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에도 개고기탕이야?
'아니, 보신탕이야.'
왜?
아이온 2는 많은 상황 속에 던져진 채
그 전부를 아우르려고 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NC는 이번에도 아쉬움이 많은 작품을 내놨고,
대중은 거침없는 비난을 쏟아냈다.
하지만 나는 그 수많은 혹평에 정면으로 반박한다.
아이온 2는 분명 구조적인 결함이 있는 게임이다
하지만 대중이 말하는 정도로 결코 엉망인 게임이 아니며,
오히려 '자신이 하려는 바'를 명확히 드러내는 작품이다.

왜 아이온 2에는 이렇게 많은 혹평이 쏟아지는가

▲ 출시 - 2025.11.19
제작 및 배급 - NC SOFT
청소년 이용불가
아이온 2를 둘러싼 혹평의 핵심에는
'기대감'이라는 거대한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대중이 NC SOFT라는 이름에 거는 기대는 단순하지 않다.
한쪽에는 아이온, 블소 시절 보여줬던 '게임성의 정점'에 대한 기대가
다른 한쪽에는 개돼지식 운영 방침과
유저 기만의 전적에서 비롯된 그 깊은 불신이 켜켜이 쌓여있다.
아이온 2는 '좋은 기대'와 '나쁜 기대'를 동시에 짊어진 채 세상에 나왔다.
마침 그 시점은 NC SOFT의 주가와 실적이 바닥인 상황이니
출시 순간부터 이미 평탄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출시된 작품이
과연 준비되지 않은 작품이었을까?
NC '매출의 황금기' 리니지M 이전,
아이온, 블레이드 앤 소울
그 시절 게이머라면 알고 있을 것이다.
게임성의 절정을 보여주던 그들을 말이다.
그래서 이번 아이온에도
마지막 희망의 끈을 붙잡고 있었을 테다
'아이온이잖아'를 외치며
하지만,
게임은 생각보다 조금 부족했고
이에 대한 내 결론은 명확하다.

아이온 2의 구조를 본격적으로 보기 전에
정리해야 하는 정보들이 있다.
이 게임은 단순히 잘 만들었다, 못 만들었다의 문제가 아니다.
아이온 2의 유저들은 서로 다른 세계가 충돌하는 경계선에 놓여있다.
마치 게임 안에서 천족과 마족의 대립하듯이
기존 NC 게임의 플레이어들과
아이온 2를 처음 맞이하는 게이머들
그리고 영포티와
쉬었음 청년의 대립
마지막으로
모바일 MMORPG의 구조와
PC MMORPG가 구축해온 전통이다.
PC와 모바일의 양립, 그로 인한 설계의 균열
PC와 모바일을 같이 할 수 있게 설계했다는 건
애초에 '정교한 컨트롤'을 포기했다는 뜻이다.
문제는 아이온 2의 메인 콘텐츠가
PVP 기반의 RVR이라는 점이다.
정교한 컨트롤을 요구하는 장르에서
모바일은 구조적으로 불리하다.
리니지M도 RVR이 아니냐고?
맞다
하지만 리니지M은 한마디로 요약된다.
"내 캐릭터가 강하면 우리 집 고양이가
페이커와 싸워도 이길 수 있는 게임"
물론 법사처럼
PC로 해도 어려운 직업군이 존재하지만
그 난이도는
타 장르의 게임과 비교할 수준이 아니다.
특히 상대의 스펙이 높으면 높을수록,
컨트롤이 아무리 뛰어나도
할 수 있는 게 아예 없다는 점에서
PVP/RVR의 모바일 접근성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
아이온 2의 핵심 문제는 장르가 아닌
PC MMORPG 기반에서 출발한 게임으로
컨트롤이 핵심 가치로 들어가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컨트롤을 모바일에서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서브 콘텐츠인 레이드 역시 마찬가지다.
폰으로는 컨트롤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레이드 자체의 난이도는 타 게임에 비해 상당히 쉬운 편)
결국 아이온 2는
모바일 수요도 잡고
PC MMO의 명맥도 이어나가겠다는
욕심 안에서 핵심 구조가 갈라졌다.
어차피 자동 사냥이 안되는 만큼
모바일을 포기했어야 된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이미 NC는 너무 많은 업보를 쌓아두었기에
'모바일 게임 매출을 포기 못해'
라고만 바라보는 유저가 많은 것이 이해가 된다고나 할까
그리고 이 구조는
또 하나의 예정된 결과를 만들어낸다.

▲ 현실에 부딪히는 게이머
우리에게도 이런 날이 올 거다.
컨트롤이 필수로 작동한 게임의 특성상
수많은 고령 게이머들은 저절로 탈락한 것
그들은 아이온을 기억한다.
하지만 아이온 2는
그 기억의 방식으로 접근할 수 없는 게임이었다.
그 재미를 잊지 못해 차선책으로 선택하려 한 곳에는
돈으로 게임을 유리하게 풀 수 없는 구조가 자리 잡았고
PVP의 재미를 기억하던 그들은 현역으로 뛸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PC와 모바일을 동시에 노린 전략은
각기 다른 세대의 게이머들이 부딪히는 또 다른 전장을 만들어냈다.
P2W? T2W? 돈과 시간, 그로 인한 세대갈등
인 게임 내에서 영포티에 대한 비난과 멸시는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그에 반한 MZ에 대한 욕설도 낭자하는데
이는 이 게임의 구조적 허점과도 관련이 있다.
영포티는 말한다.
"돈으로 시간을 사겠다."
쉬었음 청년은 말한다.
"시간이 내 재산이다."
이 두 집단은 같은 게임을 보면서도
전혀 다른 전장을 보고 있다.
같은 필드를 걷지만,
서로 다른 게임을 플레이하는 셈이다.
아이온 2는
이들 모두에게 매우 공평하게 답을 내놓는다.
패스와 구독합치면 현재 월 5만 원
스타터팩 등 손을 대면 20만 원
기존 NC의 린M과 같은
P2W 게임을 즐기던 유저들은 말한다.
'이게 뭐가 부담이야? 서버비는 내야지, 저렴한데?'
반면 타게임을 즐기던 유저들은 이렇게 느낀다.
'무슨 시작이 20만 원이야? 미쳤어??'
누군가에겐 부담이고,
누군가에겐 작은 금액
하지만 이 균열은 금전에서만 발생하지 않는다.
재화의 관점을 바꿔보면
누군가에겐 '가장 널널한 재화'인 시간이
누군가에겐 즐기는 것만으로도 가장 부족한 재화가 된다.
이 구조를 설명하는
내 위치를 분명히 하자면
리뷰를 작성하고 있는 11.24일 기준,
필자는 1700점대의 캐릭터이며
현재 중~상위권에 위치하고 있다.
필자가 플레이한 아이온 2는 P2W이 아닌
명백한 T2W 게임에 가까우나
금전적인 문제를 말하는 이유는
BM의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접근 방식 때문이다.

▲ 핵심 BM인 구독 - 패스
인권을 판매한다는 표현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아이온 2의 거래소 이용 불가 정책은
단순히 작업장과 쌀먹을 차단하는 수준을 넘어선다.
이는 사실상 이렇게 말하는 셈이다.
정상적인 게임 이용을 위해서는
월 정액제를 지불해라
게임에서 기본적으로 열려 있어야 할 기능을 봉인하고
그 자리에 가격표를 붙인 것
유저가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가
결제 여부에 따라 허가되거나 거부되는 구조
이 방식은
사용자에게 아주 명확한 불쾌감을 남긴다.
그리고 유저들은 이 장면에서
NC가 쌓아온 오랜 업보를 다시 한번 떠올린다.
그리고 한목소리로 같이 외치겠지


▲ 너무 적은 인벤토리와 창고
그 문제들을 해결하기엔 턱없이 모자란 재화
게다가 인벤토리는 터무니없이 작다.
재화가 소모될 곳은 넘쳐나는데
너무 작은 인벤토리와
너무 비싼 인벤토리 확장 가격에
현재 원활한 플레이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마을마다 창고가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이 구조는
구독에서 제공하는 '원격 창고'를
필연적으로 떠올리게 만든다.
물론,
시간이 지난 뒤에 재화가 넉넉해지면 문제는 사라진다.
하지만 '지금'은 구독 없이
정상적인 플레이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그렇게 게이머들은 다시 한번 중얼거린다.

PC 게임 치고는 부족하고, 모바일 치고는 넘치는 그 어딘가
▲ 커스터마이징
커스터마이징은 경이롭다.
검은 사막 이후로 처음 느끼는 감정
이렇게까지 정교한 퀄리티는 본 적이 없다.
가히 예술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세세하며
자유도 및 사실도가 매우 뛰어나다.

▲ 물속에서 캐릭터의 머릿결이 찰랑거리는 것까지 표현된다.
와.. 이런 디테일을 살렸다고?
싶은 느낌
그 퀄리티를 살리며
PC와 모바일 모두를 선택한 바람에
결국 그래픽의 숨이 조금 눌렸다.
▲ 아름답지만, 힘 빡 준 PC 게임이라기엔 뭔가 애매한 그래픽
선택과 집중이 왜 필요한지,
아이온 2는 그 이유를 보여준다.
하지만 그 와중에 저런 디테일을 표현한다는 건
NC가 아이온 2에 사활을 걸었구나 싶은 대목이었다.
▲ 하자니 귀찮고 안 하자니 손해 보는 탕후루 콘텐츠들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 쉽고 직관적인 레이드
누구나 한 번 가서 보면 클리어할 수 있는 난이도로
PVE의 난이도는 매우 쉽다.
이는 PC / 모바일, MZ와 영포티 모두를 아우르려고 한
이유 때문이겠지만
메인 콘텐츠가 아닌 부수적인 콘텐츠가
피로감을 너무 유발하지 않는 것이 편하다.
고깃집이 냉면도 맛있으면 좋겠지만
고기만 맛있어도 잘 팔린다.
이 게임은 RVR이 메인이고, 목적인 게임이니까
‘RVR’이라는 장르만 놓고 보면,
아이온 2는 분명히 재미를 만들어내는 게임이다.

▲ 균열을 타고 넘어가 상대 진영을 유린하는 즐거움을 겪고 나면
내가 왜 아이온 2를 애매한 잡탕이지만
하려는 바가 명확한 재미있는 게임이라고 평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게임은 작품마다 재미에 대한 우선순위가 정해져 있다.
던파는 레이드를,
메이플은 필드 사냥을,
리니지는 PVP를 지향하듯이
아이온 2는 명백히 PVP / RVR의 재미를 목표로 만들어진 게임이다.
너무 많은 것들을 소화하려고 하느라 반감된 부분은 있지만,
그 PK를 해보지 않고 이 게임을 평가한다는 것은
수박의 겉을 핥고 맛을 평가하는 것이며
롤에 입문해서 튜토리얼을 하고 재미를 평하는 행위와 같다.

▲ 정치, 입장 차이, 편견, 선택 등 모든 잡다한 이유가 필요 없다.
너와 나
천족과 마족은
우리는 오로지 싸우기 위해 존재한다.
단언하건대 아이온은 PVP가 메인이다.
메인 디쉬가 아닌 애피타이저로 식당을 평가하면 안 된다.
아이온 2는 너무 많은 것을 담아내려 해서 잡음이 많지만
자신들이 제일 잘하는 장르
PVP - RVR을 잘 표현한 수작임에는 틀림없다.
그리고 이것을 겪어보지 않고
아이온 2에 대해 말하는
그 모든 평가에 대해
나는
부정하고, 반박한다.
여기서 TL이 떠오르는 건 당연하다.
바로 전작 PC MMORPG였으며
TL이 실패했던 원인이
지금 아이온 2가 대중에게 뭇매를
맞고 있는 이유와 동일하기 때문이다.

TL에서 시도했다 실패한 것처럼
아이온 역시 개고기 맛 탕후루와
같은 멸칭을 받은 이유는 하나다.
컨트롤이 빈약한 고래 유저도 흡수하면서
허리라인을 받쳐줄 중소과금부터
무과금 유저들도 게임에
불합리함을 겪지 않아야 하는
게이머들 전부
그 '모두'를 타깃으로 잡았다는 부분이다.
TL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전작에서 학습한 효과 덕분인지
게임성에서 뛰어난 보완을 이뤄냈다는 것
그리고 바로 이 부분이
내가 생각하는
아이온이 실패작이 아닌 이유이다.
왜?
아이온 2는 재미에 대한 검증을 충분히 마친 상태니까
리니지M으로만 NC를 알고 있는
게이머들의 생각과는 다르게
NC는 컨트롤 기반 게임의 명가이다.
그리고 국내, 아니 내가 볼 땐 전 세계에서
RVR이라는 장르에 대해 가장 잘 표현하고
가장 잘 다루는 곳이 바로 엔씨소프트라는 게임회사이다.
이들은 원래 컨트롤 기반 MMORPG의 장인이었다.
아이온과 블소를 거치며
RVR과 PVE에서 ‘실력의 감각’이
어떻게 게임을 완성시키는지
가장 집요하게 탐구해온 회사가 바로 NC였다.
리니지 필드에서의 게릴라 교전,
아이온의 현란한 공중전,
블소 레이드의 숨 막히는 패턴들은
NC가 “게임성이 곧 세계관”이란 신념을 가진 회사라는 증거였다.
아이온 2는 그 계보 위에서 만들어졌다.
RVR이라는 장르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이 장르에서 NC가 왜 최고인지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 그래, 여태 존재하지 않았던 존재인 게임이 맞다.
잘하던 것을 해서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선
명확한 타겟팅과 퀄리티를 보여줬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남을 뿐
아이온 2는 분명 PC/모바일 양립, BM 등으로
대중적인 호평을 얻는 데는 실패했다.
이는 NC가 '모두를 만족시키는 게임'을 노렸기에
장르가 맞지 않는 게이머들에게 혹평을 받았지만
가장 잘하는 장르의 본질을
RVR이 가질 수 있는 매력을 있는
힘껏 뽐낸 작품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아이온 2는 시장의 비난 여론과는 다르게,
NC SOFT의 정체성과 RVR 장르의 재미라는
두 가지 핵심 가치를 성공적으로 증명해낸 작품이라 단언한다.
아이온 2를 실패작이라 부르는 이들은 게임의 메인 디시(RVR)를
경험하지 못한 채 부수적인 요소만으로 폄하하고 있을 뿐이다.
아이온 2는 혹평 받을 실패작이 아니다.
그들의 RVR은 여전히 압도적이며,
이는 NC가 '전투의 명가'로 돌아왔음을
세상에 선포하는 성공적인 작품이다.
원문 - https://blog.naver.com/ttvu/224087040864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