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게임사 빅포인트가 개발한 액션 MMORPG '드라켄상'이 다시 한국 시장에 도전한다.

5일부터 진행된 KGC2014 첫째 날, 연단에 오른 빅포인트 개발자들은 '드라켄상'의 리테일 개발 여정을 이야기하는 동시에 드라켄상 한국 서비스 계획을 처음으로 밝혔다.

'드라켄상'은 NHN엔터테인먼트 퍼블리싱을 통해 2013년 9월 한국 오픈서비스를 시작했으나, 접속자 감소로 인해 최근 서비스 종료를 알렸다. 빅포인트가 서비스하기로 밝힌 '드라켄상'은 작년의 문제점을 대폭 개선해 공평성과 접근성을 강화한 버전이다.

KGC2014 강연을 진행한 조나단 린세이 시니어 프로듀서와 메츠 크렌젤 기술 프로젝트 매니저는 "드라켄상이 큰 문제를 안고 있었다. 재미도 없고, 공평하지도 않았고, 접근 용이성도 없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이 게임은 형편없는 수준이었고, 매출이 5만 유로 가량 떨어지고 있었다"며 자사의 게임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개발자들의 자료에 따르면, 빅포인트는 드라켄상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사내 모든 직원과 포럼의 플레이어들을 통해 개선 의견을 듣고 반영했다. 퍼널 체킹(1레벨부터 한시간 뒤 게임을 종료하기까지의 과정을 살피는 일)을 거치고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에 AB테스트를 진행하면서 더 재미있고 공평한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현재 매월 15% 이상 매출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고 발표혔다.

유럽에서 성공적인 게임을 만드는 방법에 정답은 없으나, 가장 기본이 되는 성공 요소로 재미있는 게임, 공평한 게임, 접근이 쉬운 게임이라는 세 가지 특성을 꼽았다.

이어 "드라켄상을 한국에 가져오기 위해 노력했고, 자랑스럽게 발표할 수 있게 되었다"면서 "2주 뒤 지스타2014에서 공식 발표를 할 것이며, 거기에서 우리를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다음은 강연에 참석한 청중들과 나눈 일문 일답이다.





Q. 한국 시장은 지속적으로 인기를 끄는 캐주얼 게임이 많다. 한국 시장을 공략할 만한 계획이 있는지, 그리고 한국 게임이 독일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지 궁금하다.

한국 게임시장은 독일의 다섯 배라고 알고 있다. 독일 내 매출은 우리 전체에서 30% 정도다. 아직 한국에서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 1년 전 출시를 시도했지만 그때는 게임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다시 온 것이다.

게임 자체가 재미있고 탄탄하다면 한국의 유저들도 관심을 가질 것이라 예상한다. 우리 희망사항이기도 하다. 중국에도 내년에 진출할 생각이다. 한국 게임들이 독일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재미있고 접속하기 쉽다면 될 것이다. 한국에 재미있는 게임이 많다. 한국 게임들의 전망은 밝다고 본다.


Q. 빅포인트를 포함해 독일계 게임사에 취업하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이 필요한가?

어떤 일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항상 재능을 찾는 중이다. 좋은 인재가 있다면 언제든 채용할 생각이 있다.


Q. 독일 쪽에 취업하려면 영어와 독일어에 전부 능숙해야 하나?

독일어는 필요 없다. 다만 영어는 잘 해야 한다. 나도 독일어 잘 못한다(웃음).


Q. 한국 현지화 버전은 유럽이나 북미 버전과 어떤 점이 다른가?

기본적으로 게임 시스템을 많이 수정했다. 국내법 요건을 따라야 했기 때문이다. 매 시간마다 접속시간 경과 알람을 울려야 하는 법규를 따른다거나. 독일은 그런 기술적인 면에 규제가 없다.

한국 시장에 맞는 커스터마이징은 아직 없다. 우선 소프트 런칭으로 시작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유저들에게 피드백을 받으려 한다. 아직 한국 시장을 잘 알진 못한다. 게임을 즐겨보고 피드백 주실 분이 많길 바란다.


Q. 웹에서 동작하는 게임인데, 한국에서는 급격하게 모바일로 시장이 넘어가고 있다. 안드로이드 등으로 이식할 계획은 없나?

서양 쪽에서는 이탈율이 많았던 이유가 자바를 설치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설치할 필요가 없다. 선택에 따라서 브라우저가 아니라 일반 게임처럼 다운로드해서 즐길 수도 있게 되었다. 그래서 MAC 환경에서는 게임을 다운로드해 실행이 가능하다.

모든 시장 분야가 모바일로 이동하는 건 사실이다. 모바일은 너무나 경쟁이 치열하다. 천재적이지 않는 한 성공을 못한다고 볼 수도 있다. 빅포인트 역시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고 출시한다. 앞으로는 드라켄상도 모바일 게임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고 실제 논의가 있다.

하지만 완전히 다른 게임으로 만들어야 한다. 터치 등 부분에서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PC 버전을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게임 전체에서 재미있는 요소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 단기 목표는 아니라 보류하고 있지만, 모바일로 개발할 기술 준비는 모두 되어 있다.


Q. 이미 한국 퍼블리셔를 통해 서비스를 했다가 중단한 적이 있다. 지난 실패 원인에서 어떤 성공 요소를 추가할 생각인지.

실제 드라켄상 예전 버전은 유럽 주요 시장에서만 성공적이었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성공하지 못했다. 솔직히 말하면, 게임 자체가 별로였다.

한국은 우수한 게임을 만들어내고 우수한 유저도 많다. 따라서 완벽하지 않다면 성공할 수 없을 거다. 하지만 이번에 개선된 드라켄상은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유저들도 굉장히 만족스러워 한다. 이번에는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성공적일 수 있다고 예상한다. 물론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많은 개발사는 투자한 만큼 바로 수익을 내려 하는 편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조금 더 장기적인 시각으로 임할 것이다.


Q. 서비스할 적에 디아블로 시리즈의 하위호환이라는 평이 한국에서 있었다. 이번 서비스에서는 어떤 차이점을 내세울 수 있을까?

맞다. 처음 전략은 디아블로2와 같은 게임이었다. 그것만으로는 불충분했다. 그렇다면 디아블로 시리즈를 하지 왜 드라켄상을 하겠는가.

그래서 이번에는 다르게 접근했다. 디아블로는 사회적 경험을 주지 못한다. 우리는 길드를 만들 수 있고, 현재 길드전을 하고 길드홀을 만들 수 있도록 작업하고 있다. 그런 우리만의 장점을 만들어서 디아블로와 좋은 의미로 비교될 수 있게끔 하고 싶다. 사회성을 부여한다는 것이 차별화 요소라고 생각한다. 지금 런칭은 준비했지만 사회적 경험을 풍부하게 하는 작업이 남아 있다.


Q. 독일 직장의 모습이 궁금하다. 한국 게임사는 철야를 한다거나, 월급이 밀린다거나, 사내 정치가 있다거나 하는 모습이 많다. 정책 지원은 어떤지도.

노동자 편에 서는 정책들이 많다. 빅포인트도 사내에 노사위원회가 있다. 직원들의 이권을 대변하고, 언제나 고충을 들어주곤 한다.

EU 차원에서도 주 48시간 근무를 초과하면 불법이다. 회사가 요구할 수도 없다. 빅포인트는 노동 시간을 주 40시간으로 제한하고 있다. 나는 지난 주 지각을 했고, 버그를 급하게 잡느라 야근을 했다. 그랬더니 다음 날 노사위원회에서 경고가 왔다. 한국은 야근이 당연시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 환경에 많은 차이가 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