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타 2가 e스포츠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한국 시각 27일, 도타2 최대 규모의 대회인 디 인터내셔널 4(이하 TI4)의 총 상금이 천만 달러(101억 5,700만 원)를 돌파했다. 160만 달러의 기본 상금으로 시작한 TI4의 총 상금은 5월 11일 기록서 판매가 시작된 이후 47 48일동안 840만 달러, 520%가 넘는 금액이 추가됐다.

e스포츠 역사상 천만 달러의 벽을 넘은 게임은 도타2가 유일무이하다. TI4 이전 최다 규모 대회는 지난 해 열렸던 TI3로 약 290만 달러의 규모로 치러졌다. 리그오브레전드의 최대 규모 대회인 롤드컵의 경우 지난 해 총 상금이 200만 달러였으며, 올해 규모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스포츠 전체를 통틀어서도 천만 달러는 상당한 규모임을 알 수 있다. 현재 진행중인 브라질 월드컵 본선 무대에 진출한 32개국은 출전수당과 참가 준비비 명목으로 950만 달러를 손에 쥐었다. 16강에 진출한 팀들이 추가로 받는 금액은 900만 달러이다. 메이저 골프 대회인 2014년도 PGA 챔피언십 총상금 규모는 현재 TI4의 상금과 동일한 천만 달러이다.

▲ 기록서 판매 이후 시간별 TI4 상금 증가량(출처=사이보그맷)

TI4가 천만 달러의 목표 상금에 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e스포츠에 성공적인 클라우드 펀딩 시스템을 도입한 밸브의 노력이 있었다. 지난해 열린 TI3에서 기록서라는 아이템을 처음으로 선보인 밸브는 팬들에게 대회 예측과 선수 카드의 수집, 자신이 원하는 선수로 팀을 구성하는 환상 팀 리그 등을 제공하며 소통이 자유로운 'e스포츠'의 장점을 극대화 시켰다.

도타 2 유저들의 열정 역시 뜨거웠다. 지난 해 75일 간 약 100만 달러의 상금이 추가된 것과 달리, 올해는 불과 하루만에 100만 달러 이상의 상금이 추가되면서 TI3의 총 상금 규모를 웃돌았다.

TI4의 총 상금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진기한 기록도 이어졌다. 혼자서 4억 원 가량의 아이템을 구매하면서 단숨에 1억 원 어치의 상금을 증가시킨 유저라고 추정되는 스크린샷이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궜는가 하면, TI4의 상금 규모가 이를 제외한 역대 도타 2 대회 상금의 총 합을 넘어서기도 했다.

한편, 밸브가 다시 한 번 목표 상한 금액을 수정할 지 여부를 놓고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밸브는 이미 지난 달 21일 최초 목표였던 6백만 달러가 10일 만에 달성됨에 따라, 한 차례 목표 금액을 조정한 바 있다. TI4의 총 상금 증가가 현재 진행중이며, 본선 무대가 열리는 18일까지 20여 일 가량이 남아 있는 만큼 다시 한 번 목표 금액이 상향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함께 TI4 본선 무대가 펼쳐질 시애틀 키 아레나의 '전석 매진' 역시 무난히 달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년간 디 인터내셔널은 2,500여 명을 수용 가능했던 베나로야 홀에서 펼쳐졌다. NBA 시애틀 슈퍼소닉스의 홈 구장으로도 잘 알려진 키 아레나는 1만 7천여 명을 수용할 수 있다.

TI4는 8일 한국의 MVP 피닉스가 출전하는 와일드카드전을 시작으로 9일부터 14일까지 본선 진출 16개 팀의 서바이벌 승부가 펼쳐진다. 이어 18일부터 21일까지 최종 본선에 진출한 8개 팀이 최후의 일전을 펼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