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스타크래프트2'라는 분위기 속에 시작된 프로리그, 시작은 불안했지만 끝은 화려했다.

SK텔레콤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2014가 KT 롤스터의 통합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9일 한강 세빛둥둥섬 미디어아트갤러리에는 무려 2,500여명의 팬들이 모였고, KT 롤스터와 SK텔레콤 T1은 '숙명의 라이벌' 다운 팽팽한 승부를 펼치며 수준 높은 볼거리를 제공했다.

우려 속에 시작됐던 프로리그였지만 끝은 화려했다. 2014년 스타2 대회 중 처음으로 열린 야외 결승전은 기대보다 많은 팬들이 몰려 관계자들을 기쁘게 했다. 서울 이외에 비가 오는 지역도 많았지만 한강 세빛둥둥섬의 날씨는 쾌청했고, 해가 진 이후에는 선선한 바람이 불어와 최적의 관람 환경을 제공하기도 했다.

사실 이번 프로리그는 '위기' 속에 시작됐다. 스타크래프트2는 리그오브레전드에 밀려 흥행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난 2013년 WCS 출범 이후 스타2의 인기는 하락세를 보였고, 군단의 심장 출시 이후 반등하는 듯 했던 인기는 상승 곡선을 그리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프로리그는 주관 방송사를 스포티비게임즈로 바꾸고, 넥슨 아레나로 둥지를 옮기며 기적을 일궈내기 시작했다. 총 네 라운드를 진행하며 네 팀의 라운드 우승 팀을 가리고, 통합 포스트시즌을 도입해 '왕중왕'을 가리는 새로운 방식 또한 흥미로운 볼거리들을 제공했다.

스포티비게임즈는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깔끔한 경기 운영으로 호평을 받았고, '팁오브갓인규' 등 스타2 관련 예능 프로그램을 편성하기도 했다. 한국e스포츠협회 역시 다양한 현장 이벤트와 '협회장의 편지'를 앞세운 전병헌 협회장의 적극적인 소통으로 팬들을 끌어 모았다.

선수들의 노력 역시 눈부셨다. '총사령관' 송병구(삼성)은 프로리그 13연패를 끊고 두자리 승수를 기록함과 동시에 화끈한 세리모니를 선보이며 e스포츠 팬들을 불러 모았다. 통합 결승전 MVP로 선정된 '최종병기' 이영호(KT)도 건재를 과시했다. 이 외에 김준호(CJ), 김유진(진에어), 조성주(진에어), 정우용(CJ) 등 새로운 스타 플레이어들이 탄생했다. 2, 4라운드 우승을 차지한 진에어 그린윙스의 돌풍 역시 프로리그에 새바람을 몰고 왔다는 평가다.

성공적인 2014 시즌을 보낸 프로리그는 이제 차기 시즌을 위한 담금질에 들어갈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위기에 처한 스타크래프트2가 이번 프로리그 결승전을 통해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물론, 보완해야 할 점도 많다. 차기 시즌 프로리그는 주력 선수가 대거 이탈한 IM과 프라임의 출전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또한 팀당 한 경기만을 치른 각 라운드는 경우의 수가 워낙 복잡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과연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가 차기 시즌에 얼마나 더 내실을 다지고 돌아올 것인지 기대가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