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를 본 순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총선 결과를 방송으로 보던 때다. 180 여석에 해당하는 압도적인 결과가 나와서 민주당의 인사들이 모두 기쁨의 환호성을 지를때 손을 들어 그 사람들을 자제 시키며 승리에 자만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 주었을때 꽤나 깊은 인상을 받았고 그 후로 엄중낙연 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사람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은것으로 기억한다.

그 후에도 여러 인터뷰등에서 위트있는 대답으로 인기를 더 했다. 그때까지만해도 나는 그가 다음 대통령이 될 사람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국무총리가 되고 나서의 행보도 지금은 비판이 많이 있지만 그때에는 별 다른 흠이 보이지 않았다. 안희정이나 박원순등이 대통령의 후보에서 사라질때도 그래도 아직 이낙연이 있으니까 괜찮아 라고 생각했었다.

나는 그냥 그가 다음 대통령이 될 것 같다고 생각했었다. 박근혜에 대한 그의 신념을 듣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 후 그의 신념이 그를 어떤 위치로 추락시켰는지 여기에서 굳이 얘기 할 필요는 없을것이다.

믿지는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나는 그의 신념을 존중한다. 박근혜를 석방하는 것이 국민의 화합을 이끌어낸다는 그의 의견이 진실이든 혹은 거짓이든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그 의견 자체는 존중한다. 누구든 자유로운 생각을 가질 수 있어야 하고 그 생각은 존중 받아야 한다.

실제로 박근혜를 사면시켜줬더니 온 나라의 사람들이 서로 눈물을 흘리며 화해하고 이제는 서로 싸우지 말고 협력하자고 할지도 모른다. 아니면 처음부터 죄도 없는 사람을 가둬두고 이제와서 쫄리니까 어쩔 수 없어서 풀어준다고 하며 이후 국민들의 관계가 더 악화 될 지도 모른다.

약간 과장되기는 했지만 전자가 이낙연이 생각하는 미래라면 후자는 내가 생각하는 미래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그의 신념을 존중하지만...  지지하지 않는다.

그가 말하는 신념이 평소에 그가 가지고 있던 소신이었든 주변의 누군가로부터 표를 얻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의 하나로 채택된 전략의 일환이든 상관이 없다. 나는 그 발언으로 인해 지지를 회수했고 앞으로도 내가 그에게 표를 주는 일은 없을것이다. 최소한 그때 광화문에서 내가 들었던 촛불의 기억이 남아 있는 한에서는 말이다.

이낙연씨 그동안 수고 많이 하셨고(?) 잘 가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