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농경사회에서 중요한 것은 치수治水, 물을 다스리는 것이었습니다.
기상에 대한 정밀예측이 아직 불가능한 시절에 하천의 물을 모으고, 모자란 곳에 보내고, 넘치거나 과하게 되는 곳은 공사를 해서 막았지요. 

당시 치수는 농경만큼이나 인간의 목숨과 직결되는 정책이었습니다.

관개와 치수 시설을 만들기 위한 막대한 재원과 노동력, 조직력의 효율화는 권력의 집중화를 불러왔고, 치수의 규모에 맞는 권력은 상시적으로 존재해야 한다는 권력 유지의 정당성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농경 문명에서 물을 관리하는 힘, 치수 행위로 군주정치가 탄생했습니다.


치수는 일개 개인이나 가문, 상인이 하기에는 너무나도 거대한 재원과 노동력이 들어가며, 홍수나 가뭄이 나기 전까지는 전기나 상수도처럼 그 고마움을 일반인들이 느끼기 힘듭니다.


[맑은 수원에서 도심까지 물을 끌어오던 로마제국 상수도의 수도교중 하나.
1900년대가 되서야 인류는 로마의 개인당 물 공급량을 추월하는데 성공했다.]


로마가 이집트를 속주화한 이후 시작한건 나일강 치수사업이었습니다. 이집트의 기존 치수사업에 로마식 공법이 추가되자 사업 완료후 상류의 범람이 이집트 작황에 미치는 영향이 몇배로 좋아진 기록이 남아있죠. 
가뭄과 홍수 피해는 반 이하로 줄어듭니다.

[나일강을 따라 늘어선 수량측정소. 이집트. 로마, 아랍 시대의 계측기가 모두 있다.]




작년에 호된 꼴을 당한 포항 제철이 회사돈과 자원을 퍼부어 제방을 쌓고, 
강남 건물주들은 빌딩앞에 사재를 털어 차수문을 설치했습니다.
준비성과 안전대비에 박수를 쳐주기 전에, 저것은 삼천년 이전부터 국가가 구성원에게 당연히 해줘야만 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라고 권력이 생기고 준 거였으니까요.




부유하고 권세있는 사람들조차 '치수는 너희들이 각자 알아서 해야한다'는 정권의 치세를 보내고 있습니다.
현 정권에 몰표를 준 가난한 사람들은 반지하 계단앞에 놓을 모래주머니라도 '자비로' 사야겠죠.




공동체 과반 이상이 원한 세상이고, 부정선거나 불법 투표도 없었습니다.
민주당 민선 시장 기간동안은 비가 안왔거나, 강남이 모세가 홍해 가르듯 물이 피해간것도 아닙니다.
누구를 탓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