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건 아니고 이번 여름 내 인생 썰 그냥 풀려고 합니다.


올해 4월 11일에 이름 들으면 누구나 알만한 회사로 이직 했었습니다. 


어디나 그렇듯 3개월 계약직 후 정규 전환.


보직은 e-biz 총괄 팀장/차장 으로. 


겉에서 보이는 우직하고 전통있는 한국브랜드 이미지 와는 다르게 내부는 고이다 고이다 썩어 문들어졌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양해야 할 가족도 있고, 인생계획에 있어서 앞으로 회사생활은 3~5년쯤 보기에 이악물고 버텼는데.


3개월 조금 안되서, 


6월 28일날 위에 부장이 부르더니, 자사몰 운영하는게 대표님 마음에 안드신다며,


정규 전환이 안된다고 6월 30일까지만 일하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심지어 29일날은 아들 눈 수술 때문에 겨우 허락 맡고 연차 낸거였는데, 


수술하고 와서 30일날까지만 일하라는거죠.  


그래서,

억울하다, 4월 11일부터 전임자 인수인계도 없이 적응하고, 


5월달은 1년여간 준비해놓은 사이트 리뉴얼인데 그건 제가 어떻게 할수도 없는 부분이며,


6월은 부장님이 마케팅비용을 1원짜리 한장 안주셨는데, 


여기서 내가 할수 있는게 뭐냐? 


따졌더니 미안하다고 7월까지는 직원으로 처리하고 급여도 준다며 집에서 편하게 구직활동하라고 하더군요. ㅋㅋ


ㄱㅅㄲ가 이직시장 에서 가장 비수기인 6,7,8월인데 그렇게 나가라고 통보.. 


참고로 어디든 비슷하겠지만, 여긴 유난히 대표한테 아무의견을 못냅니다. 


a가 이뻐도 대표가 b가 이쁘다 하면 네 그말이 맞습니다 ㅇㅈㄹ 하는 회사


심지어 정규 전환 예상하고, 


회사에서 팀원이 부족한데 주변에 직원없냐 하기에 내가 아끼는 동생들도 2명 불렀는데 ,


얘네 인터뷰 끝나고 전직장 그만둔거 나한테 확인하고 나서 나한테 30일까지 근무하라고 통보 하더라구요.


동생들 모두 빡쳐서 안가겠다 말은 했지만, 여기 때문에 전직장도 그만뒀는데 그런소리 말고 다니라고 다독였습니다. 


그렇게 예상에 없던 백수생활 7월1일부터 시작됐습니다.


애들은 여름방학인데 아빠가 아침부터 같이 있으니까 마냥 좋아는 하는데 막막하더라구요. 


분명 3개월전만 해도 이력서 오픈 해 놓으면 주에 4~6건씩 헤드헌터 연락와서 골라서 면접 보고 다녔는데


진짜 2주동안 한 2건 연락왔나; 


어머니와 여자친구나 내 경력이 있으니 큰 걱정 하지 말고 푹 쉬면서 계획하라고 응원해 줘서 버텼습니다.


백수생활 이라고 해도, 


8시 기상해서 애들 아침밥 챙겨주고, 


어머니랑 근처에 사는 누나들 옆동네 알바가게까지 픽업 해주고 오면 9시 반쯤 


그럼 집청소 하고 노트북 켜서 이력서 업데이트 하고, 이력서 넣을만한 곳 계속 넣고,


주변에 형동생들한테 사람 구하는지 이력서 뿌리고, 


애들 점심 챙겨주고, 큰애 학원 픽업 해주고, 다시 이력서 업데이트 하고, 넣을만한곳 찾아보고. 


우울증 같은게 올 것 같아, 일부러 홈트도 꾸준히 하고.


그짓만 계속 했던 것 같네요.


나이나 경력이나 몸값이나 온라인 시장에서 가볍진 않아서, 


어딜 면접보든 2차, 3차 까지 봐야되는 수준의 나이/몸값이라 쉽게 관리자급으로 연락도 안오고 .


생활비는 숨만 쉬어도 한달에 고정비가 있으니 그냥 내꺼 안써도 알아서 쭉쭉 빠지고 하 .. ㅋㅋ


그러다 주변 지인한테 소개 받은 화장품 브랜드 면접 봤는데, 


연락이 없길래, 면접관이였던 이사님한테 연락했더니 1차 패스는 했는데 2차 회장님까지 뵈야 되는데 지금 회사가 좀 바쁘다. 기다려줄수있냐 


한게 한 3주 기다렸던 것 같습니다.


상장도 되어 있고, 브랜드도 탄탄하고, 사옥도 크고, 복지도 나쁘지 않고, 집에서도 적당한 거리


가능하면 다니고 싶은데 2차 연락이 안오다가 겨우 저번주에 회장님 뵙고, 저번주 금욜에 바로 오퍼 메일 와서 


연봉협상 하고 다음주 수요일 출근 하기로 했습니다.


당장 부족한 생활비는 우선 보험대출 받아서 처리하고, 11월에 조기취업수당 받을게 있으니.. 


그걸로 메꾸면 될거 같아요. 


ㅈ같은 6,7월이였습니다. ㅋㅋㅋㅋ 


이런일 생길지도 모르고 올3월에 여자친구네랑 제주가자고 예약한게 내일모레인데 


이직 안됐음 가서도 ㅈ같을뻔 했는데 출근날짜 잡혀서 가서 푹 쉬다 오려구요 ㅎㅎ


살다보면 진짜 내가 계획한 인생대로 안되는게 맞는데, 이렇게 아예 예상에 없던 일이 벌어지니까 참.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씩 풀려지는거 보면 사람 죽으라는 법 없구나 싶기도 하고. 


뭔가 감정이 되게 많아지는 6,7월이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