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오후 7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코로나19 전까지만 해도 개성 있는 뷰티·패션숍과 화랑,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이 모인 ‘핫플’이었지만 지금은 활기가 사라졌다. 가로수길 중심거리 120m를 걷는 동안 10여 명을 만난 게 전부였다. ‘임대’ 팻말을 걸어놓은 텅 빈 상가만 십수 곳 이상이었다. 그중 일부는 임차 조건으로 ‘깔세’를 써놓기도 했다. 보증금 없이 몇 개월치 월세만 미리 내면 되는 깔세는 세입자의 목돈 부담을 덜어주는 임차 방식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 지역 상가 임대료 시세는 반토막이 났다. 2010년대 후반 1평(3.3㎡)당 100만~150만원에 이르렀지만 최근엔 평당 70만원 선이다. 가로수길에서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는 양성원(58)씨는 “상권이 다 죽었는데 여기 들어오려는 사람들이 있겠냐”며 “임대료가 싸졌다지만 여전히 ‘싼 맛’에 들어올 만한 수준은 아니라서 4~5년째 공실인 곳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