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스포츠는 '각본 없는 드라마'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아무리 뛰어나고 우승후보로 손꼽히는 선수도 실전에서는 수많은 변수가 존재하고, 새로운 다크호스가 등장하는 등 승부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IEM 시즌9 월드 챔피언십도 마찬가지였다. 최고의 기세를 보여주고 있어 우승후보로 거론됐던 조성주(진에어), 이승현(KT), 이신형(SK텔레콤), 김준호(CJ) 등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모두 4강 문턱도 밟아보지 못하고 탈락했다.

이들 사이에서 결승까지 살아남은 두 선수는 다름 아닌 조성호(진에어)와 주성욱(KT)이었다. 두 선수가 결승에서 만나리라고 예측했던 사람들이 있었을까?

약 1~2달 전부터 온라인에서 이미 잘한다는 소문이 돌았던 조성호. 최근 각종 온라인 대회 예선과 GSL 시즌2 예선 통과, 그리고 얼마 전 프로리그에서 하루 2승 등 좋은 기세를 이어갔지만, 별들의 전쟁이라 불리는 이번 IEM 시즌9 월드 챔피언십에서 결승에 진출할 정도는 아니라는 게 지배적인 평가였다.

그러나 조성호는 16강과 8강에서 부활의 날갯짓을 펼치는 이영호(KT)와 정명훈(데드픽셀즈)을 3:2로 격파했고, 4강에서는 이번 대회 최고의 다크호스 박령우(SK텔레콤)까지 제압했다.

또 다른 결승 진출자인 주성욱은 2014년 가을에 열렸던 IEM 시즌9 토론토 준우승 자격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했지만, 최근 분위기가 굉장히 좋지 않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2015 시즌 개인리그 예선을 한 차례도 통과하지 못했고, 프로리그에서는 하루 2패를 두 번이나 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성욱 역시 각본 없는 드라마를 써내려 갔다. 16강부터 신동원(Root)과 대결에서 0:2 상황에서 3:2로 역스윕에 성공했고, 8강에서는 강력한 우승후보 이신형을 3:2로, 4강에서는 김준호를 잡고 각성한 정우용까지 제압하며 결승에 진출했다.

조성호와 주성욱은 지금까지 'IEM 월드 챔피언십'이라는 드라마에서 자신의 힘으로 주인공이 되어 마무리 될 수 있는 최상의 시나리오를 써왔다. 그리고 이제 단 한 경기, 결승에서의 '승리'가 이번 드라마에서 진짜 '주인공'으로 기억될 수 있는 마침표가 될 것이다.

주인공이 되기 위한 두 선수의 마지막 대결, IEM 시즌9 월드 챔피언십 스타크래프트2 결승전은 한국 시각으로 16일 0시에 펼쳐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