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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남한산성이라고 생각하면 병자호란 때 인조가 태종에게 항복한, 우리에게는 굴욕의 역사로 기억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남한산성은 1300여 년에 달하는 정말 긴 역사 속에서 단 한번도 외세에 함락 당한 적이 없는 난공불락의 천연 요새입니다. 인조 때도 항복한 것이 남한산성이 함락 당해서가 아닌 식량이 떨어지고 구원병이 궤멸 상태였으며 왕자 또한 포로로 잡혀서입니다.

 

산세는 지금 봐도 험준하고, 그런 만큼 막강한 청군 앞에서도 한달 이상을 버텨냈습니다. 40여일 동안의 공방전에서 청군은 수 차례의 대규모 공격에도 불구하고 성을 돌파하는데는 실패했지만 위에서 말한 이유 때문에 항복을 해야만 했습니다.

오늘은 단 한번도 함락 되지 않은 자랑스런 남한산성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현재 경기 광주시 중부면 산성리 935-6번지에 위치한 남한산성은 통일신라가 당나라에 대항하기 위해 문무왕이 672년에 건설했다고 알려져있습니다. 이후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등을 거치며 남한산성은 비상시 임시 수도의 기능을 하도록 계획, 건설되었습니다. 비록 산성이지만 조선의 행궁 가운데 종묘와 사직을 둔 유일한 곳이 바로 이 곳이였습니다. 이는 선조들이 이 곳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했는지 보여주는 일면입니다.

 

▲ 남한산성 동문 (좌익문)


우리들은 잘모르지만 남한산성은 17세기에 극동지역에서 발달한 방어적 군사공학 기술의 총체를 구현하고 있습니다. 서구로부터 유입된 새로운 화기의 위협을 방어하기 위한 과학적 장치가 곳곳에 숨어 있는 요새인데요, 같이 살펴보겠습니다.


▲ 남한산성 여장 모습

1. 여장

  성 위에 설치하는 구조물로서, 적의 화살이나 총알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낮게 쌓은 담장을 여장이라고 합니다. 남한산성에 설치된 여장은 총 1940타로서 1타의 길이는 3~4.5m, 높이는 70~135㎝입니다.


여장의 1타에는 3개의 총안이 설치되어 있는데, 가운데에 근총안을 설치하고 양쪽에는 원총안을 하나씩 설치했습니다. 근총안은 가까이 다가온 적을 쏘기 위해 아래쪽으로 기울여서 낸 총구멍이며, 원총안은 먼 곳의 적을 쏘는 총구멍입니다. 남한산성의 경우 성벽 외곽의 경사도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근총안은 경사도가 38도, 원총안은 22도 정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전쟁에서 어마어마한 수성 효과를 발휘하는데 간단히 말하면 내가 공격하고 싶을때 공격하고 앉아있기만 하면 적의 총탄이나 화살을 피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2. 16개의 비밀통로

  

남한산성을 출입하는 정식 성문은 4개지만, 이와 별도로 16개의 암문이 설치돼 있습니다.

암문이란 적의 관측이 어려운 성의 구석진 곳에 설치한 작은 성문으로서 일종의 비밀 통로인 셈입니다.

성 안에 필요한 병기와 식량 등 항쟁 물자를 운반하고 적에게 포위당했을 때 몰래 구원요청을 하거나 원병을 받고 역습을 하는 통로입니다.




암문은 많으면 많을수록 방어가 그만큼 어려우므로 최소한의 암문만 설치하는데, 남한산성은 우리나라의 성 중에서 암문이 가장 많은 성에 속합니다. 남한산성의 암문 중 규모가 가장 큰 것은 동쪽에 있는 너비 286㎝, 높이 307㎝의 11암문이며, 규모가 가장 작은 수어장대 남서쪽의 6암문은 너비 77㎝, 높이 155㎝에 불과해 성인이 서서 지나기도 어려울 만큼 협소해 적의 칩입은 어려우나 성안에서 밖으로 척후병이 나가는 용도에는 가장 알맞은 형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3. 옹성

  

남한산성에는 모두 5개의 옹성이 설치돼 있습니다. 옹성은 성문을 보호하기 위해 성문 밖으로 다시 한 겹의 성벽을 둘러쌓은 이중 성벽을 말합니다. 성벽에서 밖으로 돌출되어 있어 성문으로 접근하는 적을 3면에서 입체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획기적인 시설물입니다.

 

남한산성의 옹성은 남쪽에 3개, 동쪽과 북쪽에 각각 1개씩 설치돼 있습니다. 남쪽에 옹성이 몰려 있는 것은 북쪽이나 동쪽, 서쪽에 비해 남쪽의 경사가 가장 완만하여 방어에 취약하기 때문입니다. 5개의 옹성에는 20여 개의 포루를 설치해 화포 공격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4. 오동나무 기름

  

남한산성은 오랜 세월 동안 지방의 도성이었으면서 아직도 대를 이어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살아 있는 유산입니다.이 곳은 각종 시설이 잘 정비되어 우리나라 산성 가운데 시설이 잘 된 곳으로 손꼽힙니다. 남한산성이 그 많은 전쟁과 풍상을 겪고도 오랜 세월 동안 성곽이 유지될 수 있었던 비밀은 오동나무 기름때문이라고 밝혀졌습니다.

 

미복원 지역의 벽돌들을 연구하면서 원형물질을 분석한 결과, 오동나무의 기름인 동유가 검출된 것인데 동유는 습기를 막아주는 방수제 역할을 하는데, 건축시 벽돌에 동유를 첨가함으로써 성곽이 오랜 시간 보존될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합니다.



▲ 남한산성 행궁


유네스코에서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남한산성은 한국의 산성 설계에 있어 중요한 분기점을 이루었으며, 축성된 이후에는 한국의 산성 건설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참 자랑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