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 코리아 전동진 대표, 4년 임기 마치고 퇴임
정재훈 기자 (Laffa@inven.co.kr)
블리자드 코리아의 전동진 대표가 4년이 조금 넘는 임기를 마치고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다.
전동진 대표는 지난 2018년 초, 상무에서 대표로 승진하면서 블리자드 코리아 대표 자리에 올랐다. 한정원, 백영재, 김정환, 그래소비악 대표의 바통을 이어 받은 5번째 지휘관이었다.
당시 블리자드 코리아는 대표의 선임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았기에 비교적 늦게 소식이 알려졌는데, 전임 대표인 알렉시스 그래소비악(Alexis Gresoviac) 대표 선임 이후 채 1년이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블리자드 본사는 마이크 모하임 대표의 사임부터 시작된 여러 이슈로 몸살을 앓았지만, 블리자드 코리아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오버워치 국내 서비스 및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디아블로2 레저렉션까지 신규 게임 서비스를 무난하게 성공시키면서 외부의 파도에도 중심을 잡으며 서비스를 이어왔다.
지난 4년 간 전동진 대표의 운영 기조는 '한국적 서비스'로 정의할 수 있다. 그는 언제나 한국 게이머에게 가장 알맞은 형태의 서비스는 무엇일지를 고민하며, 번역에 국한되지 않은 광의적 개념의 로컬라이징을 고민했는데, 이 기조가 가장 잘 드러난 것이 광안리에서 진행했던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출시 행사이다. 당시 전동진 대표는 대표가 아닌 임원이었지만, 블리자드 게임을 향유하는 게이머층의 니즈를 분석하고, 이를 최대한 충족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해 의견을 개진했다고 알려졌다.
오버워치, 하스스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3개 게임을 각각의 종목으로 삼아 진행하는 e스포츠 이벤트인 '블리자드 철인 3종 경기' 또한 비슷한 맥락에서 기획된 이벤트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한 이 이벤트는 블리자드 게임이라면 기본적으로 다 할 줄 아는 한국 게이머들의 특성에 맞춰 기획되어 좋은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또한, 이전까지 이어지던 완벽한 수준의 언어 로컬라이징 기조를 이어간 것도 전동진 대표 체제의 블리자드가 보여준 모습이다. 이는 블리자드의 자체 개발작이 아닌, 액티비전의 대표 프랜차이즈인 '콜오브듀티' 시리즈의 서비스에서 볼 수 있는데, 전동진 대표 선임 이후 출시된 '모던 워페어(2018)'와 '콜드 워', '뱅가드'등의 작품들은 기존 콜오브듀티 시리즈의 로컬라이징 방법인 자막 한국어화에서 그치지 않고 성우를 기용한 음성 한국어화를 이뤄냈다.
한편, 전동진 대표는 1997년 엔씨소프트를 통해 게임업계에 첫 발을 내딛은 후 스마일게이트를 거쳐 블리자드에 합류해 대표를 역임했다. 그의 향후 거취와 후임 대표에 대한 정보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으며, 블리자드 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대표 업무는 다른 임직원들이 분담해 수행하고 있기에 업무 공백은 없는 상태이지만, 후임 대표가 누가 될지는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