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상단에 있는 기사와 전사캐릭을 하고 있는 허접 와우유저입니다.
어느 정도 딜러로서, 힐러로서 모두의 입장을 어느정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1 인입니다.
오늘은 기사의 입장에서 한번 글을 쓰고 싶은 생각이 들게 되네요.

확팩이후에 기사캐릭을 키우신 분들은
오리때부터 기사를 해본 분들의 심정을 잘 이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호드진영 혈기사분들은 더더욱 그럴거란 생각이 들구요.
그건 경험의 차이에서 오는 격차라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오리때의 기사는,
지금처럼 인던 진입을 위해 특성을 강요받지 않았습니다.
물론 그때도 사제와 더불어 힐러로서의 존재감이 컸지만,
징벌이든, 보호이든, 신성이든
특성 상관없이 인던 진입이 가능했죠.
어떤 류의 파티플레이를 해도,
파티가 끝난 이후에는 혼자서 뭘해도 할 수 있는 시절이었죠.

하지만 지금은 전사와 더불어
가장 특성에 대한 타클래스의 강요를 받는 클래스중에 하나가 되었고,
전사와는 또 다르게 신성기사라는 단일 특성이 아닌 경우
어떤 파티에도 쉽사리 합류하지 못하는 매우 비극적인 클래스가 되어버렸습니다.

오리시절때 제가 몸 담았었던 40인 공대에서도
가장 인원변동이 심한 클래스중에 하나가 성기사클래스였습니다.
주된 원인중에 하나가 화심공략의 어려움이었죠.
화심의 특정구간에서는 힐뿐만 아니라 엄청난 량의 해제까지 해야됨은 물론,
확팩 이후 키우신 기사님들은 생각도 못할
5분 단위로 축복을 리셋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확팩이후에 어떤 이유로든 기사를 처음 키우시는 분들이
오리때처럼 5분 단위로 인던에서 축복을 돌려야한다면,
과연 몇분이나 버텨냈을지 의문이 드는군요.
아니면 기사클래스 외에 분들이
기사를 오래동안 해온 분들의 이런 알지 못한 고충을 얼마나 이해하고 계신지도 궁금하군요..

그런고로,
오리때부터 지금까지 기사캐릭을 유지하고 계신 분들은 정말 대단한 것이고,
캐릭에 대한 열정이 있는 만큼, 서운하고 아쉬운 것이 많은 것은 어쩌면 당연할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리때 유명했던 기사분들이
확팩이후 거의 기사캐릭을 접고 안 계시는 것도 가끔은 씁쓸한 생각이 들게도 합니다.
전투정보실에 통해 예전에 화려한 피브피로 저의 선망의 대상이 되었던
기사분들이 얼마나 발전하셨는지 보려고하면,
조회자체가 되지 않는 분들이 대부분이더군요.
참 아쉽고 씁쓸한 일이 아닐 수 없는 현실입니다.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고 판단하거나
일의 단면만을 보고 판단하는 분들을 보면 안타깝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한 생각이 듭니다.

최근들어 게시판에서 보는 글중에 가장 씁쓸함을 유발시키는 말이,
'힐하기 싫으면 딜러를 키우라' 라는 말입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디만, 매우 좋지 않은 사고방식중에 하나가 됩니다.
그렇게 말하는 분들께는 이렇게 답해드리고 싶습니다.
'힐러 구하기 힘들면 힐러를 키우라' 고..
'힐러가 댐증템. 치명템 먹는게 싫으면, 당신이 힐러를 키우라' 고..

이런 류의 대화가 과연 올바른 대화 혹은 타클래스를 이해하는 바른 자세인지 모르겠군요.
힐러 증댐템 입찰에 대한 논란의 글을 보면서,
제가 가장 크게 느끼는 부분이,
왜 이렇게 이기적인 사람이 많을까 입니다.
그것은 비단, 딜러가 이기적이다, 힐러가 이기적이다라고 단정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이기적일 수 있는 대상은 상황에 맞지 않는 행동, 
혹은 그 욕심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사람에게 한정된 경우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누구나 이기적이 될 수가 있고,
그렇기 때문에 힐러계열만 편파적으로 이기적인 대상의 주인공이 되어야 하는지
저로서는 납득하기가 어려운 것입니다.

양보는 자발적인 의사가 반영된 미덕이지, 강요에 의한 것은 양보가 아닙니다.
또한 타인에게 양보를 강요하는 것 자체가 이기적인 것입니다.

가끔은 그렇게 힐러의 입찰이든 뭐든 힐러들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그냥 인던에 힐러를 데려가지 마라고 얘기하고 싶을 때가 많습니다.
저역시 꼴통사고방식으로 자꾸 치닫게 되는 글들이나 상황이 종종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죠..

기사얘기를 하다가 얘기가 곁가지로 많이 흘렀네요..
암튼 게임내에서 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에서도
자신의 욕심만을 찾는 사람들은 그다지 좋은 평판을 유지하지 못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됩니다.
물론 당사자 자신은 그런 상황을 모른채 희희낙락 유유자적하며 잘 살고 있는
매우 부자연스러운 상황도 많은게 현실이기도 합니다.
그런 모습을 게임내에서까지 봐야한다는 것은
10년 넘게 사회생활을 해온 평범한 사람으로서 참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결국,
와우내의 어떤 클래스로 대변이 될지라도
이기적인 생각을 가진 유저는 어떤 파티에서도, 길드에서도, 공대에서도
인정받지 못하고, 결국엔 홀로 남게되거나
그런 부류의 사람들로만 모인 집단속의 하나가 되어있겠죠..

저는 특정 클래스를 비난하고 싶지도 않고, 비난할 자격도 없습니다.
다만, 비판을 하거나 비난을 할 때는
해당 클래스 모두를 몰아서 하지 말기를 바라며,
좀더 논리적인 근거와 정황을 제시해 주었음 하는 부탁을 드리고 싶습니다.

부디 아이템이라는 눈에 보이는 가치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에도 눈길을 돌려보는
여유로운 마음으로 게임에 임하시기를,
저 자신과 여러 와우유저분들께 바라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