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 히어로즈에서 가장 많은 영웅을 배출한 세계관은 어디일까요? 그건 다름 아닌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WoW)입니다. 33명의 영웅 중 18명이 WoW의 세계관 출신으로, 나머지 세계관인 스타크래프트2와 디아블로3의 영웅들을 합친 것보다 많은 수준이죠. (스타크래프트2 : 9명, 디아블로3 : 6명)

MMORPG인 WoW 특성상, 등장하는 캐릭터가 워낙 많으므로 다른 게임에 비해 영웅 점유율이 높은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스타크래프트나 디아블로 위주로 플레이해온 유저들 입장에서는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나 디아블로 세계관 영웅은 6명으로, 9명의 영웅을 보유한 스타크래프트2보다도 적은 형편이기 때문이죠.

그래서인지 블리자드는 2014년 블리즈컨에서 향후 개발 예정인 영웅들로 디아블로 세계관 출신 3명을 공개한 적이 있습니다. 공개된 영웅은 해골왕, 도살자, 성전사로, 기술 구성이나 역할군에 대한 정보 없이 모델링된 캐릭터 모습만을 선보였습니다.

하지만 위 영웅들은 저마다 고유 능력과 특징이 뚜렷한 편이라 어떤 기술을 가지고 전장에 나타날지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을 듯합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개발 예정인 디아블로 세계관 영웅 중 해골왕의 배경과 특징, 기술 구성에 대해 살펴보려고 합니다.


▲ 2014 블리즈컨에서 공개된 세 영웅의 모습. 왼쪽부터 해골왕, 도살자, 성전사




▣ 해골왕 (레오릭 왕) : 배경 이야기

해골왕은 디아블로 1편과 3편에서 중간 보스로 등장하는 몬스터입니다. 하지만 한낱 몬스터로 치부하기에는 상당한 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해골왕의 전신인 '레오릭 왕'은 역대 디아블로 숙주들의 시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디아블로 1편의 알브레히트 왕자와 2편 '어둠의 방랑자' 아이단의 아버지이며, 3편의 디아블로 숙주인 레아의 할아버지임과 동시에 5막의 중간 보스로 등장하는 아드리아의 시아버지가 되시는 인물이지요.





◆ 칸두라스의 왕, 레오릭의 타락

레오릭은 본래 자카룸 제국의 지주였으나, 케자니력 1258년에 자카룸 교단의 간곡한 청탁으로 서쪽 대륙 변방인 칸두라스 지방의 왕이 됩니다. 이때 자카룸 교단에서 파견한 대주교 라자루스의 권고에 따라 칸두라스 지역의 작은 마을인 '트리스트럼'에 자리를 잡습니다.




트리스트럼에는 낡은 사원이 하나 있었는데, 이곳이 바로 이백 년 전 디아블로의 영혼석을 숨겨둔 미로 위에 지어진 호라드림 사원이었습니다. 레오릭은 이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사원을 개조해 자카룸 대성당을 세우게 되고, 대주교 라자루스에 의해 속박이 풀린 디아블로의 영향으로 서서히 미쳐갑니다.

이후 분별력이 사라진 레오릭 왕은 라자루스의 간교에 넘어가 충신 라크다난에게 서부 반도 왕국의 침략을 명령하기에 이릅니다. 라크다난은 이 모든 것이 라자루스의 계략임을 알았지만 이미 실권을 장악당한 상태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첫째 왕자인 아이단과 함께 서부 원정을 떠납니다.

서부 원정대가 출발한 직후, 트리스트럼에 남아 있던 둘째 왕자 알브레히트가 실종되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이에 광분한 레오릭 왕은 왕자의 행방을 묻는다는 이유로 백성들을 잡아 고문하거나 처형하길 서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사실 알브레히트를 납치한 것은 대주교 라자루스였습니다. 레오릭의 영혼을 잠식하려던 디아블로의 시도가 그를 미치게 하는 정도에서 그치자, 이번엔 유약한 성격의 알브레히트를 대상으로 삼은 것입니다.


▲ 디아블로에게 영혼을 빼앗기지 않은 대신 미쳐버린 레오릭 왕


◆ 칸두라스의 왕에서 해골왕으로

한편 서부 원정을 떠났던 라크다난은 전쟁에서 대패하여 얼마 되지 않는 생존자만을 데리고 트리스트럼으로 돌아옵니다. 그러나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공포에 떨고 있는 백성들과 광기에 젖은 왕이었습니다. 레오릭 왕이 더 이상 걷잡을 수 없는 상태에 빠져버렸다고 판단한 라크다난과 그의 기사들은 왕을 살해하는데, 이때 레오릭 왕이 죽어가면서, "너희는 죽어서도 칸두라스의 왕을 섬길 것이다."라는 무시무시한 저주를 남깁니다.

비록 군주를 살해했지만 충심은 여전했던 라크다난은 레오릭 왕의 시신을 성당 지하 묘실에 안치할 생각이었습니다. 기사단을 이끌고 성당 지하로 내려가 레오릭 왕의 시신을 묘실에 안치하려는 순간, 디아블로에 의해 레오릭 왕이 부활합니다. 다만 인간의 형상이 아닌 거대한 해골 악마의 모습으로 말입니다. 부활한 레오릭, 아니 '해골왕'은 묘실 안에서 기사들을 도륙하기 시작했고, 라크다난은 끝까지 응전하다 가까스로 묘실을 빠져나오게 됩니다.

죽음은 면했지만 레오릭 왕의 저주로 인해 영혼이 타락하기 시작했음을 깨달은 라크다난은 이대로 트리스트럼으로 돌아가면 백성들에게 화를 입히게 될 것을 우려해 지하 더 깊숙한 곳으로 가서 자신을 구원할 방법을 찾기로 합니다.


▲ 디아블로3 1막- 왕가의 묘실에서 볼 수 있는 레오릭 왕의 최후

▲ 디아블로 1편과 2편에서 얻을 수 있는 라크다난의 투구 '철의 장막'


이후 레오릭 왕은 '해골왕'의 모습으로 디아블로의 수하가 되어 성당 지하를 지키게 됩니다. 첫째 왕자인 아이단에 의해 처단되기 전까지 말이죠.

레오릭 왕의 시신을 안치하기 위해 성당 지하로 내려간 라크다난과 그 수하들이 돌아오지 않자 백성들은 불안에 떨었습니다. 그러자 여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던 대주교 라자루스가 나타나, 성당 지하에 알브레히트 왕자가 악마에게 붙잡혀 있다며 구출대를 조직해 성당 지하로 끌고 갑니다.

하지만 구출대 역시 다시는 소식이 없었습니다. 디아블로 1편을 플레이해본 유저라면 '도살자'에 의해 신선한 만찬이 됐으리란 걸 능히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첫째 아들 아이단에게 처단당하다.

트리스트럼의 성당 지하에 악마가 도사리고 있다는 소문은 사방으로 퍼졌습니다. 많은 모험가들이 금은보화를 노리거나 담력을 시험하고자 지하 계단을 밟았으나 그 누구도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라크다난과 함께 서부 원정을 떠났던 첫째 왕자 아이단이 트리스트럼으로 돌아옵니다.

자신의 고향과 가족에게 벌어진 지난 일들을 전해 들은 아이단은, 악마를 처치하고 동생 알브레히트를 구해오겠다며 모험가들과 함께 성당 지하로 들어섭니다. 그러나 땅밑에서 아이단이 만나게 된 것은 악마가 아니라 디아블로의 하수인 노릇을 하는 아버지, 해골왕 레오릭이었습니다.

케인의 기록에 따르면, 해골왕의 모습이 된 아버지를 본 아이단은 가슴이 찢어지는 듯 아팠지만 물러서지 않았다고 합니다. 라크다난의 기사들을 순식간에 베어 넘겼을 정도로 강력한 힘을 지닌 해골왕이었지만, 아이단과 모험가들의 용맹 역시 만만치 않았습니다.


▲ 아버지에게 도끼질하는 아이단



◆ 비극적인 운명의 시작 - 아이단과 디아블로

해골왕을 쓰러뜨린 아이단은 계속해서 더 깊은 지하로 내려갔습니다. 가까스로 인간성을 유지하며 지하를 떠돌던 라크다난을 만나 그를 구원시켜주고, 아이단과 조우한 순간까지도 디아블로에게 제물을 바치고 있던 대주교 라자루스를 처단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도착한 디아블로의 은신처에서, 아이단과 모험가들은 영혼을 옥죄는 공포에 굴하지 않고 결국 디아블로를 쓰러뜨리는 데 성공합니다.

그러나 이마의 영혼석을 뽑아내자 사그라져 가는 디아블로의 육신 안에서 형체를 드러낸 것은 다름 아닌 알브레히트 왕자였습니다. 이마에 거대한 구멍이 뚫린 채 누워 있는 동생의 시신 앞에서 아이단은 정신이 조각나는 듯했습니다. 이 순간 그가 어떤 생각으로 결단을 내렸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을 겁니다. 그는 잠시 손에 쥔 핏빛 영혼석을 바라보더니 망설임 없이 자신의 이마에 박아넣고 맙니다.

혹자는 아이단의 이러한 결정이 디아블로를 자신의 몸에 영원히 가두어 두려는 복수, 또는 희생정신에서 비롯되었다고 하고, 누구는 이것마저도 디아블로의 계략이었다고도 합니다.

디아블로 1편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만, 레오릭 왕의 고통은 아직 끝난 게 아닙니다. 악마가 되어 아들의 손에 죽임을 당한 뒤에도, 그의 영혼은 안식을 찾지 못하고 묘실에 묶여 있었습니다. 훗날 해골왕의 모습으로 또 다시 일어서기 전까지 말입니다.


▲ 알브레히트의 시신 앞에서 디아블로의 영혼석을 응시하는 아이단

▲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르고 만다. 디아블로2 출시 예정!





▣ 해골왕의 부활과 AOS 영웅으로의 재설계

디아블로 2편의 시작은 트리스트럼이 아니라 칸두라스와 아라녹 사이를 잇는 동쪽 관문의 로그캠프였기 때문에 해골왕이 등장할 여지가 없었습니다. 2편에서는 전작의 주인공이었던 아이단이 끝내 디아블로에게 영혼을 잠식당해, 바알, 메피스토를 차례대로 풀어준 뒤 악마 군대를 모으기 위해 지옥으로 내려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오릭의 팔 한 짝 정도는 구경할 수가 있었습니다.


▲ 유니크 완드 중 하나인 '레오릭 왕의 팔'


디아블로 2편이 출시된 지 무려 12년이 지나서야 발매된 디아블로 3편은, 전작인 2편에서 용사들이 메피스토와 디아블로, 바알을 물리치고 난 뒤로부터 20년이 지난 시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디아블로 1편으로부터는 약 23년이 흐른 셈이죠.

3편의 내용은 천사가 인간을 도왔다는 이유로 천상계로부터 추궁을 당하게 된 티리엘이 스스로 날개를 뜯고 성역으로 추락하는 사건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이때 티리엘이 트리스트럼 성당으로 추락하게 되면서, 그 여파로 트리스트럼 일대의 죽은 자들이 다시 일어납니다.

이와 함께 성당 지하의 해골왕도 살아나게 되면서, 다시금 성당 지하의 중간 보스로서 숱한 모험가들의 도전을 받아줘야만 하는 신세가 됩니다.


▲ 디아블로 3편의 해골왕. 장비를 보강해서 나타났다


긴 세월이 흐른 만큼, 디아블로 3편에서 다시 만난 해골왕의 모습은 많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전작보다 더 화려해진 외관은 물론, 공격 패턴이나 사용 기술 구성이 훨씬 다채로워진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디아블로 3편 베타 버전에서는 해골왕이 등장하는 '왕가의 묘실'까지만 플레이가 가능했기 때문에 한동안 '최종 보스' 행세를 하는 영광을 누리기도 합니다. 그리고 2년 후, 2014년 블리즈컨에서 블리자드의 AOS 장르 게임인 '히어로즈'의 개발 예정 영웅으로 해골왕 레오릭이 공개됩니다.

하지만 다른 게임에서 레오릭이 등장하게 된 것이 히어로즈가 처음은 아닙니다. 이미 워크래프트3 유즈맵을 기반으로 하는 '도타'에서 해골왕 레오릭을 구현한 적이 있습니다.


▲ 워크래프트3 유즈맵으로 제작된 도타 올스타즈의 레오릭 왕

▲ 도타2 망령 제왕의 전신 역시 레오릭 왕이다


'도타'의 레오릭 왕은 빠른 공격 속도와 흡혈을 기반으로 저돌적인 전투를 펼치는 전사형 영웅으로 구현되었습니다. 또한, 해골왕답게 죽음에서 다시 돌아오는 '부활' 기술을 궁극기로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러나 도타에서 레오릭 왕을 영웅으로 구현하기 시작한 시점은 디아블로 3편이 출시되기 전이므로, 사실상 일반 공격 외에는 특징이 없다시피 한 디아블로 1편의 해골왕 레오릭을 모티브로 하여 자유 창작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부활 중인 도타2의 망령 제왕


그렇다면 원조 창시자인 블리자드가 새롭게 부활시킨 해골왕 레오릭의 모습과 특징은 어떨까요? 히어로즈의 차기 신규 영웅으로 발탁될 만큼 고유의 개성과 특징을 지닌 해골왕의 사용 기술을 살펴보고, 히어로즈에서는 어떤 식으로 구현될지 함께 생각해봅시다. (해골왕의 기술명은 모두 임의 명칭입니다)




▣ 히어로즈 신규 영웅 해골왕을 구상해보자!

최초 해골왕이 등장했던 디아블로 1편에서, 해골왕의 패턴이라곤 양손으로 쥔 거대한 칼로 상대를 내려 베거나 사망한 해골을 부활시키는 것뿐이었습니다.

반면, 3편에서는 상대방에게 순간이동을 해 강력한 일격을 선사하거나 거대한 메이스를 휘둘러 전방위 공격을 하는 등의 패턴이 추가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히어로즈에 출시되는 영웅들은 원작의 특징에 충실한 경우가 많으므로, 해골왕 역시 디아블로3에서의 모습을 기반으로 구현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 이하 기술들은 디아블로3의 해골왕을 기준으로 기자가 예상한 것으로 실제 게임상의 등장은 다른 형태가 될 수 있습니다.



■ 고유 능력 : 미치광이 군주의 홀

디아블로 3편에 등장하는 해골왕은 디아블로 1편에서와 달리 거대한 메이스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인데요, 이 메이스는 다름 아닌 디아블로3의 전설 아이템으로 구현된 '미치광이 군주의 홀'이라는 무기입니다. 미치광이 군주의 홀은 스택이 일정치 쌓이면 독발이 일어나 넓은 범위의 적들에게 강력한 피해를 주는 고유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서스의 '서리한'처럼 '미치광이 군주의 홀'도 해골왕의 고유 능력으로 구현된다면 어떨까요?

디아블로에서는 적을 처치할 때마다 스택이 쌓이는 방식이지만, 히어로즈에서는 적을 타격할 때마다 스택이 쌓이는 형태로 바뀌어 나올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독발의 효과 역시 단순히 피해를 입히는 것이 아니라, 적을 느리게 만들거나 다음 공격에 추가 피해를 입도록 하는 디버프 형태가 된다면 해골왕은 독발 스택 관리가 중요한 전략적인 플레이를 요구하는 영웅이 될 것입니다.



▲ 스택이 쌓이면 넓은 범위의 독발로 피해를 입힌다




■ 전진베기

전진베기는 묘실 안의 왕좌에 앉아 있는 해골왕을 깨웠을 때 가장 먼저 사용하는 기술입니다. 전진하며 메이스를 크게 3회 휘둘러 전방위를 타격하고, 이동 궤적을 따라 환영 분신이 생성됩니다.

첫 타격에 큰 경직 효과가 있고, 타격 범위가 상당히 넓으므로 근접한 상태에서 첫 타격을 허용하면 2,3 타까지 맞기가 쉽습니다. 그래서 디아블로3 오픈 초기에 많은 유저들을 저세상으로 보냈던 기술이기도 합니다. 또한 특이하게 아군까지 공격 대상에 포함되어 전진베기 도중 해골왕이 소환한 해골들이 쓰러지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히어로즈에서 이 기술이 구현된다면, 대상에게 전진베기 3타를 모두 적중시킬 경우 강력한 누적 피해를 입힐 수 있거나, 일시적인 기절, 경직 효과를 내는 기술이 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또한, 피해량이 아주 높은 대신 범위 안에 있는 아군 영웅들이 함께 피해를 입게 된다는 설정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 아군 공격이 가능하게 된다면 해골왕이 아니라 트롤왕으로 이름을 바꿔야..





■ 환영 이동

환영 이동은 해골왕이 제자리에 멈춰 섰다가 이동 방향으로 환영 분신이 생성되며 공간이동을 하는 기술입니다. 디아블로에서는 시전 속도가 느려 어디로 가는지 뻔히 보일 수준이었지만, 히어로즈에서는 시전 속도를 대폭 줄여 제라툴의 점멸처럼 고유 이동기로 주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반면, 이동 궤적을 따라 환영 분신이 생성된다는 점에 착안하여, 이동 경로에 위치한 적 대상에게 피해를 입히는 공격 기술로도 탈바꿈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적을 묶어둔다거나 기절시키는 효과는 없지만, 빠르게 지정 방향으로 대쉬하는 형태가 된다면 추격기 및 도주기로 활용이 가능합니다. 유사한 기술로 일리단의 '휩쓸기'가 있습니다.


▲ 이동 궤적에 환영 분신이 남는다. 어쩌면 공격 기술이 될지도!

▲ 일리단의 '휩쓸기' 기술. 피아 구분없이 모두를 공포에 떨게 만든다





■ 환영 급습

갈수록 기술 이름이 거북해지는 것 같습니다. 환영 급습은 해골왕이 사라졌다가 대상 위치에 푸른빛과 함께 나타나 메이스를 휘두르는 기술입니다. 공격 직전에 푸른빛 안개가 먼저 나타나기 때문에 미리 보고 피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또한, 잘 살펴보면 해골왕이 사라지면서 이동 방향으로 환영이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해골왕의 공격 기술 중에 가장 강력한 피해를 자랑하지만, 즉시 시전되는 기술이 아니므로 적중률이 높지 않습니다. 히어로즈에서도 마찬가지로 논타겟 스킬로 구현되거나, 사전에 대상 지점이 표시되는 형태로 상대가 회피할 여지를 줄 것으로 보입니다.



▲ '달의 섬광'처럼 적중 난이도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 해골 소환

디아블로 1편에서의 해골왕은 사망한 해골만을 살리던 것과 달리, 디아블로 3편에서는 해골을 되살려내는 것이 아니라 소환이라는 개념으로 바뀌었습니다. 바닥을 손으로 짚는 동작과 동시에 푸른 안개가 소환 지점으로 이동하며, 그곳에서 해골 궁수 두 마리와 해골 전사 네 마리가 나타납니다.

하지만 이미 소환 계통의 영웅들이 여럿 있고, 해골왕은 소환사라는 느낌보다는 전사의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에 해골들이 꼭 소환물로 구현되리라는 법은 없을 것 같습니다. 히어로즈의 나지보가 사용하는 '폭발 두꺼비'처럼 외형은 소환 기술인 것 같지만 실제로는 단발성 공격 기술이거나, 해골들이 땅밑에서 나타나 발목을 붙잡는다는 식의 설정으로 메즈기로 구현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다른 예로는 아서스의 '사자의 군대' 기술이 있습니다. 소환한 구울들을 희생시켜 자신의 체력을 회복한다는 설정인데, 해골왕은 해골 소환을 통해 체력을 회복하는 대신 공격력이 상승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꼭 소환이 아니라 공격이나 메즈 기술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 공격 스킬인 나지보의 두꺼비 폭발

▲ 소환된 구울을 희생해 체력을 회복하는 '사자의 군대' 기술




■ 궁극기 : 왕의 귀환

그렇다면 해골왕의 궁극기는 무엇일까요? 해골 군대 소환, 초강력 독발, 무려 수십의 환영 분신이 날뛰는 기술까지 상상해봤지만, 지금부터 소개할 일명 '왕의 귀환'보다 더 합당한 기술은 없을 듯합니다.

'왕의 귀환'은 사방에서 레오릭 왕의 장비들이 날아와 해골왕이 완전체로 변신하여 전반적인 능력치가 상승하는 기술입니다. 실제로 디아블로 3편에서 왕좌에 곤히 앉아 있는 해골왕을 깨우면, 근처의 갑주들이 날아들어 그를 무장시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당장 눈에 보이는 그의 장비들은 세 가지뿐이지만, 실제로는 왕관과 무기 두 짝, 반지 한 쌍, 목걸이, 견갑, 완갑까지 8가지나 되며, 전부 디아블로 전설 아이템으로 구현되어 있기까지 합니다.

히어로즈에는 이미 변신 기술을 가진 영웅이 많이 있지만, 사방에서 갑옷과 무기, 반지가 날아들며 변신하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아이언맨이 수트를 입듯이 부위별로 장비가 채워지며 한층 더 위압적인 풍채로 일어서는 해골왕을 볼 수 있길 기대합니다!


▲ 피곤해 보이는 해골왕 주변에 그의 갑주들이 널부러져 있다

▲ 실제 디아블로 3편에 구현되어 있는 해골왕 레오릭의 무구들





▣ 전장의 이야기를 즐기자

지금까지 해골왕에 관련한 배경 이야기, 그리고 디아블로 3편 중간 보스 해골왕의 기술 구성에 대해 간략히 알아보았습니다. 히어로즈의 게임 엔진에 맞추어 모델링 된 영웅 모습 외에는 공개된 정보가 없어, 원작에서 사용하는 고유 기술들만을 가지고 전장에서의 모습을 추측하기에는 아쉬운 점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특성이라는 독특한 요소가 있는 히어로즈이기 때문에 같은 기술 구성처럼 보여도 쓰임새는 전혀 다를 수가 있습니다. 깊은 사연이 있는 해골왕인 만큼, 기존 영웅들과는 완전히 차별화된 모습으로 구현되기를 기대합니다.

또한,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의 묘미는 고유의 특징을 지닌 캐릭터들로 승부를 가리는 것뿐만 아니라, 각기 다른 사연을 지닌 영웅들의 '이야기' 역시 매력적인 요소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두 아들과 손녀까지 모두 디아블로에게 빼앗긴 레오릭과, 만 년 동안 응어리진 동자공 일리단 중 누구의 한이 더 깊을까요?

히어로즈를 즐긴다는 의미는 단순히 전장에서의 전투를 즐기는 것만이 아니라, 히어로즈를 구성하는 갖은 세계관들을 통해 새로운 이야기를 창출해나가는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이번 기사에서 영웅들이 어떻게 구현되겠느냐는 내용보다는 이 인물들이 어떤 사연을 가졌는지에 무게를 싣게 되었습니다.

다음에 소개할 영웅은 2014 블리즈컨에서 해골왕, 도살자와 함께 소개되었던 '성전사'입니다. 디아블로 3편의 직업군 중 하나인 만큼 각양각색의 기술들로 무장하고 있어 좀 더 풍성한 소개가 가능할 것이라 기대합니다. 또한 성기사와 성전사가 무엇이 다른지, 성전사의 시조라고 할 수 있는 아크칸이 어째서 자카룸 교단과 노선을 달리했는지에 대해서도 알아볼 예정이오니 많은 기대와 성원 부탁합니다.


▲ 자카룸에서는 이단으로 취급받는 성전사. 무슨 까닭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