반대하는 이들의 거리 집회나 반전운동도 한창 열을 올렸다.

부시 부자의 얼굴 밑에 '덤 앤 더머'라는 스티커나 티셔츠는

인기 아이템으로 부상했다

하지만 결과는 암묵적으로 찬성하는 이 '행복한 사람들'의 승리였다


제환정 / 뉴욕 다이어리












나는 지쳤다.

존경했던 이들은 먼 곳으로 떠났고,

사랑하는 동료들은 시대의 삭풍에 떨고 있다.

무엇을 해야 할지는 알겠으나

그것을 어떻게 이루어야 할지 몰라 번민한다.

가끔 나는 내 자신이 물 밖으로 팽개쳐진 물고기 같다고 느낀다.


청춘의 독서 / 유시민



나는 지금 망명중이다.

'내적 망명'이다.

이웃이나  국가가 아니라 나 자신의 삶에 천착하고 있다.

철골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도시 한가운데 살면서

정신적.정치적 유배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아무 불만이 없다.

배역을 맡지 못한 배우에게 합당한 공간은

타인의 공연을 조용히 감상할 수 있는 어두운 객석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의 '문명 역주행'은

그저 구경만 해도 되는 강 건너편의 불이 아니다.

나도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그에 대처하는 현명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저 조금이라도 덜 불행한 마음으로,

또는 조금이나마 더 행복한 마음으로

내 소망과는 정반대로 가는 세상의 변화에

적절하게 대처하는 나만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유시민의 헌법에세이 - 후불제 민주주의






































♬ nausicca requiem - sophi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