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애들이 초등 저학년일 때 둘이 대판 싸웠다.
싸울 일도 아닌데 그야말로 전쟁을 벌인 것이다.
이 전쟁의 클라이맥스는 첫째가 둘째의 최애 인형을 변기에 던져 버린 것이다.
넌 그 인형이 네 동생이 얼마나 아끼는 건 줄 알면서 그랬냐고 물으니 모욕적인 말을 해서 그랬단다.
무슨 말이 그렇게 모욕적이었냐니깐 "언니는 나보다 뚱뚱하잖아!"라고 했단다.
우리 부부는 그 말을 듣고 웃고 말았다.
초딩들의 유치함을 제대로 봐서 말이다.

민주당의 체포동의안 부결의 변을 보면서 생각이 났다.
이런 유치한 작자들이 국민을 대표한다는 정치인들이라니...
그깟 말장난에 발끈해서 어처구니 없는 결정을 내리고 말았다고 변명을  하다니...
차라리 이미 그들간의 대화가 녹취록으로 다 알려져 있어서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고, 국회의원들이 도주의 우려가 있을리가 만무하니 불구속 수사하는 것이 합리적이어서 부결시켰다고 했으면 납득했을 것이다.
그런데 한동훈의 말장난에 발끈해서라니...
한동훈에 휘둘리고 있다고 자인한 것이 아니고 뭐냐?

난 적어도 당신들이 어른인 줄 알았다.
그런데 어른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