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마에서 키우는데 빡처서 써보았습니다.

[용병의뢰소] - ‘희망’ 

한적한 시골 라이마, 한때는 정겨운 아재도시로 이름을 날렸지만 레벨업을 할 수록, 직업신분이 낮을 수록 파티를 맺기 힘들어 하나둘씩 도시 아우슈리네로 떠나 이제는 몇 남지 않아 마을이 폐허같이 공허하다. 그곳의 용병의뢰소.


"희소식이오!"


용병의뢰소 문을 박차고 들어온 그의 얼굴은 한껏 상기되어있다.


"무슨 일이오?"


일이없어 의뢰소에서 죽쑤고 있던 용병들 중 한명이 물어본다.

그는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인던을 이제 자..자동 매치로 가면 될것 같소!!" 


“후...이보시오.. 자동매치가서 그리 험한꼴을 보고도 그런 소리를 합니까? 자동매치를 해도 결국

여기있는 우리들 중 5명이 함께가는 건데 뭐가 다르오? 귀족들이 자동매치같은 걸 할 것 같소?"


자동매치를 했을때의 기억은 뇌리 속에 남아있다. 충격적인 조합. 몬스터들의 죽여 달라는 아우성… 결국 버티지 못하고 파티를 이탈하는 직업들 … 다시는 그런 경험을 하고싶지 않다. 


"그렇지가 않소! 신께서! 자동매치에 축복을 내려주셨소! 경험치가 일반파티와 비교도 할수 없을 정도로 높게 줍니다! 그리고 현재 보스의 큐브를 2배로 줍니다!! 그야 말로 신께서 주신 갓동매치!! 이제 귀족들도 자동매치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내귀를 의심했다. 경험치? 큐브? 내가 정말 인던을 갈 수 있다는 말인가? 귀족들과 인던을 갈수 있단 말인가? 


"어서 갑시다 !!" 


의뢰소 구석에서 딜겔레에 취해 널브러 져있던 용병들이 하나둘씩 자신들의 장비를 챙긴다. 캐터들은 황급히 마굿간으로가 자신의 캠패니언을 데려온다. 크리오들은 벌써부터 눈덩이를 뭉치고 있다. 그들의 얼굴에는 묘한 기대감이 어려있다.


'이제 레벨업을 할 수 있어!' 



[인던앞] - ‘절망'


용병의뢰소에 있던 수많은 천민직업 무리가 인던앞에 도착하였다. 그런데 인던 입구에는 바리케이트가 처저있고 표지판에 [출입금지]란 문구가 쓰여있었다. 그곳에는 귀족 가문중 하나인 링커가문의 자제로 보이는 여인이 철조망 건너를 바라보며 서성이고 있었다. 고급스러운 옷과 번쩍하는 무기..  평소 같으면 감히 말을 걸 엄두를 못내는 신분차이다. 하지만 다급한 마음에 용기내어 말을 걸었다. 


"저.저기.. 링커님 이게다 무엇인지 여쭈어 봐도 될까요?, 왜 여기이런 철조망이..."

 

“그.. 그게…"


링커 여인은 바들바들 떨며 말을 잇지 못한다. 겁에 질려있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있었던거지? 누가 귀족을 겁에 질리게 할 수 있단 말인가? 


“왠 소란이야!"


철조망 건너편에서 짜쯩섞인 목소리가 들린다. 건너편에서 인상을 찌푸린 그는 몇일 전만에 해도 우리와 같이 용병의뢰소에서 한솥밥을 먹던 사이였던 용병이었다. 한동안 보이지 않았는데.. 그는 예전과는 뭔가 달라보였다. 가장 달라보였던 것은 왼쪽 어깨 완장에 그려져있는 길드 문장… '아 길드에 들어갔구나.' 나는 반가운 마음과 동시에 궁금한 것을 물었다.  


“이보시오.. 나 기억하시오? 나요 나! 같이 50인던 클리어 하고 그러지 않았소? 아니 근데 여기왜 이런 표지판과 철조망들이 있는 것이오?”


그는 나를 알아 보았는지 찡그린 얼굴을 조금 풀며 뭔가 민망한지 헛기침을 하면서 말 했다. 


“크흠.. 거.. 지금 우리 길드원들이 갓동매치를 돌리고 있소.. 길드원들 매칭이 끝날때까지는 매칭

을 하지 못하오.. 나중에 끝나면 다시 오시오"


기대를 품고 달려왔던 이들에 얼굴에는 이내 실망감과 체념이 서렸다. 결국 직업도 인맥도 쓸모 없는 우리들이 무슨 인던이야..  모두 그런 얼굴이었다. 한편 날 안타깝게 보던 그는 내뒤에 있던 링커여인을 발견하고 불같이 화를 낸다. 


“네년! 왜 아직도 여기에 있는 거지? 네년이 우리말을 듣지 않고 매치를 돌려서 길드 파티가 엉망이 되어 버렸어! 다시는 얼쩡거리지 말라고 했을 텐데? 다시한번 인던에 혼자 남겨지고 싶나 본데..  다음번에는 보스 앞에서 버려 버린다고 분명히 말했을텐데.. 링커니년이 보스몹에게 능욕을 당해봐야  꺼지겠느냐?”


링커여인은 결국 오줌을 지리며 땅에 주저 앉았다. 

“ 으엉ㅜㅜ.. 저는 이제 시간이 얼마 안남았단 말이에요 ㅜㅜ.. 빨리 레벨업을 하지 않으면 다음이 언제 올지 몰라요 제발제발 들어가게 해주세요 ㅜㅜ” 


링커여인의 외침은 공허한 메아리일뿐.. 우리는 도와줄수 없다. 저런 깡패새끼들한테 침묵해야 할 수 밖에 없는 것인가.. 

한껏 기대를 하고 왔던 용병무리들은 다시 발걸음을 뒤로 돌린다. 뒷모습들이 전부 어깨가 축처져있다. 


난 주머니에서 꺼낸 딜겔레를 입에 물고 한마디 내뱉으며 발걸음을 돌렸다. 


“시발..좃 같은 길드깡패새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