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9일, 지금까지 여러번 매체 등의 인터뷰를 통해 세계관이나 컨셉 등은 소개되었지만 정작 게임은 베일에 쌓여 있었던 패 온라인(http://paeonline.ndolfin.com)의 FGI 테스트가 있었다.

1차 클로즈베타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누구보다 빨리 새로운 게임을 접하고 싶다는 욕심은 굳이 기자의 신분이 아니더라도 게이머라면 누구나 마찬가지. 카메라 하나 둘러메고 부랴부랴 회사를 나섰다.

막상 FGI가 열리는 장소는 패 온라인의 개발사인 와이디온라인(구 예당온라인)과 큰 상관이 없는 곳이었는데, 찾아가서 물어보니 버그테스트(www.bugtest.co.kr)라는 품질관리 및 테스트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였다.

게임 업계에서는 아직 생소하지만 LG나 삼성, 모바일 업체 등의 전자제품 군이나 각종 소프트웨어의 성능과 호환성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전문화된 테스트를 담당하는 곳.

테스트의 이름은 멋진데 정작 가보면 그냥 게임만 접속되는 이벤트나 홍보 형태의 테스트가 많은 최근의 경향을 본다면, 보다 전문화된 테스트 업체의 아웃소싱을 통해 포커스 그룹 테스트를 수행한다는 것 자체로도 상당히 신선했다.


오후 2:00, 분주하게 설문지를 작성하고 컴퓨터에 자리잡는 테스터들이 본격적으로 테스트를 수행하기 전에 관계자와 패 온라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아무래도 패 온라인에 대해 공개된 것이 적다보니 게임이 아니더라도 물어볼 것이 많은 상황.

가장 먼저 언급된 것은 게임의 배경, 즉 세계관에 대한 이야기였다. 이미 잘 알려져 있듯이 패 온라인의 중심에는 야설록 작가가 있다. 10대라면 모를수도 있지만 20대 중반을 넘어서면 야설록 작가의 이름은 무협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고 봐도 될만큼 유명하다. (개인적으로는 남벌과 객 시리즈를 보며 고등학교 시절을 보냈다.)

그러나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패 온라인은 무협게임이 아니라 동양의 환타지를 추구한다. 무협이라는 장르소설 분야에서 다섯손가락안에 꼭 들어가는 야설록 작가가 중심인 게임이 무협과 거리가 멀다니 역설적이지만, 직접 플레이를 지켜본 바로도 패 온라인이 기존에 선보였던 무협 게임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이족의 대장급 여성 NPC ]




패 온라인의 세계관과 배경이 치우와 헌원 등 다소 무협의 냄새가 풍기는 고대 동양의 전설에서부터 출발한 것은 맞지만, 송, 원, 명, 청나라의 배경에 구파일방이 등장하는 전형적인 무협과는 다르다는 설명이 뒤를 이었다. 즉 패 온라인은 야설록 작가를 통해서 기존의 무협과는 완전히 차별화된 세계관을 구축했기때문에 중국색이 강한 무협이라는 단어로 일축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새로운 무협 배경의 게임을 기대했던 게이머라면 다소 아쉬울 수 있겠지만, 패 온라인은 동양적인 배경을 가졌을 뿐 게임의 방식이나 구성은 환타지 배경의 mmorpg와 가깝고 무협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무공이나 구파일방 등이 등장하지는 않는다. 야설록 작가 역시 가능하면 중국색이 강한 무협이라는 단어 대신 동양 환타지라는 단어를 사용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한다.








세계관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본격적인 테스트 시작! 모든 테스터가 서버에 접속해서 함께 즐거운 테스트를 진행했으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아쉽게도 일반적인 테스트의 첫날 으레 예상하듯 모든 부분이 원활하진 못했다.

PC방에 마련된 장소는 클라이언트에서 문제가 발생하여 테스트를 수행할 수 없었고, 내부에 마련된 테스트 룸에서도 일부 PC가 실행되지 않는 문제가 있었던 것. FGI, 즉 클로즈베타 이전의 소수 그룹 테스트인 만큼 어느 정도의 문제는 예상하였으나 아쉬운 것은 마찬가지.

다만 한번 접속된 PC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이 패 온라인을 플레이할 수 있었는데, 관련 문제를 해결하러 달려온 개발자의 말에 의하면 방화벽과 PC방에 설치된 보안관 계열의 프로그램 문제로 클라이언트가 정상적으로 설치되지 않았다는 것. 즉 "게임 서버는 아무 무리없이 돌아가고 있으나, 접속만 안되는 상황." 이었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어쨌거나 테스트는 시작되었고, 뒤에서 보고 있자니 손가락이 근질거렸지만 앉을 자리도 마땅치않은 상황이라 그냥 지켜보는 것만으로 만족할 수 밖에 없었다. 로그인이 끝나자 "군신 치우의 영광을 위하여!!" 라는 문구와 함께 로딩 화면이 눈에 펼쳐지고...






일단 첫인상은 나쁘지 않았다. 그래픽은 원화와 다소 차이가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쉽게 찾아보기 힘든 패 온라인만의 독특한 매력이 있었고, 화면의 스크롤은 좀 느린 듯 하지만 이동과 움직임은 매끄러웠다. 노란색 느낌표와 물음표로 구성된 퀘스트 마크도 익숙하니 눈에 잘 들어오고 월드맵이 공략집에 가까울 정도로 세세하다는 점도 눈에 띄었다.

캐릭터 창에서는 펫, 수호령, 칭호, 업적 등이 보였고 단과 진이나 고향 등의 커뮤니티 메뉴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아직 클릭이 안되거나 메뉴만 만들어져 있는 시스템도 있었다.

기술명도 암흑/달, 바다/구름 등의 독특한 마스터리와 대해일, 초월의 영역, 화마, 연쇄 폭발 등을 볼 수 있었다. 레벨업으로 획득하는 LP로 마스터리를 올려 스킬의 제한을 풀고 사냥으로 얻은 SP를 투자하여 스킬 레벨을 올리는 형태인 것으로 보인다.









게임을 뒤에서 보는 것만으로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직접 FGI에 참가해 게임을 해본 게이머의 평가는 어떨까? 평소 아이온과 와우를 즐긴다는 20대의 모 게이머는 일단 세계관과 그래픽에 대해서 좋은 평가를 내렸다.

특히 처음 접속해서 캐릭터를 만들면 높은 레벨과 고급 장비가 세팅된 캐릭터로 프롤로그를 진행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게임 내 최고 수준의 장비와 스킬을 게이머가 직접 체험해볼 수 있어서 더욱 기대감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프롤로그에서 직접 써본 일부 고급 스킬은 모니터 화면을 가득 채울 정도로 화려한 그래픽을 보여준다고 한다.






반대로 "퀘스트 제목이나 npc를 클릭하면 자동으로 찾아가는데, 편하긴 하지만 스토리도 제대로 즐기기 힘들고 게이머의 할 일을 모두 빼앗는거 같아서 어느 정도는 보완이 필요할 것 같다."는 말로 패 온라인의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칭찬하면서도 약간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즉 퀘스트를 받은 뒤 클릭 몇번만 하면 자동으로 목표지를 찾아가고 전투를 수행한 뒤 돌아와서 완료하는 과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초보자들에게는 좋을지 몰라도 다양한 세계관과 규모있는 게임성을 원하는 중수 이상의 게이머에게는 게임의 진행이 지루해질 수 있다는 것.

그외 전반적인 게임의 플레이나 전투, 인터페이스 등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냥 뒤에서 지켜본 느낌으로는 타격감이 좀 부족한 것이 아닌가 싶었는데, 실제 기술을 쓸 때의 모션 그래픽이나 효과가 의외로 좋은 타격감을 느끼게 해준다고 한다.






가장 큰 화두인 PK에 대해서는 역시나 평가가 엇갈렸다. 패 온라인에서는 1레벨부터 콘트롤(Ctrl)만 누르면 바로 PK가 가능하고 심지어 아이템까지 드랍할 수 있다.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서라면 더할나위 없이 좋은 시스템이고 패 온라인에는 토쟁과 같은 전쟁용 컨텐츠도 다양하기 때문에 충분히 고려해볼만 하겠지만,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무작위 PK에 대해서 초보 게이머들이 무방비로 노출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한번 밀리면 힘의 우위를 뒤집기 힘들어진다는 점에서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최악의 경우 이미 pk가 심한 MMORPG에서 벌어졌던 사건들처럼 특정 길드가 힘의 우위를 이용해 서버를 좌지우지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물론 관계자의 설명에 의하면 PK를 할 경우 경험치나 아이템을 얻는 등의 장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범죄자 단계나 현상금 시스템, 한번 잡히면 반복 퀘스트를 수행해야만 풀려나는 감옥 등 여러 보완 장치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패 온라인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 바로 유저들의 경쟁이니만큼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개발자들이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는 것. 결국 힐러 역할을 담당할 직업이 없는 게임의 시스템 역시 이런 경쟁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무작위의 PK를 제재하고 스포츠화된 PvP를 유도하는 MMORPG들이 보통인 최근의 추세와는 전혀 다른 패 온라인의 전쟁. 아무리 개발자들이 보완책을 마련하고 정답을 제시해도 결국 패 온라인에 마련된 시스템 위에 게임성을 정립해 나아가는 것은 게이머들의 역할일터, 패 온라인이 추구하는 이런 극한의 전쟁과 대립이 차후 어떤 결과를 보여줄 것인지 궁금하다.


극한의 경쟁 구도와 완성도 높은 동양 환타지의 세계관을 추구할 것이라는 패 온라인!
오랫동안 기다려온, 전쟁이 시작될 날이 머지 않았다.


※ 패 온라인은 10월 9일, 1차 클로즈베타가 시작될 예정입니다.(http://paeonline.ndolf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