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없이 많은 서버를 돌아다니면서 맺게 되는 수많은 인연들은 나름의 의미를 갖고
개인 수첩이나 스크린샷으로 차곡차곡 쌓여 따뜻한 추억으로 남는다.


그 많은 추억을 전부 소개해드릴 수는 없겠지만, 가끔은 기자라는 직업이 아니더라도
같은 게임을 즐기는 분들에게 꼭 한번은 소개해 드리고 싶은, 가슴이 따뜻한 사람을
만나게 되는 행운을 겪기도 한다.



3월 10일, 평소처럼 인벤의 가족분들에게 소개해드릴 정보나 특별한 사건이 없는가
하는 약간은 불순한(-_-) 생각으로 접속한 핑크 서버에서,

서버의 이름만큼이나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게 되었으니...


사건에 대한 소식이나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사람이 많은 곳이 필수! MCC가 1인
상태로 가장 이동이 쉬운 리볼도외의 무기점 앞을 지나면서 채팅창에 올라온 한 마디.


"여기 아이템 중에 필요하신 것 없으세요? ^^;"







옹기종기 모여있는 사람들 사이, 한 유저가 자신이 갖고 있는 아이템의 이름을
불러주면서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원하는 아이템을 나눠주고 있었다.


핑크 서버의 루이앙뜨와네뜨 가문...

아이템이 능력의 척도가 되고, 잠깐 장사라도 한다면 적지않은 비스를 얻을 수
있음에도 이렇게 아이템들을 나눠주는 이유는 무엇일까?



- 아이템을 나눠주고 있는 이유가 궁금하다.


나에게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진짜 이 아이템을 원하는
유저들이 있을 것이다. 내 작은 호의가 다른 유저들에게 기쁨으로 남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 내 아이템이라는 욕심도 있을텐데...


물론 나도 사람인 만큼 욕심은 있다. 그런데 보통 유저들이 고레벨이라고 부르는
레벨 전에는 궁핍(^^;)하기 마련이다.

레벨이 낮을 때 그걸 너무 절실하게 느꼈기 때문에 이렇게 아이템이나마 조금씩
핑크서버에 정착자금 삼아서 나눠드리면 게임을 더욱 재미있게 즐기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 아이템을 나눠주다보면 귀찮은 일도 많을텐데?


그냥 친구추가 해 놓거나 필요할때 마다 귓말 주시는 분들은 별로 귀찮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게 다 사람 만나는 재미 아닌가?

여유있는 아이템이 있다면 드리면 되고,
원하시는 아이템이 없다면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면 되는건데...





[ 끝까지 풀빵에 집착(?)하시던 돈카르로님. ^^; ]




- 루이앙뜨와네뜨님이 도움을 받은 적은 있는가?


안타깝게도(?) 도움을 받은 적은 없다. ^^;


- 말하는 어투에서 연륜(?)이 느껴진다. 개인소개를 부탁해도 되는지?


올해 서른인 게임 좋아하는 남자일 뿐이다. 온라인 게임은 23살부터 즐겨왔다.

(로망이의 올드 게이머라는 말에 세월을 하소연하기도...^^;)







- 게임을 즐기면서 꼭 지키고자 하는 원칙이 있다면?


온라인이라는 것은 단순히 그래픽과 모니터의 세상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첫번째는 "상대방에게 언어와 행동을 포함하여 폐를 끼치지 말자" 이다.
두번쨰는 "내가 여유가 있다면, 서로서로 도우면서 살자." ^^



- 그라나도 에스파다가 가진 매력을 소개해 준다면?


MCC 시스템. 내가 원하는 조합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좋다.

그래픽도 너무 멋있고, 스탠스라는 걸 통해서 레벨 외에도 성장한다는 개념을
준다는 것이 재미있다. 영입 NPC를 새로 육성하는 것도 너무 마음에 든다.



- 나눠주는 아이템을 전부 판다면 꽤 많은 재산이 될텐데 아깝지는 않은가?


내가 이렇게 아이템을 나눠준다고 해서, 지금 아이템을 거래하고 있는 유저들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자신의 아이템을 정당한 대가를 받고 파는 유저들이 당연한
것이다.

핑크 서버에는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나처럼 게임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그렇게 자신의 목적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나 같은 사람도 있고... 그래야 또 게임하는 재미도 있는 것이 아닌가.







좀 더 빨리, 좀 더 높이, 그리고 남들보다 먼저...

사람이 많아지면 경쟁이 늘어나고, 격화되어가는 경쟁속에서 어쩌면 우리는
정말 소중한 한가지를 잊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가 지금 즐기고 있는 그라나도 에스파다가 각박하기만 한 현실을 벗어나,
마음을 편히 쉬기 위한 장소가 될 수는 없을까.


"전 그냥 다른 유저들처럼 재미있게 게임하는 평범한 유저일뿐입니다." 라는
루이앙뜨와네뜨님의 말처럼, 어쩌면 그는 우리처럼 게임을 즐기고 있는 수많은
유저들 중에 하나일 수도 있다.





[ 단지 투쟁과 레벨업만 있기에는, 세상이 너무 아름답다. ^^; ]




그러나 그를 만나면서 느꼈던, 가슴이 따뜻해지는 이 기분은 글을 읽고 있는
인벤의 가족분들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라 생각한다.


모르는 사람이라도 말을 걸어 먼저 친해지려고 노력한다는 루이앙뜨와네뜨님처럼,
사람이 그립다면 먼저 친근하게 말을 걸어 보는 것은 어떨까?


지금 두드리고 있는 키보드 너머의 사람을 너무나 따뜻하게 느낄 수 있기에,
그래서 우린 지금도 이렇게 온라인 게임을 즐기고 있다.



Inven RoMan - 장인성 기자
(roman@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