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인벤러들~


지금까지 계속 눈으로만 커뮤를 즐기던 인벤러인데 요새 주기적으로 공무원에 대한 글이 올라와서 


내가 주민센터에서 보안요원으로 일했던 썰을 풀어볼까해.(평소 자주가는 몇몇곳에 같이올렸어~)






일했던 곳은 부천시고  당시 부천시는 '광역동체제' 라는 삽질로 인해 구청급의 기관이 사라졌고 대신


행정복지센터>현장민원실>주민지원센터 순으로 업무가능 기관이 나뉘어졌어. 


그중 규모가 큰 시청, 행정복지센터는 청원경찰이배치되고 나같은 파견직은 주민센터, 현장민원실에 배치되었어.




문제는 이렇게 바뀌면서 주민센터에 팀장이상 공무원은 존재하지 않게 되었고 간단한 문서 발급이나 복지과만 남게되었어.


다른 업무들은 행정복지센터로 가야 가능하게 되었지 (ex 전입신고, 인감등록)


당연히 민원인 입장에선 불만이 쌓일 수 밖에 없었어. (내년 1월부터 일반동체제로 돌아간다고 해.)




그래서 사람이 부족하니 보안요원 으로서 '민원안내, 공무원 신변보호, 청사방호' 이 세가지 업무가 내 일이었고


실제론 민원인들한테 여기선 왜 안되냐고 욕먹어가며 설득하고 난동부리면 좋게 타일러서 보내는게 현실이었어.



왜냐고? 커뮤에선 진상민원인이 난동부리면 매뉴얼대로 행동하면 아무 문제없겠지 생각하겠지만


위에선 그냥 좋게좋게 보내는걸 원하기 때문에 제대로 대처하기가 힘들더라. (이점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았음)







우선 흔하게 일어나는 일들은


신분증 안가져오고 해달라는 민원인,


발급받은 문서에 원하는 내용이없다고 화내는 민원인,


인감증명서 대리발급 문제로 언성 높이는 민원인 (인감증명서 대리발급은 절차가 조금 까다로워서 짜증나는 경우가 많아.)



이런 일들은 사실 흔하게 겪는 일이라 별 감흥도 없었고 인터넷에서 보던 공공기관 썰들에 나오던


'내가 내는 세금이 얼만데' , '내가 xx도 받았던 사람이야' , '다른곳은 해주던데 여긴 왜 안되냐'


이런말들도 주기적으로 듣게되니까 웃음만 나더라ㅋㅋ





오히려 기억나는 일들중에 흔하지 않았던 일들이 좀 있었는데,


평소에 종종 볼일 보러와서 불친절했던 민원인이 아들 인감증명서 대리발급 하러 왔는데 그자리에서 본인이 직접쓰고 


지적하자 불같이 화내며 억지부리다 간 민원인.




아내인감증명서 대리발급받으러 왔다고 위임장 어떻게 써야하는지 설명안해줘도 된다고 받아가더니 잘못써오니 


화내며 다시 받으러 갔다오더니 위임자 전화 확인한다니까 규정들먹거리며 이름표 사진찍어간 민원인.




만취로와서 별거중인 아내 초본 떼어본다고 신청서 작성하는데 왜이리 복잡하냐며 소리지르며 욕하다가 제지하니까


대뜸 동장 나오라며 행패부리다 간 주취자 민원인.




위와 똑같이 술취해와서 아내 주소 알고싶어서 초본떼러 왔다가 담당 공무원하고 싸우고 제지하니까 혼자 넘어져 놓고 


공무원이 밀어서 넘어졌다고 직접 경찰에 신고한 주취자 민원인. (다행히 cctv에 혼자 쇼하는게 다찍혀서 별 문제 없었음.)




건들거리는 말투쓰며 김장철에 기부들어온 김치 맛없다고 던져 버렸다던 기초수급자.(나랑 기싸움까지 했었음.)



배터리 없는데 왜 여긴 전동휠체어 충전하는 곳 없냐며 담당 공무원에게 화내고 간 옆동네 장애인 수급자.

(실제론 배터리가 있었고 중간에 좀더 충전하고 가려했던 것.)



장애인 공공근로 직원한테 일 못하면 여기 있으면 안되는거 아니냐던 투석환자 수급자.



똑같이 장애인 공공근로 직원분한테 청소년증 왜이리 늦게나오냐며 소리치며 짜증내던 중학생.




너~~~~~~~~~~~~~무 많은데 대충 기억나는 일만 이정도였고 이럴때마다 현타가 오고 그랬었다.








그럼 민원인만 문제냐? 라고 하면 거짓말인게 공무원집단도 사람들이다보니 문제 있는 사람들이 존재하더라.


일하면서 신규 인사발령난 공무원들과 자주 일하게 되었는데, 처음엔 친절하다가 나중엔 민원인들 때문에 변하더라.


그렇다고 불친절 해지지는 않지만 최소한 감정 안넣고 사무적으로 대하는데 변하는걸 보니 좀 씁쓸했다.



거기에 공공기관엔 공무원만 존재하는게 아니라 공무직, 공공근로, 계약직, 나같은 파견직 등 여러사람이 일을 하는데

인성이 별로인 사람도 당연히 존재 할 수 밖에 없더라.





기억에 남는 사람 몇명 적어보자면..




1. 청소담당 직원들



내가 일했던 곳은 청소담당직원이 공공근로 수급자 아주머니 셨다.


하도 일을 제대로 안해서 오후에 담당하시던분이 그만두고 한번은 공무원들과 공익친구에게 변기 막혔으니 뚫어달라 했다가 


거절당하니 큰소리로 "하는것도 없으면서 거절하냐"고 꿍시렁댔다가 행정복지센터에 있는 담당부서 팀장 귀에 들어가 


쿠사리먹었음에도 정신 못차리고 대충해서


결국 행정복지센터에서 청소하는 공무직들이 와서 청소하게 만들었었다.




나한테도 처음에 자기 일 짬시킬려고 하길래 정색하면서 거절하니 그 이후로 말을 안걸더라ㅋㅋ


이사람이 나쁜 버릇이 있었는데 주민센터에서 나오는 종이들이나 박스들을 자기가 고물상에 팔겠다고 


따로 여기저기 쌓아두고 그랬다. 문제는 화재가 생기면 ㅈ 될수있어서 종이같은걸 쌓아두지 말라고 했는데도 


기어코 어디 처박아 두었다가 리어카 끌고와서 가져가고를 반복했다.


또한 주민센터에 방문하는 민원인들 두고간 우산들을 자기가 쓰려고 꼬불쳐두거나 


민원인들 나눠주라고 종종 생활용품같은 것들이 들어오는데 본인이 쓰겟다고 엄청 빼놓는 다던지 이런일들이 비일비재 했다.




그러다가 문제가 생겼는데 수급자들 대상으로 라면모듬박스가 100박스 정도 들어왔었는데 대상자가 정해져 있는줄도 모르고


몰래 4박스정도 숨겨놨다가 걸렸었다ㅋㅋ


하지만 담당 공무원이 문제가 커지는걸 원치 않아서 그냥 조용히 넘어 갔었지.




그래도 청소하는 사람에 대한 편견 같은건 없었는데, 행정복지센터에서 온 청소 공무직까지 보고 편견이 생겼다.


자기 근무지가 아닌곳에 왜 청소해야 하냐며 짜증내길래 기분좀 풀어주려고 올때마다 얘기도 들어주고 일도 도와주고 했는데,


나중에는 도와주던 나한테 까지 짜증을내서 실망했었다.


그런데 공무원한테는 바로 굽신모드 들어가는것 보고 이중성을 느껴 이후론 대화 자체를 안했다.








2. 주기적으로 파견오던 민원과 기간제 공무원



보통 직원들이 연가를 쓰면 다른곳에서 그날 대체근무하러 파견을 오는데, 민원과 공무원이 연가를 쓸때마다 오던 


중년 여성공무원이 있었다. 성격이 별로 안좋아서 나랑도 사이가 안좋았는데, 유독 이사람이 왔을때 화내는 민원인이 많았었어.


왜그런가 봤더니 말투부터 기분나쁘게해서 진상민원인이 아닌데도 화를 내게하는데


예를들면,


민원인이 "00하려면 어떻게 해야되나요?" 물어보면


기분나쁘단 듯이 "그건 여기서 안돼~" 이런식으로 얘기하더라.


그러다보니 민원인이 "지금 시비거는 거에요?" 라고 말할 정도였어.



이러다 결국 일이 터졌는데 아예 두달정도 여기로 근무하기로 하면서 시끄러워지더니


위에서 얘기한 경찰부른 주취자민원인이 왔고 하필 이사람이 응대하다 싸움 나버린거다.


아무리 진상민원인이 와도 싸움이 그렇게 까지 커지진 않는데 둘이 조화를 이루며 경찰까지 오는 결과를 만들더라ㅋㅋ




또 하난 이사람이 평소에 하던 나쁜버릇이 자리에 없는 사람 흉보고 마음에 안드는 사람 툭툭 시비거는 일인데


당시 늦게 공채 합격해서 공무원된 40대 여성주사님(대부분 공무원들을 주사님이라 부름)이 한분계셨는데


굉장히 친절하셨다. 민원인들한테도 친절해서 웃으며 감사하다고 하면서 가는 민원인이 많아지고 그랬는데,


이사람이 뭐가 마음에 안들었는지 주사님한테 업무에 관한것 하나하나 시비걸다가


하루는 몇시간동안 서고에서 말다툼하더니 다음날 다시 행정복지센터로 돌아가더라.


그런데 그일이 있고 그 친절한 주사님은 진상민원인+이번일 까지 겹쳐셔 스트레스가 심해 육아휴직쓰더라.








3. 복지 담당 공무원들


일단 복지과 공무원들보면 정말 많이 시달리고 스트레스가 많다. 옆에서 보면 안쓰러울 정도다.


그러다보니 본인들도 쌀쌀맞게 대하거나 사무적으로만 행동하는데 그중엔 실망스러운 사람들이 존재하더라.


유감스럽게도 셋다 수급자담당 공무원이었다.




첫번째는 처음왔을때 있던 남자 공무원이었는데 수급자 민원인들한테 말을 좀 심하게 하더라. 


예를 들어 수급자신청하려고 보완서류들을 가져온 노인분께 "안궁금해요" 라고 말하는거 보고 덩치믿고 저렇게 행동하나 싶었다.


거기에 위에 얘기했듯이 팀장급 이상이없어서 그사람이 제일 높은 공무원이었는데 본인보다 낮은 남자공무원 한테는 항상 반말하고


아랫사람으로 보는게 종종 보였는데, 어느순간 나한테도 무례하게 행동하더라.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복지공무원은 4시에 퇴근할때가 종종 있는데 퇴근할때 직원들에게 인사하고 


내옆자리 직원분한테도 인사하길레 다음 나한테도 인사하겠거니 하고 인사할 준비 하고있었는데 


인사는 안하고 대뜸 얼굴을 들이밀더니 눈 크게 뜨며 째려보듯이 빤히 쳐다보고 그냥 가더라. 



순간 당황해서 뭐지?? 싶었고 나한테 뭔가 불만이 있는건가 했는데 몇일 뒤 또 똑같이 행동하길레 순간 욱 해서 따라나가 들이박고


관두려 했지만.. 당시 대출금이 남아 있어서 꾹 참았다. 



그후로 그냥 데면데면 하다 얼마 뒤 인사발령이 나서 그사람은 행정복지 센터로 출근하게 되었다. 


이후 주기적으로 오던 수급자 민원인들이 어디갔냐고 묻길레


다른곳으로 갔다고 하니 잘됐다고.. 그사람 정말 불친절 했다고 이구동성 하는것 보고 인성 파탄난 사람이란걸 깨달았다.









두번째로 온사람은 휴직이 끝난 여성 공무원이었는데 직원들하고는 잘 지냈다. 


기본적으로 같이 일하는 직원들한테는 친절해서 별 문제가 없었는데 민원인들에겐 말을 기분나쁘게 하는 경향이 있었다.


예를들어 건강이 안좋은데 힘들게 온 민원인에게 "무슨일 때문에 왔는데요" 라고 퉁명스럽게 말하다 싸움이 나고


가뜩이나 성격안좋은 수급자들한테 가르치는 어투로 말하다가 싸움이 난 경우가 종종 있었다.








세번째는 몇달지나고 두번째 사람이 장애인담당으로 옮겨지고 휴직끝내고 온 또다른 여성 공무원 이었다.


이사람은 일을 대충대충 하는 경향이 좀 심했다. 한번은 어느 노인민원인이 무언가 신청하려고 왔는데 대충 듣고 아니라고 보냈고


오후엔 반차를 쓰고 퇴근했다. 그런데 오후에 그 노인분이 다시오더니 불같이 화를내며 하는말이 잘못 알아듣고 무작정 아니라고 한것 이었다. 실제로 민원인중엔 제대로 안알아와서 피곤하게 하는 민원인들이 종종 있는데 이경우는 반대로 공무원이 실수 한것이 맞았다.


이러다가 한번은 시설점검 문제 때문에 아침에 일찍출근해서 점검하는 직원에게 문을 열어줘야 하는 일이 있었는데 마침 담당하는 공무원이 연가였다. 그래서 본인이 해야되니 집이 근처였던 나에게 대신 해달라고 중년의 나이에 애교떨며 부탁하더니 원래 담당이었던 공무원이 일찍나와서 문열어 줬다고 얘기하니 고맙다는 말 한마디 없더라.


그러다.. 내가 그만두기전에 얼마뒤에 그만둔다고 인사치레겸 얘기하니 "편하게 잘 놀았죠?" 라고 비틱질 하는것을보고 오만 정 다 떨어졌다.





이렇게 이상할정도로 복지쪽에 실망스런 공무원이 많았는데 제일 실망스러웠던게 따로 있다.


처음 그곳에서 근무하고 주기적으로 오던 노숙자분이 한명 있었다. 근데 이분이 말하는것도 이상한게 치매끼가 있어 보였는데


하도 안타까워서 내 옆자리 행정사 선생님이라는 분이 복지과 공무원들한테 이분 계속 놔두면 객사하거나 상황이 더 안좋아 질것 같은데


신원조회라도 해서 가족을 찾거나 도와줄 수 있는게 있으면 도와드리는게 낫지 않냐 건의 했었다.



그런데 복지공무원 전부 불편해 하고 누구도 움직이질 않더라.. 그러다 어느순간 안보였는데 


그만두기 몇달전 노숙자분의 동생분이 방문했다.



알고보니 치매가 있는 사람이 맞았고 여기서 사라진 이후에 어떻게 지방에 가족이 있는 곳까지 찾아 왔다고 한다.


거기와서 하는말이 내 고향은xx(주민센터있는 동네 이름)다라고 중얼거리고 이후에 다시 사라져서 실종신고하고


그말이 생각나 찾아 온거더라. 후에 다시 오면 연락달라고 연락처 적어주고 가셨는데, 내가 그만두기 전까지 보이지 않았다.





이런 일들을 겪으니까 '아 여긴 민원인, 공무원 둘다 제정신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들어 그만 두고 좀 쉬다 이직했다.






지금은 이사해서 그 동네에 안 살지만 지나갈때마다 그때 기억이 떠오르곤한다.


솔직히 이것 말고도 마을자치회, 헬스장, 문화 프로그램 사람들과의 일들 등등


별별일 들이 정말 많았는데 너무 오래 쓴것같아 다음에 기회되면 써볼께




끝까지 봐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