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이병권은 경기장 안에서나 밖에서나 항상 밝은 선수다. 이병권 선수 근처에서는 항상 웃음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밝다. 이병권의 밝음은 KT 애로우즈의 원동력이다. 어리고 정신력이 약한 천재들을 이병권이라는 조미료가 잘 어울리게 했다.

이병권은 작년 롤챔스 섬머 2013에서 KT 불리츠의 정글러로 결승전을 치른 적 있다. 폭우가 쏟아지는 잠실에서 '승승패패패'를 당하며 SKT T1 K에게 역전패당했다.

이후 KT 롤스터는 리빌딩을 통해 불리츠 팀에 있던 이병권을 애로우즈로 전격 투입했다. "당장 잘 굴러가는 KT 불리츠를 왜 망가뜨리느냐"같은 말도 있었지만, KT 롤스터의 이지훈 감독은 묵묵히 자신의 일에 집중했다. 이지훈 감독은 당시 리빌딩 시기에 가졌던 인터뷰에서 "생각 없이 막 들이대는 패기 있는 팀으로 구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병권은 KT 애로우즈의 주장이 되어 팀을 이끌고 있다. KT 애로우즈는 지난 시즌에 돌풍을 일으켰다면, 이번 시즌은 폭풍을 동반한 천둥 번개까지 가지고 돌아왔다. 개성 넘치는 천재들이 각자의 역할에 충실한 KT 애로우즈는 지난 시즌 준우승팀인 나진 실드를 꺾었고, 8강, 4강 모두 5세트까지 가는 장기전까지 겪으며 정신력까지 갖췄음을 증명했다.

우승을 재도전하는 이병권은 삼성 블루라는 거대한 산을 넘어야 한다. 이번 시즌 승률이 85%에 육박하는 강팀이다. 더 무서운 점은 슈퍼 플레이어와 조연들이 완벽하게 어우러진 '절대 질 것 같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병권의 우승 재도전은 절대 쉽지 않다. 하지만 특유의 넉살과 유쾌함을 가지고 두려움을 극복한다면, 그 벽이 절대 넘지 못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도 깨달을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