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백악관 연설에서 "우리 경제는 운석 충돌을 앞뒀다"라며 조속한 부채 한도 조정을 요구했다. 미 연방 정부 국가 부채는 9월 중순 기준 284000억 달러를 초과했다. 법정 한도인 22조 달러를 이미 넘어선 상태로, 미 재무부는 오는 18일께 디폴트 가능성을 경고 중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채 한도 조정에 협조하지 않는 공화당을 향해 "오늘날 그들이 하는 일은 무모하고 위험하다"라고 비난의 날을 세웠다. 이어 "부채 한도를 높이는 일은 우리가 이미 진 빚을 갚는 것이지, 새로운 게 아니다"라며 "미국은 청구서를 지불하는 나라고, 언제나 그렇게 해온 나라"라고 했다. 그는 "언제나 빚을 갚기 때문에 우리는 돈을 빌릴 수 있다. 우리는 언제나 진 빚을 갚아 왔다.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다"라고 했다. 이어 "그게 미국이고, 그게 우리"라며 "이를 '미국의 완전한 신뢰와 신용'이라고 부른다. 이는 절대 변치 않는 것이고, (미국의 신용은) 세계 최고"라고 했다.


















현재 의회에서 함께 정체 중인 초당적 인프라 법안, 사회복지성 지출 법안과 부채 한도 적용 유예는 다른 문제라는 점도 명확히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채 한도는) 인프라 구축이나 더 나은 재건(building back better)과는 상관이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과거 양당이 초당적으로 부채 조정에 합의해온 점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채 한도 증액은 대체로 초당적인 일이고, 그래야만 한다"라며 "이는 오늘날 일어나지 않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또 "공화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절 세 번 부채(한도)를 올렸다"라며 "매번 민주당이 도왔다"라고 했다. 현재 미국의 국가 부채에는 전임 행정부 시절 지출도 포함됐다는 게 바이든 대통령이 강조한 또 한 가지 부분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가 부채 한도를 높여야 하는 이유는 부분적으로는 전임 트럼프 행정부 시절 무모한 세금과 지출 정책 때문이기도 하다"라고 했다.


















그는 이어 부채 한도 조정에 실패할 경우 미 신용 등급이 강등되고 모기지 금리 및 신용카드 이자가 오르는 등 상황이 벌어지리라고 경고한 뒤, 연설을 지켜보는 국민들을 향해 "이건 공화당의 입장"이라고 발언했다. 공화당을 향해 여론 압박에 나선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화당을 향해 "방해와 무책임의 한계를 모른다"라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아울러 현시점이 코로나19 팬데믹 회복 국면이라는 점을 강조한 뒤, "민주당은 이 국가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다할 것"이라며 "공화당이 그들의 역할을 하리라고 기대하지 않는다"라고 몰아세웠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화당은 우리가 일을 하도록 둬야 한다. 그냥 길에서 비켜라"라며 "국가를 구하는 일을 돕지 않겠다면, 그냥 길에서 비켜서서 파괴나 하지 말라"라고 했다. 이어 의회 공화당을 향해 "미국 경제를 두고 러시안룰렛(Russian roulette·목숨을 건 내기)을 그만둬야 한다"라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