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도어즈 김태곤 상무]

“모바일게임도 이제 자본이 아이디어를 이기기 시작했다”

아니라고 모른척하고 싶어도 이제는 인정할 수 없는 냉정한 현실이었다. 모두들 그렇게 느끼고 있었지만 현업 최전방에서 뛰고 있는 엔도어즈 김태곤 상무 입에서 들으니 더 가혹하게 들렸다.

충무공전, 임진록, 거상, 군주, 아틀란티카, 삼국지를 품다, 영웅의 군단 등 굵은 게임 이력을 가진 김태곤 상무가 ‘영웅의 군단’ 사례를 통해 본 모바일MMORPG 만들기’라는 주제로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 2014(이하 NDC14) 강단에 섰다.

이날 강연에서 김태곤 상무는 “과거 PC게임을 개발할 때는 정말 라면 먹으면서 잠 안자고 게임을 개발했지만 점점 게임 시장도 대규모 산업화가 되면서 지금은 그렇게 개발하는 곳이 없다”며 “모바일게임도 자본, 인력, 투자 파워가 아이디어를 조금씩 압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발사 입장에서는 결코 좋은 것은 아니지만 이것이 현실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낙담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모바일 시장 성장과 함께 개발 규모도 늘어나면서 점점 PC MMORPG의 개발 경험이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 김태곤 상무는 앞으로 모바일 개발도 PC MMORPG 개발처럼 조직력을 갖춰야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해 과거 제로 베이스 상태에서 창업하는 일들이 점점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곤 상무는 “한동안 PC게임 개발자들이 패닉 상태였다. 시장 자체가 줄어들었으니까 사양 산업이 아닌가 생각하겠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며 “PC게임을 개발했던 경험이 이제 모바일에서 충분히 경쟁력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영웅의 군단에서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김태곤 상무 강연의 핵심은 ‘PC의 MMORPG를 어떻게 성공적으로 모바일에서 구현할 수 있는가?’였다. 퍼즐, 러닝, 시뮬레이션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나오는 현시장 상황에서 변별력을 갖춘 게임을 구상하고 또 개발한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며 또한, 어렵게 변별력을 갖췄다고 하더라도 생명 주기가 짧은 모바일 시장의 특성상 기억 속에 잊혀지곤 한다. 이런 환경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했는지에 대한 내용을 영웅의 군단 성공 사례를 비교하며 강연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