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와 만나고 두 번 놀랐다. 먼저 외모였다. 분명히 사전 조사를 한 바로는 기자보다 나이가 더 많았는데 말이다. 상당한 동안이었다. 두 번째로 놀란 건 목소리였다. 일반적인 여성 목소리 톤보다도 훨씬 곱고 앳된 소리였다.

외모와 목소리 등을 스캔한 뒤에 든 생각은 '메이플스토리와 분위기가 비슷하다.'는 것이었다. 왜 그녀가 메이플스토리의 OST를 맡게 됐는지 이해가 됐다. 가수 '타루', 인디 밴드로 음악계에 들어왔지만, 그녀를 아는 사람들은 상당히 많다.

'타루'는 '커피프린스 1호점'과 '뉴하트' 등 유명 드라마의 OST에 참여한 바 있으며, 에픽하이의 '1분 1초' 피쳐링을 맡은 가수다. 그녀는 검증된 실력 외에 따뜻하고 귀여운 음색과 동안 외모로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다. 그 분위기는 메이플스토리의 '아이린' 캐릭터와도 잘 맞아떨어졌다.

메이플스토리의 스핀오프 시리즈인 '프렌즈스토리'에 등장하는 '이리나'가 된 그녀는 학급 친구들을 락좀비로 만들어 버리는 '데미안'에 맞서 경쾌한 연주를 시작한다. 그리고 그 노래가 바로 'Catch your dreams!' 이다.

메이플스토리와 가수 '타루', 그리고 그녀가 생각하는 게임에 대해 확인해보고자 인벤에서는 '타루'와의 짧은 데이트를 했다. 인터뷰 내용에 앞서 먼저 그녀가 부른 'Catch your dreams!' 의 뮤직비디오를 감상해보자.

[▲ 가수 '타루'가 부른 'Catch your dreams!' (메이플스토리OST)]




Q. 안녕하세요! '타루' 씨와는 처음 뵙는데요.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인벤 여러분, 안녕하세요! 가수 타루입니다. 저는 2007년에 '더 멜로디'라는 팀에서 음악을 시작했어요. 이후 솔로활동을 했고, 에픽하이의 '1분 1초'라는 노래에서 피처링을 맡기도 했습니다. 드라마 '뉴하트'나 '커피프린스 1호점' 등 드라마 OST 작업에 다수 참여했고요.

3집 앨범을 낸 이후에 잠시 재정비 시간을 가졌어요. 그리고 다시 활동을 재개했습니다. 최근에는 '메이플스토리'의 OST에 참여해, 프렌즈스토리 속 이리나 캐릭터가 되어 'Catch your dreams!'라는 노래를 불렀습니다.


Q. 실제로 뵙는 건 처음인데요. 엄청 동안이신 거 같아요. 비결이 뭔가요?

부모님께서 물려주신 매력이랄까요? (웃음) 농담이고요. 팬분들은 제가 첫인상이 좋다고들 하시더라고요. 호감형이라고 말씀하시던데. 그런 부분이 호감을 줘서 좋게 봐주시는 게 아닐까 생각해요.

그리고 동안 비결……. 이라고 딱히 있지는 않은데요. 저는 술이나 담배는 안 해요. 그런 게 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햇빛도 많이 보는 편은 아닌데요. PC방에서 게임을 하다 보면 햇볕을 쬘 일이 별로. 아 그냥 흘려들어 주세요.



Q. 하하. PC방 피부관리법인가요? 재밌네요.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메이플스토리' OST 제작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나요?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갑자기 연락이 와서 하게 됐어요. 원래는 다른 분이 내정되어 있었는데, 일정 조정 과정에서 저로 변경되었습니다. 예전에도 게임 OST 작업에 관여한 적이 있었죠.

제가 그 때 마침 일정도 딱 맞았고요. 운명이라고 느꼈어요. 그래서 '메이플스토리' OST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한번 게임 OST 작업을 할 수 있어서 매우 기뻤고 즐거웠습니다.


Q. 작업한 'Catch your dreams!' 굉장히 밝은 분위기의 노래였는데요. 타루씨는 작업하면서 어떤 느낌을 받았나요?

'Catch your dreams!'은 메이플스토리의 '프랜즈스토리' 속 OST입니다. 학교에 '데미안'이라는 전학생이 나타나 자신의 연주로 친구들을 '락좀비'로 만들어 버리는데요. 우리의 주인공 '이리나'가 친구들과 함께 밴드를 결성해서 이에 맞서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곡 자체가 굉장히 힘이 있고 희망적인 느낌이 강해요. 오랜만의 녹음작업이라 그런지 작업 전부터 굉장히 설레고 기대감도 컸죠. 한 1년 만의 녹음 활동이었던 것 같아요.

발랄한 곡 자체도 오랜만이었거든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녹음을 위해 의상도 샀어요. 정말 신이 나서 재미있게 한 것 같습니다. 'Catch your dreams!'를 한마디로 말하자면 자양강장제와 같은 노래랄까요?



Q. 오랜만의 녹음이었다면 힘든 점도 있었을 텐데요. 메이플스토리 OST 녹음 작업을 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없었나요?

처음에 제가 받았던 노래가 굉장히 고음이었어요. 일반적인 여성 보컬들이 부르는 수준보다 두 키 정도 높았거든요. 솔직히 부담은 됐는데 자존심을 굽히기 싫어서 그냥 그대로 작업에 들어갔어요. 나중에 울면서 키를 내렸지만요.

부담이 있어서 키를 낮췄던 것도 있지만 사실 키를 내리니 음악이 더 듣기 좋았어요. 그래서 최종 버전은 원곡보다 두 키 내린 음으로 녹음됐습니다. 작업 시간은 대략 4시간 정도 소요된 것 같습니다. 난이도가 있는 곡이라 다소 오래 걸렸어요.


Q. OST 메이킹 필름을 보니 녹음 작업해주시는 분께 "소고기 한 점 더 주겠다"고 하던데요. 진짜로 한 점 드렸나요?

네. 녹음 마치고 소고기를 먹었어요. 힐링 포션을 많이 들이킨 기분이었어요. 수혈을 받듯이 소고기를 맛있게 먹으면서 기운 보충을 했죠. 뱃속이 느끼할 때까지 먹었던 것 같아요.


Q. 노래를 들어봤는데 타루씨 목소리가 매우 곱더라고요. 저도 좀 배우고 싶은데, 목 관리라던가 고운 목소리를 내기 위한 비법이 있을까요?

타고나야 하는 것 같아요. 죄송해요(웃음). 글쎄요. 고운 목소리를 내기 위한 비법은 잘 모르겠네요. 다만, 술이나 담배는 하지 않아요. 목에 무리가 가는 행동은 하지 않고요. 목도 소모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소리를 지르거나 하는 건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주로 뇌로 노래 연습을 하는 편이죠.


Q. 평소에 '메이플스토리'에 대해서 알고 있었나요?

'메이플스토리'를 모르는 사람도 있을까요? 워낙 유명하잖아요. 제 나이대도 물론이지만 제 동생 또래는 다 알죠. 실제로 플레이한 적은 없지만, 주변에서 하는 친구들도 있어서 잘 알고 있어요.



Q. 주변에 게임을 하는 친구들이 꽤 있는 것 같은데요. 타루씨도 게임을 좋아하는 편인가요?

그렇게 막 좋아하는 건 아니고요. 예전에는 친구들하고 즐기는 정도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WoW)'를 했습니다. 당시에 트롤 전사로 맨탱으로 지인들과 함께 레이드를 돌곤 했죠. 리치왕 하드까지 클리어했던 것 같아요.

다만, 경쟁요소가 심한 게임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느긋하게 즐기면서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그런 게임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WoW에서도 채집하고 낚시하면서 많은 시간을 보냈어요. 당시에 낚시 만랩도 찍었죠. 아, 리치왕 하드는 다른 분들 따라서 하다보니 어쩌다 클리어한 거였어요.

그런데 다 옛날이야기에요. 게임을 좋아하는 건 맞지만, 지금은 활동 때문에 게임을 할 여력이 없어요. 우리나라 게임 기술이 얼마나 발달했나 봐야 하는데, 음악에 열중하다 보니까 플레이할 시간이 없네요. 조만간 시간을 내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나 보려고요.


Q. 그럼 요즘은 게임을 전혀 안 하나요?

이동하면서 가끔 스마트폰으로 종이접기 게임은 해요. BGM 들어보셨나요? 굉장히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이거든요. 종이를 접으면서 마음도 함께 접고, 그렇게 치유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심슨 스프링필드 게임도 가끔 하는 편이고요.


Q. 독자분들을 위해 게임 외의 질문으로 들어가 볼게요. 타루씨 이상형이 어떻게 되시나요?

저와 세계관이 비슷한 사람이 좋아요. 그리고 자상하고 이해심도 많으면 더더욱 좋고요. 얼굴이 하얗고 안경 낀 남자도 아주 좋아요. 몸의 비율도, 아, 이건 빼주시고요(웃음). 사실 특별히 이상형은 없습니다. 뭐, 언젠가는 이러다 자연스럽게 시집가겠지 싶어요.



Q. 세계관이라고 한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말하는 건가요?

게임에도 작품마다 서로 다른 세계관이 있잖아요. 현실에서도 사람들은 저마다의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어떤 사람은 판타지, 어떤 사람은 액션과 같은 삶을 살지요. 호러도 있을 거고요.

그런 면에서 저의 세계관은 '판타지'라고 생각해요. 판타지 스타일의 세계관을 가지신 분이라며 마음이 더 잘 맞을 것 같네요.


Q. 만약 남자친구가 PC방에서 게임을 하면서 데이트를 하자고 한다면 어떤가요?

사실 예전 남자친구와는 PC방에서 자주 게임을 즐겼어요. 함께 WoW를 하면서 레이드도 돌곤 했어요. 그렇다고 해서 남자친구가 게임에 너무 몰입한 건 아니었어요. 적당히 즐기는 정도였죠.

제가 게임을 즐기지 않을 때는 저 역시 게임을 하는 사람에 대한 약간의 편견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런데 남자친구를 만나면서 그를 이해하고 싶었죠. 그래서 게임을 시작했어요. 나중에는 제가 더 열심히 하기도 했습니다. 남자친구가 "내가 좋아? 게임이 좋아?"라고 물을 정도로요.

게임을 같이 즐기다보면 사고방식이 굳지 않고 유연해 지는 것 같아요. 언어 활용 능력도 발달하는거 같고요. 본업에 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만 즐긴다면 게임은 정말 좋은 도구라고 봅니다.


Q. 게임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듯 한데요. 타루씨가 생각하는 '게임'이란 무엇인가요?

제가 생각하는 게임은 '인간이 만들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창작물'이에요. 게임에 보면 오락적인 요소나 시스템도 있지만, 그 속에 담긴 음악을 듣거나 배경 일러스트를 감상할 수도 있잖아요. 현대인으로는 잘 느낄 수 없는 목가적인 경험도 할 수 있고요.

게임은 정말 매력적인 콘텐츠에요. 게임 내에는 저마다의 세계관이 있고, 성장 시스템 구조가 각기 다르게 짜여 있으니깐요. 그리고 모두가 평등한 상태에서 시작하는 점이 너무 좋아요. 남녀노소 빈부의 격차 없이 평등한 곳이니깐요. 그래서 더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게임은 인류의 여러 산업 중에 가장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해요. 단순한 오락을 넘어서 일상생활 전반 깊숙하게 들어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미래가 밝은 장르이죠.

게임 안에 음악도 들어가는데요. 음악은 게임에 생명력을 불어 넣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봐요. 컴퓨터그래픽과 음악, 시나리오 등등이 어우러져 하나의 게임이 완성되는데요. 앞으로는 과학이나 다른 분야도 게임 요소로 들어와, 더욱 인간적인 게임이 탄생될 거라고 생각해요.



Q. 다른 분야라고 한다면 무엇을 말하는 건가요?

저는 사람들에게 전도할 때도 게임을 이용해요. 요즘은 게임 안해본 사람이 거의 없잖아요. 심지어 어르신들도 애니팡이나 그런 모바일 게임을 하고요. 전문 지식이나 취향과 연관된 정보는 저마다 각기 다르지만, 게임은 누구나 하기 때문에 이해가 잘되요.

그래서 게임과 연관지어서 이야기를 나누면 이야기가 잘 통해요. 공감대 형성이 잘 된달까요. 어쩌면 지역 단절을 해결하고 소통을 이끌어낼 수 있는 게 게임일지도 몰라요.


Q. 좋은 얘기네요. 그렇다면 다양한 게임에 대한 정보를 다루고 있는 '인벤'은 이용해본 적 있나요?

WoW 한창 하던 때 와우인벤을 자주 들어갔었어요. UI도 다운로드 받았었고, 업데이트 내용이 올라오면 확인하러 갔었죠. 매번 새로운 정보가 생길 때마다 정보가 바로 올라왔으니까요.


Q. 앞으로의 음악활동과 게임에 대한 향후 계획에 대해 알려주세요.

지금은 당장 타이틀만 5개를 맡고 있어서 너무 바빠요. 잠잘 시간도 없을 정도에요. 앨범이 다음달 중순 쯤 발매가 되는데요. 출시되고 나면 음악활동은 소공연 위주로 진행할 생각이에요. 그리고 게임을 다시 시작해보려고요. 물론 '메이플스토리'도 할 겁니다.



Q. 질문에는 없었지만 이 기사를 통해 독자들에게 말하고 싶은 바가 있다면요?

저도 한 때 게임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게임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고요. 다만 저는 게임이 사람을 닮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객전도가 되는건 좋지 않다고 봐요.

게임이 사람을 닮아야 보다 인간적인 콘텐츠가 되고, 문화발전에 도움이 되잖아요. 반대가 되어 사람이 게임에 끌려가는건 결국 인간이 기술적인 것에 지배를 당하는 것과 동일하죠. 장기적으로 가면 개인이나 사회 모두에게 좋지 않을거라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타루씨의 수 많은 팬, 그리고 메이플스토리 유저에게 한마디 부탁합니다.

옛날에는 게임은 게임이었어요. 화면에서 보여지는게 전부였다면 이제는 음악이나 영화 등 다양한 문화 장르와도 결합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게임이라는 문화가 더욱 발전했으면 좋겠네요.

올해로 '메이플스토리'가 12주년을 맞이했다고 하는데요. 축하드립니다. 저도 이제 시간이 되면 메이플을 해볼거에요. 음악도 불렀고요. 제가 메이플 시럽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메이플스토리' 역시 굉장히 달콤한 게임일거라고 생각해요. 열심히 하면서 여러분들을 이해하기 위해서 다가가고자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