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전이야기.







---------------------------------------------------


새로운 이야기입니다.

2. 물질과 반물질 - a






물질(Matter)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말장난으로 이런걸 들은 적이 있다.


A : What's the matter?
B : Well.. It's not a mind.
A : Then, what is the mind?
B : Never mind.


유머를 설명하면 더 재미없어지므로!
중의적인 의미는 각자 속으로만 생각해보고.. 물질은 정말 무엇인가?

평소 과학관련 뉴스에 관심이 많았다면 암흑물질(Dark matter)를 한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일반적인 물질이 아닌, 우주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정체불명의 물질.
관측할수 없다고 하여 '암흑' 이라는게 붙었는데, 그럼 물질은 관측가능한 것을 말하는 걸까?
물질이 아니면 또 뭐가 있는것인가?


흔히, 우리 우주는 물질과 에너지로 구성되어있다고 말한다.
위 말을 보면 모든 것들은 물질 아니면 에너지로 나뉘어지는 것 같은데...




(p1. 물질의 세가지 상태. 여기에 플라즈마 상태까지 포함된다)


물질이란 원자구조를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말한다.
기체, 액체, 고체 등등 상태로 존재하는 그것들이다.


에너지란?
여러가지 설명이 가능할 것이다. 어떤 운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이라거나,
잠재된, 포함되어 있는 양이라거나..

아이들이 많이 묻곤하는 '불은 고체,액체,기체 중에 뭐에요?' 에서 '불은 에너지야' 라고 하는 것 처럼,
물질과는 확실히 다른 개념이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은 이러한 개념을 바꾸었다.




(p2. 유~명한 그 공식)


E equal mc square.

과학에서 일반인에게 까지 널리 알려진 가장 유명한 공식이 아닐까 싶다.
물질은 우리가 생각하듯, 질량(m)이 존재하는 원자구조로 이루어진 것이다.

이 물질 자체로는 어떠한 에너지가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하기 어렵다.
이 물체를 높이 올려서 위치에너지를 만든다거나,
빠르게 움직여서 운동에너지를 만든다거나 하는 식으로 해야
물질이 에너지를 가지고있다 - 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은 특수상대성 이론을 통한 결론으로,
모든 물질은 그 자체로 에너지를 포함하고 있다는 말을 하였다.

물질이 타고난 에너지(birth energy), 즉 질량이 곧 에너지와 같다는 것이다.
물질이 있다는것 자체로 에너지가 존재하는 것이고 그 질량을 에너지로 바꾸는 기술이 있다면 
그것이 드러나는 것이다.

모든 핵발전이나, 입자가속기 등등 에서 항상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다.
수소원자 하나가 사라지면, 그 자리에는 수소질량 m에 광속 c² 을 곱한 에너지를 가진 빛(에너지)가 나타난다.

현재의 핵폭탄, 핵발전 등등은 이렇게 소립자들의 반응과정에서 발생하는 질량의 차이를
에너지로 바꾸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원자구조가 바뀌는 스케일이므로 일상생활에서는 느끼기 어렵지만
단적인 예로 볼링공을 반응시켜서 사라지게 만들면,
그곳엔 볼링공 폭탄이 터진 것이다.


이쯤에서 반물질(anti-matter) 얘기를 꺼내고자 한다.


(p3. 수소(hydrogen)의 반물질 anti-hydrogen)


그럼 반물질은 무엇인가.
영어로 표현하면 모든 물질 이름앞에 anti가 붙으면 반물질이 된다.

양성자(proton)의 반물질은 반양성자(anti-proton) 이런 식으로.

단, 전자(electron)는 가장 최초로 발견된 반물질이라 혼자만 특별한 이름을 얻어
양전자(positron)이라고 부른다. 나머지는 앞에 anti만 붙이면 된다.


이러한 반물질은 물질과 전하(+, -)만 빼고 모두 동일한 성질을 갖고있다.
양성자는 +이므로, 반양성자는 -일 것이다.
이러한 것을 C 대칭성(charge symmetry) 이라고 하며 모든 입자들은 반입자 쌍을 가지거나
그 스스로가 반입자가 된다.

(예를들면 광자는 입자이면서 스스로가 반입자이다.)


자연계에는 이외에도 여러가지 대칭성이 존재한다.


(p4. C, P, T 대칭)


가장 기본적인 것이 CPT 대칭(CPT symmetry)이다.

C : charge. 전하의 대칭성(+ 인가 - 인가)
P : parity. 공간좌표의 대칭성(거울에 비쳐보이는 모습)
T : time. 시간의 대칭성(+t 인가 -t 인가)

위 그림의 시계를 예로들면,
가장 왼쪽 위가 평범한 시계이다.

여기에 C 대칭을 시키면(오른쪽으로) 흰색에서 검은색 시계로 바뀌고,
여기에 P대칭을 시키면(아래로) 그 시계를 거울에 비쳐본 모습이 된다.
또다시 T대칭을 시키면(왼쪽으로) 시계바늘이 반대로 흘러간다.


즉, 반물질은 우리 주변에 평범하게 널려있는 물질의 C 대칭의 모습인 것이다.




(p5. 자연계의 대칭성. 아래는 다빈치의 루트비우스적 인간)


이 자연계에는 주변을 둘러보아도 많은 대칭성들이 존재한다.
꽃잎의 모양에서부터 나비의 날개, 사슴의 뿔.. 다빈치의 유명한 루트비우스적 인간 스케치에 까지.
그 유명한 황금비율도 대칭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과학자들이 이 대칭성에 따라서 여러 법칙들을 찾아나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유인력 법칙이나, 전자기학 법칙 등등은 모두 대칭성에서 공식이 유도될 수 있다.


과학자들은 궁극적으로 이 자연계에는 어떠한 거대한 대칭성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국지적으로 보면, 대칭성이 깨지는 것 처럼 보이지만(예를들면 시간은 항상 미래로만 흐른다)
좀더 큰 스케일로 가다보면 대칭성이 이루어 진다고 믿는다.
(물론, 실제로 대칭적인지 아닌지는 모른다. 현재로서는 대칭성이 깨져있는 모습이 관측가능한, 정상적인 자연계의 모습이다)


소립자에 관한 대칭성이 바로 CPT 대칭성이며,
반물질의 존재도 처음 이 대칭성에서부터 이론적으로 예측된 것이다.



자연계의 기본 힘 네가지인 중력, 전자기력, 약한 상호작용력, 강한 상호작용력
이 네가지를 통일하고자 하는 노력이 아인슈타인에 의해 처음 시도되었고,(대통일장이론)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현재까지는 중력을 제외한 나머지 세가지 힘에 대해서는 통일된 이론이 완성되었다.
네가지 힘을 모두 통합하는 이론의 이름은 한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모든 것에 관한 이론(TOE : Theory of everything)

(약자로 하면 TOE, 즉 발이다 -_- ㅋㅋ)


(p6. 자연계의 네가지 기본힘. 각 힘들에 대한 특성을 대표하는 그림이 있어서 가져왔다.
S는 강한 상호작용력으로 가장 작은 스케일인 원자 내부 양성자-중성자 등등 소립자 끼리의 상호작용과 관련있고,
W는 약한 상호작용력으로 한단계 큰 원자핵과 전자 끼리의 상호작용, 핵폭탄과도 관련있다.)




굉장히 멀리까지 왔는데, 반물질은 다른 특별한 것이 아니라
단지 물질들의 c 대칭 일 뿐인, 전하만 다른 것이라고 요약할 수 있겠다.

우리 자연계는 거의 모든것들이 물질로 이루어져있기 때문에 이러한 반물질들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이러한 비대칭성은 현재 대단한 미스테리이다.)

물질과 반물질이 만나게 된다면 흔히들 '반물질 폭탄' 이라고 부르는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서로 소멸하고 그 자리엔 에너지만이 남는다.

즉, 위에서 했던 E=mc² 에 의한 에너지만이 그 자리에 남는다.


댄 브라운의 책 '천사와 악마' 에 등장하는 반물질 폭탄이 이런 메커니즘이다.
자연계가 물질로 이루어져있기 때문에, 인공적으로 만든 반물질을 풀어놓는다면
주변과 반응하여 에너지를 내뿜는, 폭탄과도 같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실제로 반물질을 생성하고 나서 보관할 때에도
주변의 모든 실험내벽이나 실험기기와 반응하여 사라져버리기 때문에 
내부를 극저온의 진공상태로 만들어 공중에 띄워놓은 개념으로 보관한다.


반물질 폭탄은 이론적으로 충분히 가능한 얘기지만,
그만큼의 양을 만들어 내려면 엄청난 양의 반물질이 있어야 하며
반물질을 만드는 비용이 어마어마하므로 돈대비 효율로 폭탄으로 쓰기에는 꽝이라 하겠다.
(또한 보관장치인 극저온 진공상태는 소형장비로는 만들기가 어렵다)




(p7. 왼쪽은 양성자-반양성자의 쌍소멸. 오른쪽은 전자-양전자의 쌍소멸)


앞에서 물질과 반물질이 만나면 소멸하면서 에너지를 발생시킨다고 하였다.
보통은 빛(광자)를 발생시키는데,

이처럼 입자-반입자가 만나 빛으로 바뀌는 현상을 쌍소멸(pair annihilation)이라고 한다.

여기에 T 대칭을 취하면.. 모든 과정을 시간을 거꾸로 돌려서 보는 것이니까
빛이 갑자기 입자와 반입자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이것을 쌍생성(pair production)이라고 한다.


우리가 알고있는 우주공간은 진공상태라고 부르지만
진공(眞空)의 국어사전적 의미인 '아무것도 없다' 라는, 정말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공간이 아니라

여러 입자나 에너지(빛)들이 존재하며,
끊임없이 쌍생성, 쌍소멸을 반복하는 공간이다!




to be cont.

다음예고>
입자물리학의 나머지 대칭성들, 힉스, 입자가속기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