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가 한국어를 지원하는 스팀 게임들의 등급분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인디게임 개발사 터틀크림의 박선용 대표는 23일 트위터를 통해 "스팀에서 한국어를 지원하고 있는 해외 게임 개발자가 최근 밸브에게서 연락을 받았다"고 전했다. 메일 내용에 따르면 게임위는 스팀 측에 심의를 받지 않은 채로 한국어를 지원하는 게임의 목록을 보냈고, 한국어 서비스를 위해서는 심의를 받아야 한다고 연락했다는 것.

하지만 그 개발자는 등급분류를 신청할 수 없었다. "게임위의 영어 페이지에서는 심의를 받고 싶어도 받을 수 있는 링크가 없고, 문의 메일 주소조차 찾을 수 없었다"는 것. 박선용 대표는 전화를 통해 "이 개발자 말고도 다수의 해외 인디게임이 밸브에게서 같은 연락을 받았다"고 추가로 밝혔다.

▲ 터틀크림 박선용 대표의 트위터


실제로 SNS에서는 한국 심의 관련해 연락을 받은 개발자들의 말이 흘러나왔다. 공식 한국어를 지원하는 인디 게임 '디펜더스 퀘스트'를 개발한 라스 도우셋(Lars Doucet)은 같은 날 자신의 트위터에서 "스팀에서 한국어 서비스를 하려면 한국의 등급분류를 받기를 권한다고 메일을 받았다"고 밝혔다.



게임위 관계자는 인벤과의 통화에서 "미심의 한국어 지원 게임을 차단하려는 의도는 없으며, 국내법을 안내하고 미리 도움을 주려 했다"고 해명했다.

스팀 차단 이슈가 불거진 후 취한 행동이 아닌, 그보다 이전인 8월 페이스북 게임 차단이 이루어졌을 때 안내 메일을 발송했다는 것. 또한 이번이 첫 연락이 아니라, 2012년부터 한국어를 지원하는 게임들에 꾸준히 심의를 요청해왔다고 말했다.

"한국어를 서비스하는 인디게임은 국내법에 의해 등급분류를 받아야 하는데, 의향 있는 업체들이 있다면 도와주겠다"는 것이 게임위가 보냈다는 메일의 골자다. 심의 받는 것을 거부하더라도 기존 국내 유저들이 있기 때문에 섣불리 차단하진 않을 것이며, 앞으로 밸브와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대책을 협의해나갈 것이라고 게임위는 밝혔다.

게임위 영문페이지에 심의 링크와 문의 방법이 전혀 없다는 불만에는 "박주선 의원실에서도 국정감사를 통해 지적한 부분이며, 최대한 빠르게 개선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 '디펜더스 퀘스트' 개발자 라스 도우셋의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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