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입니다.
앞의 내용과 이어지므로 a,b이후 본문을 읽으시는걸 권장합니다.



1. 시간여행


본문 중 (*1) 등은 심화내용으로 내용전개과정상 읽는 것은 필수가 아니며,
좀더 논리의 복잡함이나 수학적인 과정이 추가된 내용입니다.
본문하단의 링크를 들어가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



두번에 걸쳐서 특수상대성 이론에 대한 것을 이야기 하였는데,
앞에서 열심히 배웠으니 이제는 시간여행이다.

특수상대성이론의 적용 예 중에 시간에 대한 것이 있었음을 상기해보자.

물체의 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그 물체의 시간은 느린것으로 관측된다.

라는 것이었는데, 절대좌표를 정의할 수 없는 이상 우리는 그 사람의 시간이 나보다 느린것으로 관측되는 것이지
그 사람이 나를 볼 때는 나의 시간이 더 느린것으로 관측될 것이고, 실제 값이 무엇이냐는 물음은 의미가 없다.

그럼 시간여행은 정말 불가능한 것일까?

여기서 중요 포인트가 있다. 두 사람이 서로 만나느냐 이다.





(p1. 딸내미 숫자와 딸바보 정도가 비례한다고 보면 쌍둥이(twin)의 경우 더블딸바보가 된....)




시간여행에 대한 얘기 중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이 쌍둥이 패러독스(twin paradox)일 것이다.
원래는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에 대한 반론으로 제기된 것이지만,
반론자에게는 안타깝게도 사람들은 다른 내용에 더 열광했다.

쌍둥이 중 한명은 지상에 남고, 한명은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비행하는 우주선을 타고 갔다가 돌아오면
시간이 다르게 흐르기 때문에 시간여행이 가능하네 ?! 라고.

위에서도 그렇고 문장에 '돌아오면' 에 굵게 처리를 한 것이 마음에 걸리지 않는가?
절대좌표를 정의할 수 없다는, 특수상대성이론 두번째를 다시 상기해보자.





(p2. 관점=좌표계 에 따라 운동이 다르게 관측된다. 즉 절대적인 좌표계를 정할 수 없다.)


A라는 사람이 로켓에 타고있고, 나는 지구에 서 있다.
지구에 있는 내가 로켓을 보니 광속에 가깝게 움직이고(+v의 속도로), 따라서 로켓에 탄 A의 시간은 나보다 느리게 간다.

그런데 로켓에 탄 A는 자신의 시간이 느리기는 커녕, 
지구에 서있는 '나' 를 보니 광속에 가깝게 움직이는(반대방향인 -v의 속도로)걸로 보여 시간이 느리게 간다고 부러워한다.

이것이 한가지 사실에 대하여 두가지 결론이 나온다고 하여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이 발표되었을 때,
반론으로 제기되었던 '쌍둥이 패러독스' 이다.


여기서 날카로운 통찰력을 발휘한다면,
우리가 여태까지 했던 운동들은 돌아오지 않는다.
즉, 나와 저 로켓의 사람은 서로 만나지 않는다.


물리적으로 설명하자면, 앞에서 관성계란 가속도가 존재하지 않는,
정지해있거나 등속운동을 하는 좌표계라고 설명했었다.
A를 관찰할때, 내가 정지해있거나 등속운동을 하면서만 관찰해야 하는것이 관성계이다.

그러나 '돌아온다', '다시 만난다' 라는 것은 분명히 어느 순간에는 가속운동을 하게 되어있다.


곰곰히 생각해보자.
우주선이 갔다가 그대로 같은속도로 뒤돌아온다면?
속도의 방향이 바뀌었으므로 반환점에서 반드시 힘(=가속도)이 필요하다.

아! 그렇다면 직선이 아니라 원궤도로 한바퀴 돌면 되지 않을까?
안타깝게도 직선운동과는 달리 원운동을 하려면 반드시 매 순간마다 힘이 필요하다.(이것을 구심력이라 한다)


오직 등속직선운동만이 힘이 필요없고, 따라서 관성계의 조건에 들어 맞는다.
(정지해있는 것은 속도가 0으로 일정한 운동으로 볼 수 있다)

또한 특수상대성이론은 애초에 관성계에 대한 이론이므로
쌍둥이 패러독스를 제시하면서 아인슈타인의 이론을 반박했던 사람은 스스로 바보가 된 것이다 !



그럼, 결국 우리가 여태 배운 특수상대성이론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건데...
정말 패러독스가 있는걸까?? (*1)



(p3. 쌍둥이 중 지구에 남은 사람은 ... )




사실 이론적으로 말하면 이 가설 자체는 틀리지 않았다.
상대론적 효과가 눈에 보일만큼 우리가 로켓을 충분히 빠르게 날릴 수 있고, 또 돌아올 수만 있다면
위의 그림 p3. 과 같은 현상은 가능하다.


실제로 스케일은 작지만 초속 10km 정도로 움직이는 인공위성과 지구에 각각 동기화한 원자시계를 두고,
인공위성이 지구를 한바퀴 돌고(관성계가 아니다)오면, 
두 시계 간에 수 나노초(1 ns, 10억분의 1초)정도의 차이가 있는 것이 실제로 측정되었다.
즉, 쌍둥이 시계의 나이차이가 저만큼 나는 것이다.


그러면 단지 현재 기술력이 따라주지 않기 때문일까? 속도가 너무 느려서?

이 말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한데,
특수상대성 이론의 질량에 대한 적용으로 '물체의 속도가 빠를수록 질량은 커진다' 라는 것이 있었다.
이것이 우리의 발목을 붙잡는다.
로켓의 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로켓의 질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기 때문에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연료량도 급격히 늘어난다.







(p4. 광속 c = 1로 놓았을 때, 로켓의 질량 변화. 
점찍은 곳을 보면 가로축 값이 0.7, 즉 광속의 70% 속도일때 로켓의 질량은 1.4배 커진다.
가로축 값 = 1 에서는 세로축 값인 질량이 무한대가 되기 때문에 그래프에서는 찾을 수 없다.)





여기서 잠깐,
절대좌표를 지정할 수 없다고 했는데
그럼 상대론적 효과로 증가하는 로켓의 질량도 어차피 로켓 자신은 변함이 없지 않느냐?
이런 의문점이 들었다면! 내용을 잘 따라오는듯 하여 박수를 보내고 싶다.


로켓이 날아간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정지해있는 우주 공간상을 날아가야 하기 때문에,
공간에서 관측되는 로켓의 질량이 적용된다.
즉 상대론적 효과가 적용되므로 증가한 로켓의 질량이 적용되는 것이다.


그럼 일단 질량이 늘긴 는다는 건데.. 적당히 타협하면 되지 않을까?
질량 1.4배 정도면 처음에 쫌 가볍게 하면...
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로켓과학자가 들으면 울분을 토할지도 모른다.


강력한 추진력을 얻으려면 엔진이 거대해질 수 밖에 없다.
로켓의 발사 마무리단계에서 최대속도가 11km/s
(위의 그림 p4. 에서는 가로축 값이 0.000037에 해당한다. 광속이 2만7천배 더 빠르다)
근방인 것을 보면 상대론적 효과는 꿈도 못꾸는 영역이다.



"뭐? 여기서 추진력만 1.4배 더 늘리라고? 속도는 뭐? 2만이 어쩌고 어째? "





(p5. 로켓의 크기비교. 제일 왼쪽에 자유의 여신상이 보인다. 
오른쪽 두번째인 새턴 V(Saturn V) 로켓은 인간을 최초로 달에 보낸 로켓이다.
가장 오른쪽이 개발중인 로켓기술의 첨단이라고 할 수 있겠다.)




너무 멀리 로켓얘기까지 와버렸는데, 다시 우리의 본래 관심사인 시간여행을 돌아가보자.
현재 기술력으로는 상대론적 효과의 속도를 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불편한 진실을 들었으니
우리는 물리학적 지식을 통한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자.


계속 시간여행, 시간여행 했지만 사실 쌍둥이 패러독스의 그것은
용궁에서 하룻밤 자고왔더니 바깥은 10년이 흘러있었다는 이야기처럼,
어느 시간대로 뿅 날아간다라는 개념이 아니라 시간이 흐르는 정도를 조절하는 방법이다.



즉, 현재보다 더 이후로밖에 갈 수 가 없다.
사실 시간여행을 꿈꾸는 이유는 미래에 대한 호기심도 있겠지만
지나간 과거를 되돌리고자 하는 마음도 있지 않을까.
영화 '슈퍼맨' 이나 '백 투더 퓨처' 에서처럼..

정말 과거로 가는 것은 불가능한 것일까?




(p6. 영화 '백 투더 퓨처' 의 자동차(=타임머신)에 달린 계기판. 이것만 있으면 과거로 맘대로 여행을...)




과거로의 여행이 가능한지를 보기 위해서는 머리아픈 공식을 한번 더 꺼내보아야 한다.
(p7. 시간의 상대론적 효과. 앞에서의 예를 들면 t는 내 시간, t'은 로켓에 탄 A의 시간)

시간에 흐름에 대한 상대론적 효과는 위 p7. 과 같다.
귀찮게 생긴 걸 없애버리고 ★이라 쓰고,(*2) 우리는 t와 t'에만 주목해보자.


백 투더 퓨처의 그 자동차를 상상해 보자.
★은 시간여행을 하는 정도를 나타낸 것이다. ★이 5라면 우리는 원래의 시간(t) 에서 5년의 미래로(t') 간 것이다.
이 ★은 차가 멈춰있을 때에는 0이며, 차가 빠르게 달릴수록 ★값이 커져서 보다 먼 미래로 날아갈 수 있다.

그럼 ★이 음수가 나온다면? 우리 기대처럼 과거로 가지 않을까?



결론을 말하자면 현재의 상대성이론에 따르면 불가능 하다.

논리순으로 적어보자면,
시간여행에 관한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 이론
-> 물체의 속도에 의하여 상대론적 효과가 결정된다.(위에서 ★)
-> 빛보다 빠르게 날아가는 것은 불가능 하다.(★값이 항상 양수가 나온다) (*3)
-> 그러므로 시간여행은 미래로 밖에 안된다.


특수상대성 이론 자체가 속도의 상한선을 광속으로 잡았기 때문에 
★값의 범위가 항상 0보다 큰 값으로 제한되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까지 아인슈타인의 이 이론을 뒤집는 그 어떠한 반론도 증명되지 않았으므로 우리는 믿을 수 밖에 ..


속도가 광속 c보다 커진다면 저기서 ★값이 어떻게 될 것인지 궁금한 사람이 있을지 모르지만,
아인슈타인이 최대 c로 산정하고 정립한 식이기 때문에 그보다 큰 것을 넣는 다는 건 의미가 없다는 말을 해야겠다.
(수학적으로는 허수값이 나온다.)


만약 빛보다 빠른 입자가 발견된다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은 완전히 수정에 들어갈 것이다.



(※ 물체의 속도에 따른 상대론적 효과를 ★이라고 썼는데, 이는 복잡함을 피하고 개념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다. 광속보다 느리기때문에 과거여행이 불가능하다- 라는 허무할지 모르는 결론만 제시한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하지만,
수학적 개념을 지양하는 본 글의 목적상 잘라버렸다. 자세한 논리는 appendix를 참고하면 될 것 같다)





(p8. 웜홀을 통한 시간여행)



시간여행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웜홀이다.
블랙홀의 반대개념인 화이트홀이 있고, 그 사이를 연결하는 웜홀이 존재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서 출발한 개념으로 수많은 SF에 등장하였다.


특수상대성이론에서 물체가 공간상을 빠르게 날아가면 시간이 변하는 것처럼,
공간과 시간은 서로 독립적이지 않은, 엮여있다고 하여 시공간(space-time) 이라고 부르며
공간의 3차원과 시간의 1차원을 더해 우리는 4차원 시공간에 살고 있다고 표현한다.

우리가 공간을 이동하는 데에는 반드시 시간이 걸리는데,
웜홀을 통한 이동은 일반적인 공간이동이 아니기 때문에,
여기에 수반한 시간의 변화가 일어난다, 즉 시간여행이 가능하다는 방식으로
흔히들, 지름길을 통한 우주여행이라고 표현한다.


아마 추후에 천체물리학을 다룰 때에 블랙홀과 함께 좀더 자세히 언급할 기회가 있을 것 같다.

현재로서는 블랙홀 내부에 대한 정의,
통과하는 과정인 공간과 공간사이(hyperspace)에 대한 개념,
다른우주(다중우주 multiverse)에 대한 개념 등등 웜홀을 포함한 것들은 물리적인 관측이 불가능한 상상의 영역이다.




시간여행은 현재로서는 즐거운 상상의 영역일지 모른다.
그러나 인간이 탈 수 있는 가장 빠른 비행체가 11km/s 근방임을 생각하면,
이것은 약 10억분의 1초정도 미래로 여행이 가능한 것이다.


과거로의 시간여행은 지켜봐야겠지만, 미래로 가는 방법은 이미 제시되어있는 것이다.
또 누가아는가. 빛보다 빠를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어 아인슈타인의 이론을 뒤집을 지.


때론 터무니없는 생각에서 
과학은 발전한다.




chapter 1. 시간여행 end.




-----------------------------------------------------


첫번째 챕터를 마무리하긴 하였는데..
알찬 내용이 되었는지 마음이 그러네요 
쉽게쓰면서 동시에 알차게 하려하니 참 제 글쓰기 솜씨를 한탄할 뿐입니다..ㅋㅋ

부족한 내용은 댓글로 질문주시면 최대한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다음내용은 chapter 2. 물질과 반물질 로 이번주 목요일 즈음에 올릴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