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이 성장하면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던, 그리고 꼭 참고해야했던 분야 중의 하나가 바로 웹게임이다. 온라인 게임과 달리 정적인 게임 방식에 시간을 매개체로 하는 플레이가 비슷할 뿐더러 결정적으로 과금 체계나 전체적인 밸런스가 모바일 게임과 비교해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국은 카카오 게임하기의 힘으로 캐주얼 장르가 상위권을 차지하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웹게임 스타일의 RPG 들이 주춤한 듯 보였지만 인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웹게임 방식의 RPG와 전략 게임들이 모바일 게임 시장의 중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플래시로 MMORPG를 구현하겠다는 야심찬 도전, 과거 인벤에서도 한차례 소개된 바 있는 웹게임 '아케인 워즈'가 모바일 버전인 '아케인 하츠'의 출시를 준비중이다. 아케인 워즈는 중세풍 판타지에 온라인 MMORPG의 다양한 시스템까지 웹게임으로 구현해서 30~40대 이용자들의 향수를 자극한 대작 웹게임. 시장에서의 흥행 성적도 안정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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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한창 개발 중인 모습이지만, 이미 10년을 넘게 호흡을 맞춰온 플레이웍스 개발진들의 손길이 닿아서 그런지 진도가 빠르다. 멀지않아 유저들 앞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이는 아케인 워즈의 모바일 버전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원작 웹게임의 탄탄한 콘텐츠를 그대로 스마트폰에 담아낸다면 충분한 승산이 있을 터.

탄탄한 개발력과 글로벌 서비스 경력을 앞세워 모바일 시장 출전을 준비중인 플레이 웍스의 선봉에는 모바일 버전의 '아케인 하츠'가 자리잡고 있다. 올 상반기 내 출시를 목표로 개발 및 최적화 작업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는 플레이웍스의 박범수 차장을 만나보았다.

‘아케인 하츠’를 개발하고 있는 플레이 웍스는 세계 최초의 플라잉 MMORPG인 ‘프리프’를 개발했던 이온 소프트의 주요 개발진이 독립해 설립한 개발사로, 탄탄한 개발력과 글로벌 서비스 경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국내 최초의 상용 RPG이었던 ‘신검의 전설’을 개발한 프로그래머 남인환 부사장이 함께 개발하고 있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 인터뷰를 진행한 플레이 웍스 박범수 차장



Q. 아케인 워즈의 모바일 버전을 기다리는 유저들이 많았다. 기존의 웹 버전과 연동을 할 수 있는가?

처음에는 우리도 연동을 고려했었다. 그런데 플랫폼 간의 형평성에 대한 의문이 가장 먼저 떠오르더라. 과연 모바일과 PC버전의 유저간에 정당한 PvP가 가능할까? 그렇다고 플랫폼마다 밸런스에 차등을 두게 되면 유저들 사이에서 불만이 생길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또한, 플랫폼 간 호흡의 문제도 있다. 가령 웹 버전에서 특정 몬스터를 30마리 잡으라는 퀘스트는 충분히 용납이 가능한 수준이다. 반면 모바일에서 30마리의 몬스터를 잡아라? 이건 용납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특정 콘텐츠는 모바일에서 플레이가 불가능하다는 문제도 있다. 이에 자칫 잘못하다간 모바일이 웹 버전의 종속적인 형태가 될 것을 우려. 결국 웹과 모바일을 분리하기로 했다.

▲ 모바일 버전은 새롭게 리뉴얼 돼 이식될 예정


Q. 모바일 버전은 어떤 모습으로 개발이 진행되는가? 기존의 개발진이 그대로 모바일 버전에서도 투입되는가?

일단 경쟁이 치열한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게 뭔가를 생각해 봤다. 여태껏 MMORPG만 만들어 왔으니 답이 금방 나오더라. 그래서 현재 서비스를 시작하고 있고 검증이 끝난 아케인 워즈의 모바일 버전 이식을 결정하게 된 거다.

웹과 모바일 버전의 개발팀은 다르게 구성되어 있다. 물론, 기획과 리소스는 공유하고 있지만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작품을 만들기 위해 작년 12월에 새로 모바일 팀을 꾸리게 되었다. 모바일 팀 구성 전에 이미 사전 작업은 완성해 둔 터라 작업은 빠르고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현재는 글로벌 시장 공략을 함께 진행할 퍼블리싱 파트너를 찾는 중이다.


Q. PC 기반으로 서비스하던 아케인 워즈의 리소스를 가져오려면 최적화가 문제일 텐데?

어디까지나 기본 방침은 웹 버전의 완벽 구현이다. 게임 내 등장하는 많은 몬스터나 스킬들이 모조리 들어가 있으며, 보스 레이드나 공성전 시스템도 그대로 구현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기존에 플래시로 제작했던 리소스를 코코스2D를 사용해 전부 리뉴얼 했다. 자체적인 리소스를 사용하는 만큼 최적화에 자신이 있으며, 이미 실험도 마친 상태다.

기본 사양은 아이폰4S/ 갤럭시S2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다만 플랫폼 환경이 다른 만큼 UI(User Interface)나 일부 콘텐츠의 경우 최적화를 위한 리뉴얼이 불가피하다.

▲ 플랫폼 환경이 다른 만큼 리뉴얼은 불가피하다


Q. 리뉴얼 부분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다. 기존 웹 버전과 달라진 점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우선 가장 신경을 많이 쓴 부분이 바로 UI다. 모바일은 PC에 비해 화면이 작고 그 화면을 터치해 게임을 조작한다. 이에 우리는 대부분의 조작을 커멘드 한 번으로 처리할 수 있게 구현했으며, 최적의 아이콘 배치를 위해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

조작 방식은 기본적으로 패드와 터치 방식의 2가지를 지원하며, 이외에도 개인 취향에 맞게 변경이 가능한 커스톰 방식도 추가할 예정이다.

콘텐츠 부분에서도 상당 부분 수정을 가했다. 모바일은 웹 버전과 달리 콘텐츠 진행 중간에 짧게 호흡을 가다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분명 게임의 주된 콘텐츠는 레벨업이지만, 이 기나긴 레벨업의 여정에 무료함을 달래줄 수 있는 요소가 필요하다. 이에 임무형 던전이나 일상 이벤트 등을 첨삭해 다양한 즐길 거리를 마련해두었다.

갬블 던전이나 별자리와 같이 비중이 작거나 구현이 힘든 콘텐츠는 과감히 삭제하고, 마차 호송과 같이 비중이 큰 콘텐츠는 모바일 환경에 맞게 새롭게 재탄생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화면 배색을 좀 더 밝게 해 무거운 분위기를 다소 완화했으며, 장비 착용에 따른 룩 변화는 최소화시키는 등의 수정이 가해졌다.

▲ 웹 버전에 비해 다소 밝아진 화면 배색


Q. PC 쪽과 온라인 환경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 모바일 같은 경우에는 LTE나 와이파이가 바뀔 때 튕기기도 하는데 이러한 통신환경에 대한 대비책은?

이 문제는 아직도 많이 고심하고 있는 부분이다. 일단 지하철과 같이 통신 환경이 계속 바뀌는 상황에서 튕기는 건 피할 수 없다. 여기서 접속 종료가 된 순간 캐릭터를 어떻게 할 것인가가 문제인데, 현재로선 캐릭터가 사라지게 하는 방식을 채택할 계획에 있다.

분명 이러한 시스템을 악용하는 유저가 있을 수 있는데, 이 문제에 대해서는 페널티 등의 시스템을 좀 더 보완할 예정이다.


Q. 유료화 부분은 어떤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는가?

유료화 부분은 훗날 퍼블리셔와 상담해야 하는 부분이라 확답을 줄 순 없다. 다만 기존의 웹 버전하고는 조금 다른 방향의 정책이 진행될 것 같다.

기본 방향은 무료를 지향한다. 여기서 좀 더 빨리, 좀 더 많이 즐기고자 한다면 소액의 유료로 결제하는 방식이다. 가령 퀘스트 목표 장소까지 걸어가는 것이 귀찮다 싶을 땐, 포탈 아이템을 구매해 바로 순간이동이 가능한 형태다.

▲ 유료화 정책은 모바일 시장에 맞는 방식을 채택할 예정


Q. 이른바 만레벨을 달성하는데 예상 시간은 얼마나 되는가?

만레벨 달성에 산술적으로 정확한 시간은 재보지는 않았다. 하지만 레벨업만 생각하더라도 상당히 오랜 시간 플레이가 요구된다. 레벨 시스템은 기존의 웹 버전을 그대로 적용할 계획이며, 현재 60레벨까지 콘텐츠가 완료되어있다.

▲ 모바일 버전에서도 자동사냥을 지원한다.


Q. 마지막으로 모바일 버전을 기대하고 있는 유저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아무리 고민해도 우리 게임의 '세계 최초'라고 내세울 만한 요소가 없더라. 그래서 생각했다. MMORPG의 기본에 충실하자. 이런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게임을 제작하고 있다.

'아케인 하츠'의 모토는 높은 매출을 올리기 위한 게임이 아닌, 오래가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가 자신 있어 하는 MMORPG 장르에서, 오랜 시간 유저들에게 사랑을 받고 싶다. 그리고 만족할 만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