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라이즈'라는 게임, 최근에 본 적이 있는가? 이 게임의 정체는 바로 빅포인트의 웹 RPG, '드라켄상'이다. 국내에서는 NHN이 선보였던 게임으로, 지나친 과금제로 많은 불만을 샀고, 결국 접속자 수 감소로 서비스를 종료했던 게임. 이후 빅포인트는 지난해 4월, '드라켄상'의 한국 시장 재런칭과 함께 대규모 업데이트를 예고했다.

지난해 4월에 대규모 업데이트를 예고했던 시기는 바로 지금. 올해 여름이었지만 아직까지는 다른 소식은 없었다. 혹시나 다른 소식을 들을 수 있을까 하고 게임스컴의 빅포인트의 부스를 찾았다. 게임스컴의 현장에서 만난 '드라켄상'은 유럽에서 큰 인기를 뽐내듯 부스에서는 많은 방문객이 있었고, 그곳에서는 빅포인트의 한국 지사의 오영훈 지사장과 총괄 PD인 '조나단 린지'를 만나 드라켄상에 대해 소식을 들어볼 수 있었다.

'드라켄상'은 이번 대규모 업데이트와 함께 '드래곤라이즈'로 새롭게 태어난다. 최대 레벨 상향과 더불어 신규 지역 오픈, 그리고 스킬 트리의 대거 개편. 그리고 웹 기반의 서비스를 클라이언트 방식으로 교체했고, 국내 시장에서 크게 반발을 산 과금 모델들은 과감하게 제거했다. 그리고 국내 시장에 다시 도전할 것이라고. 한국 시장 재런칭에 임하는 그들의 각오를 들어봤다.

▲ 빅포인트의 조나단 린지 PD(좌측 2번째)와 오영훈 한국 지사장(좌측 3번째)

Q. 먼저 자신과 빅포인트의 '드래곤라이즈' 개발팀에 대해 소개를 부탁한다.

=현재 '드래곤라이즈'의 프로듀서를 맡고 있는 '조나단 린지'(Jonathan Lindsay)라고 한다. PD직을 맡고 있는데 좀 애매하다고 할까. 일단 개발팀은 약 55명 정도가 있다. 직접 프로그래밍을 하는 건 아니다. 나는 팀의 '비전'을 관리하고 있고, 그에 대해서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팀을 이끌고 있다.


Q. '비전'을 관리한다는 것이 좀 신기하다. 구체적으로 설명해줄 수 있나?

=게임을 개발하면서 잡는 목표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드래곤라이즈'의 비전은 4가지다. 전투와 아이템, 그리고 웅장한 세계관과 함께 플레이하는 재미. 커뮤니티라고 보면 된다. 개발팀도 서로 하는 업무가 다르지 않나. 개발팀에 속한 각각의 팀들이 어떤 비전에 초점을 맞춰서 작업을 해야 하는지 제시해주는 역할이랄까. 그렇게 팀을 세팅하고 개발자들을 이끄는 임무를 맡고 있다.


Q. '드래곤라이즈'는 한국 시장에도 '드라켄상'으로 도전을 했다가 서비스를 종료한 적이 있었다. 이번에 다시 '드래곤라이즈'로 도전을 한다고 들었는데, 준비는 어떻게 돼가고 있나?

=우리가 전에 '드라켄상'으로 런칭했을때는 분명히 실수가 많았다. 분명히 우리의 잘못이고, 이번에 새로 도전하는 '드래곤라이즈'는 많은 부분에서 변화가 이뤄졌다. 아이템 확인에도 과금이 필요했던 끔찍한 과금 요소도 대거 뜯어고쳤다. 지금은 인벤토리도 넉넉하게 제공하고, 지식트리로 제공하던 편의기능(귀환, 기능 단축키, 탑승제한)도 다 무료로 풀었다. '드라켄상'으로 서비스할 때는 너무 많은 과금이 들어가 있었다.

과금은 편의를 제공해야 하지, 기본적인 게임 플레이를 방해하는 요소로 들어가면 안 된다. 이번에 서비스할 '드래곤라이즈'에서는 기본적인 플레이를 방해하는 과금, 금전적인 요소는 거의 다 빼놨다.

한국에서 받은 피드백도 게임에 많이 적용했다. 초반 플레이 난이도도 많이 낮아졌고, 퀘스트나 동선도 많이 개선했다. 예전에는 초기 레벨에 '드라켄상' 세계에 들어오면 덩그러니 방치된 기분이라 정착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그런 부분도 자연스럽게 퀘스트를 수행하고 사냥을 즐길 수 있도록 전체적인 초반 가이드라인을 손봤다. 예전보다는 많이 쾌적할 것이다.

그리고 이번 대규모 업데이트로 '드래곤라이즈'로 이름도 바뀌고, 이제 웹 방식을 벗어나 클라이언트 설치 방식의 게임이 될 것이다.

과금으로 해결해야 했던 부분들에서 대부분 과금요소가 제거됐다.

Q. 게임명이 '드라켄상'에서 '드래곤라이즈'로 게임명이 바뀐 이유가 궁금하다.

=게임명에 대해서는 원래 내부에서도 많은 이슈가 있어서 변경하게 됐다. 가장 많은 요청을 받은 건 한국팀이었다. 일단은 '드라켄상'은 웹게임이라는 인식이 있어서, 그걸 바꿔보고자 했다. 이번에 대규모 업데이트가 되면서 많은 부분이 바뀌기도 하고.

'드라켄상'은 원래 '블랙아이'라는 유명한 독일의 소설이 있는데, 거기에서 나오는 산의 이름이다. 소설로도 유명하고 TRPG로도 독일에서는 상당히 유명하다. 다만 '드라켄상 온라인'은 '블랙아이'와는 크게 연관은 없고, 그냥 오리지널 IP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름이 바뀐 또 다른 이유는 좀 깊게 설명을 해야 할 듯하다. 게임 스토리 상 영웅들이 사는 세계는 '드라켄'이고, 드라켄을 침공한 악의 세력이 머무르는 곳은 '안데르월드'다. 이곳은 용이 지배하는 세상이고, 군주 또한 용이다. 이전까지는 모습을 크게 드러내지 않았는데, 이번 확장팩부터는 본격적으로 용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신규 보스 역시 용이 준비되어 있고, 앞으로도 용들이 많이 등장할 예정이다. 그래서 이름을 '드래곤라이즈'로 선택했다.


Q. 이번에 적용되는 '드래곤라이즈'의 대규모 업데이트에 대해서 소개를 부탁한다.

='확장팩'의 개념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8월 26일에 새로운 확장팩이 적용될 예정이며, 2년 만에 등장하는 확장팩이다.

새로운 확장팩에서 플레이어들은 새로운 대륙에서 모험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고, 드워프 여왕의 부탁을 받아 세 개의 심장을 지켜내는 이야기를 경험하게 된다. 새로운 대륙에는 18개의 지역이 새롭게 추가되고, 최대 레벨 역시 45레벨에서 50레벨로 확장된다. 그리고 새로운 몬스터 18종이 추가되고, 훨씬 더 좋은 보상을 주는 '챔피언' 몬스터들도 만나볼 수 있다.아이템 드랍율도 많이 상향됐다.

신규 지역에서는 새로운 아이템 디자인도 선보인다. '세트 아이템'이라고 하면 될 것 같다. 직업별로 세트 아이템이 드랍되고, 세트를 모으면 스킬에 다른 효과가 추가되는 등 기존에 있던 아이템보다 훨씬 좋은 성능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 전체적으로 맵 이벤트와 그래픽이 개선됐다. 일단 게임 분위기가 어두운 편이라, 캐릭터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요청이 많아 캐릭터 주변에 라이팅도 강화해서 쉽게 캐릭터를 볼 수 있게 만들었다. 그리고 신규 지역의 맵들은 퀘스트를 진행하거나 시간에 따라서 변화가 있을 것이다. 퀘스트를 진행하다 보면 강이 얼어붙어 새로운 길이 열리면서 지나갈 수 있는 등, 나름의 기믹 요소도 있다.

아직 수정하고 있는 부분이 좀 있어서, 바뀔 수도 있을 것 같다. 조만간 좀 더 상세한 소식을 전달할 기회가 있을 것 같다.


Q. 캐릭터의 스킬에도 변화가 있을 예정인가?

=그렇다. 이전 버전에서는 스킬 트리가 다양하지 않았고, 누가 봐도 따라가야 할 하나의 빌드와 같은 스킬 트리가 존재했다. 그래서 게임의 재미가 크게 떨어진 것으로 판단했다. 사람마다 개성이 있는데, 스킬트리도 여러 가지로 나뉘어 다양한 플레이를 할 수 있는 게 좋지 않겠나.

그래서 이번에 스킬 트리 인터페이스가 완전히 바뀌었다. 기존에는 레벨업을 하면 스펠 트리가 언락이 되는 상태였는데, 이번에는 스펠트리를 유저들이 직접 선택할 수 있고 제한된 포인트 내에서 계속 변경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그리고 스펠 탭도 2개로 늘어나 자신이 원하는 대로 특성을 스위칭할 수 있다. 같은 스킬이라도 투자한 특성에 따라서 연사 속도라던가, 대미지를 더 늘릴 수 있는 특성들이 많다.

스킬 말고도 캐릭터를 직접 강화할 수 있는 패시브 특성도 추가됐으며, 여기도 포인트 분배를 할 수 있다. 기존과 완전히 달라진 스킬 시스템을 선보인 거라고 보면 된다. 그리고 PvP 스킬탭도 추가돼서 PvP를 즐기면 포인트를 차곡차곡 쌓아 성장에 투자할 수 있다. 변경된 스킬 시스템으로 취향에 따라서 캐릭터를 세팅할 수 있을 것이다.

▲ 신규지역 '로어텍' 트레일러 영상

Q. 한 번 실패를 본 시장에 재도전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한국 시장에 도전하는 이유가 따로 있는 것 같다.

=한국은 온라인 RPG 시장에서 정말 중요한 시장이다. 그만큼 좋은 게임도 많고, 플레이어들의 수준도 상당히 높다. 그리고 한국은 우리가 너무 안일하게 생각해서 실패했던 시장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지적받은 부분을 많이 고쳤고, 직접 서비스를 하면서 역량을 제대로 보여주고 싶다. 그런 말도 있지 않나. 한국에서 온라인 RPG를 성공한다면 전 세계 어디를 가서도 성공할 수 있을 거라고. 그만큼 우리도 한국 시장에서 인정을 받아보고 싶다. 각오한 만큼 게임도 많이 고치며 준비했으니 기대해도 좋다.


Q. 한국에서 만든 RPG들에게도 많이 배운 점이 있을 것 같다.

=RPG를 개발하는 데 있어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나 서구권의 게임들도 많이 해보긴 했다. 하지만 한국 게임을 가장 열심히 플레이했다. '리니지2'의 다크엘프를 열심히 플레이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한국 지사로부터 게임 소식들을 많이 듣는데, 한국의 MMORPG들이 전반적으로 완성도가 높다.

캐릭터의 외형이라던가, 기본적인 즐길 콘텐츠도 많고, 커뮤니티적인 요소나 채팅 시스템, 소셜 피쳐 역시 뛰어나다. 큰 세계관과 월드 사이즈 등 다각적인 측면에서 MMORPG는 한국이 정말 강하고 인상이 깊다.

실제로 개발팀과 대화를 하는데도 한국의 MMORPG들을 예로 들었다. 우리 게임도 좋지만, 다른 게임과 비교하면 모자란 부분이 어디인지 알 수 있고 그걸 채우려면 많이 배우고 연구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개발팀도 한국의 MMORPG들을 보면서 배운 점이 많다.


Q. 한국 시장에 재런칭하는 각오를 듣고 싶다.

=빅포인트는 한국 시장을 정말 중요하게 보고 있다. 그래서 한국에 지사를 세웠고 직원들도 계속 채용하면서 한국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 인정을 받고 싶다고 할까. 유럽에 많은 게임 개발사들이 있지만, 한국에 지사를 연 곳은 별로 없다. 직접 투자를 하는 만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봐주시면 좋겠다.

그리고 한 번 실패한 게임을 재런칭한다는 건 앞에서도 말했듯이 어려운 일이다. 개발코스트가 새로 들어가고 자원도 투자해야 하고…그만큼 우리가 한국 시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걸 유저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 어색한 표현이 많았던 부분도 다시 작업해서 지금은 꽤 매끄러운 표현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관심을 가져주시면 보답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해서 게임을 서비스하도록 하겠다.

▲ 그래픽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