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메탈 기어 솔리드 델타: 스네이크 이터’에 온라인 멀티플레이 모드 ‘폭스 헌트(FOXHUNT)’가 업데이트됐다. 본편 구매자는 별도 과금 없이 패치만 진행하면 곧바로 즐길 수 있다. 플레이어는 특수부대 ‘폭스’의 신입 요원이 되어 은신·위장·생존을 활용해 상대를 추적하거나 피하는 숨바꼭질형 전략전을 펼치게 된다.

해당 모드는 서로 다른 운영을 요구하는 ‘서바이벌 캡처’와 ‘서바이벌 인트루드’ 두 가지로 구성되며, 최대 12명이 실시간으로 대전을 즐길 수 있다. 한편 지난 21일 자정을 기점으로 플레이스테이션 블랙 프라이데이 프로모션이 시작되면서, 출시 직후 첫 30% 할인에 돌입했다. 이번 할인 행사는 12월 1일까지 이어진다.

그래픽은 더 깔끔하게, 재미는 원작 그대로

지난 8월 정식 출시된 메탈 기어 솔리드 델타의 방향은 분명하다. 서사와 장면 구성은 원작의 흐름을 최대한 유지하고, 무대와 화면, 조작 체계를 현 세대 기준에 맞춰 다듬었다. 이미 완성된 이야기를 손대기보다는, 그 이야기를 받쳐 주는 표현 방식과 조작감을 지금 세대 장비에 맞게 옮긴 셈이다.

언리얼 엔진5로 다시 그려낸 정글은 단순히 해상도가 높아졌다는 말로 끝나지 않는다. 축축한 흙과 낙엽, 빽빽하게 들어찬 풀잎, 비에 젖은 지면의 반사까지 화면을 채운다. 스네이크가 엎드려 숨는 순간, 화면을 가득 메우는 초록색 밀도가 곧 긴장감으로 이어진다. 

새벽 안개와 폭우, 어둠이 시야를 가리면서 잠입 난이도도 자연스럽게 올라간다. 적 위치를 눈으로만 좇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발자국, 부서지는 가지, 흔들리는 풀숲에 시선이 옮겨간다. 배경 연출이 장식이 아니라 플레이를 규정하는 변수로 작동하는 지점이다.

등장인물과 적의 모습도 현재 기준에 맞게 정리됐다. 스네이크의 얼굴과 표정은 현실적인 방향으로 다듬어졌고, 보스와 오셀롯, 콜로넬의 복장과 장비 역시 질감이 살아나 컷신을 다시 보게 만든다. 병사들의 헬멧, 군복 주름, 총기 표면의 스크래치가 화면에 남아 있어 멀리 서 있는 실루엣조차 낡아 보이지 않는다. 정글 배경과 인물 모델링이 어우러지며, 한 번 지나쳤던 장면도 다시 눈에 들어온다.

조작과 카메라는 3인칭 시점에 익숙한 플레이어를 염두에 둔 구성이 돋보인다. 엄폐와 조준, 크롤링 전환이 과거보다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조준 민감도와 카메라 감도를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어 패드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도 어느 정도 적응이 가능하다.

UI는 정보를 최소화해 몰입을 높이려는 의도가 뚜렷하다. 그만큼 친절함은 떨어진다. 미니맵과 각종 표시를 당연하게 전제해 온 세대에게는 다소 불친절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긴장과 불안을 유지하려는 선택으로도 읽힌다. 적어도 아무 생각 없이 버튼만 눌러도 길이 열리는 구조는 아니다.

30% 저렴한 가격, 재평가가 필요한 이유

출시 직후 메기솔 델타를 둘러싼 논의는 뜨거웠다. 일부 장면이 기존 영상과 비교되며 색감·표정·시네마틱 구성이 화제가 됐고, 기대치가 높았던 만큼 의견도 양극단으로 갈렸다. 그래픽·애니메이션·타격감에 대한 기준이 촘촘하게 적용되면서 커뮤니티 전반에서 다양한 해석이 쏟아졌다.

이후 패치가 이어지며 게임의 인상도 조금씩 달라졌다. 카메라 시야, 조작 입력, 컷신과 플레이 사이의 미묘한 끊김 등 초반에 지적됐던 요소가 업데이트를 거치며 개선됐다. 현재는 초기 버전과 비교해 조작 흐름이 자연스러워졌고, 전체 플레이 템포도 안정됐다는 평가가 많다. 큰 틀은 유지한 채 세부 완성도를 다듬어 가는 과정으로 보는 편이 적절하다.

가격에 대한 인식 역시 변곡점을 맞았다. 정가 기준에서는 다른 최신작과 비교했을 때 부담된다는 시선이 있었지만, 첫 세일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다. 일정 수준 이상 할인된 구간에서는 스토리 캠페인과 폭스 헌트 모드를 모두 포함한 볼륨을 감안해 지금 가격이면 충분히 고려할 만하다는 반응이 늘고 있다.

원작 구성에 대한 평가는 상반된 두 흐름이 공존한다. 컷신과 전개를 충실히 옮겨 온 점을 긍정적으로 보는 팬들은 명장면을 현 세대 기기에서 다시 체험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만족감을 드러낸다. 반면, 더 과감한 해석을 기대했던 이들은 새로움이 적다는 아쉬움을 남긴다.

짧은 한 판에 응축된 잠입의 긴장감

폭스 헌트 모드는 메기솔 델타가 단일 캠페인으로 끝나지 않는 이유를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콘텐츠다. 한 판 분량은 짧지만 그 안에 잠입, 심리전, 협동이 한꺼번에 들어간다. 정글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본편의 긴장감을 온라인 멀티 환경으로 옮긴 확장판에 가깝다.

구조는 단순하다. 제한 시간 안에 목표를 달성하고 탈출에 성공하면 승리하는 팀 대결이다. 화면에 적 위치가 친절하게 표시되지 않기 때문에 언제나 시야와 정보 싸움이 중심에 선다. 발소리, 풀숲이 흔들리는 방향, 레이더에 잡힌 작은 반응을 조합해 상대 동선을 추적해야 한다. 한 번 발각되는 순간 전황이 빠르게 기울어지기 때문에, 한 걸음 옮길 때마다 손에 힘이 들어간다.

협동 플레이가 만드는 드라마도 폭스 헌트의 핵심이다. 역할을 나눠 움직이는 팀은 자연스럽게 유리한 고지를 점한다. 한 명은 미끼 역할로 시선을 끌고, 다른 한 명은 엄폐 뒤에서 역습 타이밍을 노린다. 러닝타임이 짧다는 점도 강점이다. 한 판이 길게 늘어지지 않아 퇴근 후 잠깐씩 즐기기 좋다.

가볍게 시작했다가도 몇 판을 연달아 돌리고 나면, 생각보다 손바닥이 땀으로 젖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짧은 시간 안에 높은 밀도의 판단과 집중을 요구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스토리 캠페인을 한 차례 끝낸 뒤에도 이 모드만 따로 꺼내 여러 번 즐길 수 있다. 폭스 헌트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입장료를 뽑았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지금 구매해야 하는 이유

콘텐츠 볼륨만 놓고 보면 선택은 한층 단순해진다. 스네이크 이터 캠페인은 잠입 위주로 천천히 플레이하면 꽤 긴 여정을 제공한다. 루트를 바꿔 도전하고, 보스전 패턴을 다시 파고드는 식으로 두세 번 이상 즐기는 유저도 적지 않다. 여기에 폭스 헌트까지 더하면 정글 잠입과 온라인 심리전을 오가는 이중 루틴이 완성된다. 

스토리와 멀티를 모두 즐긴다는 전제에서 할인된 가격이 주는 체감 가치는 분명하다. 정가일 때 느껴지던 진입 장벽은 할인과 함께 상당 부분 완화된다. 첫 메탈 기어를 어떤 작품으로 시작할지 고민 중이라면, 캠페인과 폭스 헌트를 모두 품은 현재 버전은 충분히 매력적인 후보가 된다. 한 번 구매해 두면 겨울 내내 천천히 곱씹어도 아깝지 않은 타이틀이다. 

여기에 타이밍도 좋다. 이미 여러 차례 패치를 거치며 조작감과 그래픽, 자잘한 버그가 다듬어졌다. 앞으로의 업데이트도 예정돼 있어, 지금 입장하면 개선 과정을 함께 지켜보는 재미까지 더해진다. 정리하면 메기솔 델타는 할인 구간에서 가치가 특히 올라가는 게임이다. 정글과 잠입, 스네이크와 보스의 이야기를 다시 꺼내 보고 싶고, 폭스 헌트까지 한 번에 즐길 생각이라면 지금 타이밍을 놓치지 않는 편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