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벤에서 객원 필진으로 활동 중인 '러스크' 님의 EX3 체험기입니다.





어린 시절 1945를 원코인으로 2-4까지 가던 친구가 있었다. 퀘퀘한 동네 오락실의 한쪽 어귀에서, 색바랜 버튼들을 지구라도 지켜낼 각오로 열심히 눌러대던 모습이 떠오른다. 정말로 비행기 조종사가 꿈이었던 그 소년은 지금은 지구 어딘가에서 세계 평화를 위해 힘쓰며 살고 있겠지. 밥은 먹고 다니며 비행기를 몰아야 할텐데...


넷마블에서 클로즈베타를 시작한 EX3 라는 비행 게임이 그때의 파일럿 친구를 떠오르게 만들었다. 종스크롤 형태(아래에서 위로 가는)의 슈팅게임이란 말에 오락실의 터줏대감 1945 시리즈가 떠오르는 것은 김장을 하고 보쌈을 먹어야 하는 것처럼 당연한 일이니깐. 에뮬로 돌리는 1945보다 재미없지만 않길 바라며, 전설의 조종사였던 친구에 대한 존경심을 다시 회상하며 게임을 접속해보았다.


그래픽 - 고전적인 느낌의 퀄리티




처음 접속하면, 능력치가 다른 세 가지 기체 중에서 하나를 고를 수 있다. 위에부터 균형잡힌 레스, 이동이 빠른 시포, 데미지가 강한 플레이트이다. 첫 화면을 보고 캐릭터 일러스트나 기체 그래픽에서 일단 실망을 했다. 좋게 말하면 고전틱하고 나쁘게 말하면 구닥다리 옛날 그래픽이랄까 ...




15년쯤 전에 아버지가 사오신 패키지 게임의 디스켓을 인스톨한줄 알았다. 작은 크기로 만든 이 캡쳐화면보다 실제 플레이시의 느낌은 더 안좋았다. 3D로 만들어 놓은 배경도 굉장히 어색하고, 비행기도 튀어나온 픽셀을 손가락으로 눌러주고 싶을 만큼 그래픽 질감이 거칠었다. 첫 테스트니만큼 차후에 그래픽에 가장 중점을 두고 개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캐쥬얼한 특성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튜토리얼이 참 지루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오히려 칭찬해주고 싶다. 방향키와 A(발사), S(폭탄), D(아이템) 만으로 구성된 간단한 조작법 덕분에 캐쥬얼한 특성이 강화되었다는 것이니까. 카트라이더 같은 경우를 보더라도 단순할수록 오히려 유리한 것이다. 물론 인터페이스와 접근성의 문제이고, 컨텐츠 구성이 부족해서는 안되겠지만.




최소한의 동기 부여를 위해 기체 강화(한마디로 스킬트리)나 업그레이드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것이 레벨에 따른 격차를 낳고 게임을 노가다성으로 만들지 않도록 밸런스 조절에 신경썼으면 좋을 것이다. 그리고 클로즈 베타인데, 기체 업그레이드를 쉽게 경험해볼 수 있도록 레벨업 속도를 높여놓지 않은 것은 아쉬운 점이다.


온라인에 맞게 각색된 게임 모드




게임 모드는 한 화면에서 함께하는 미션모드(목숨 제한)와 화면을 나누고 대결하는 경쟁모드(무제한 부활)가 있다. 안그래도 정신없는 비행 슈팅게임인데, 4인 미션모드로 하다보면 어떤 것이 내 기체인지 쉽게 구분되지도 않는 등 정말 마지막 끈을 놓아버릴 것 같다. 이 부분은 무언가 대책이 필요한 부분이다.




퀘스트도 있어서 수행 후 돈이나 경험치를 보상받을 수 있다. 각 계급의 라이센스를 획득하면 다음 레벨의 맵들과 퀘스트를 할 수 있는데, 하드맵 플레이를 위한 베테랑 라이센스는 시작하자마자 레벨1에서 혼자 클리어할 수 있었다. 크레이지 레벨을 위한 에이스 라이센스부터는 업그레이드도 좀 하고 실력도 쌓아야 할 듯 싶다.




미션모드보다는 경쟁모드가 은근히 재미있게 되어있어 눈길을 끌었다. 보스를 먼저 격추하는 팀이 승리하는 것인데, 아이템으로 훼방을 놓는 등 묘한 승부욕을 자극한다.




보스앞에서 적절하게 얼어버린 아이템 한 방으로 우세했던 경기가 역전이 될 수도 있다. 나중에 업데이트로 상대의 아이템 보유까지 신경쓰면서 심리전을 펼치거나, 특정 멤버에게만 아이템 견제를 하는 등 다양한 전략이 펼쳐질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익 모델에는 완성도가 뒷받침 되어야 ...




미션 모드 진행도중 죽었더니, 마치 오락실처럼 코인으로 이으라는 메세지가 뜬다. 던파처럼 이런 부분들로 상용화를 노릴 수 있을 것 같다. 코인, 기체, 아이템, 프리미엄맵 등 게임 요소에 수익 모델로 삼을 수 있는 부분들이 눈에 많이 띈다.




하지만 첫 테스트이고 고쳐야 할 점이 많은 만큼 오픈이나 상용화까지 남은 길은 꽤 멀어보인다. 클랜전 같은 시스템도 구축해해보고, 스토리와 깊숙히 연계된 깊이 있는 컨텐츠들도 많이 만들어서 유저들이 둥지를 트는데 주력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래픽의 향상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할 듯.




오락실에서만큼의 손맛만큼은 아니지만, 그냥 흐지부지 사라져 버리기엔 아쉬운 게임인 것 같다. 레벨업 노가다에는 신물이 나는 요즘, 캐쥬얼하고 독특한 이런 게임들의 성공을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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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벤 객원 필진 - 러스크 (http://rus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