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달 만에 찾아온 기회다.

아니, 찾아온 기회라기 보다 스스로 힘으로 다시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이제 겨우 20살이지만 경기에 임할 때면 눈빛이 달라지는 프로게이머 '조중혁'의 이야기다. 조중혁(SK텔레콤)은 21일 강남 넥슨 아레나에서 펼쳐지는 2015 스베누 스타크래프트2 스타리그 시즌2 결승전에서 같은 팀 동료인 프로토스 김도우(SK텔레콤)와 대결을 앞두고 있다.

조중혁은 자유의 날개 시절부터 촉망받는 테란 유망주로 널리 알려졌다. 하지만 조중혁이 차츰 날갯짓을 시작한 건 불과 몇 달 사이다. 터닝 포인트는 바로 SK텔레콤 T1으로 이적이었다. 조중혁은 SK텔레콤 T1으로 이적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두각을 나타냈다. 2015 네이버 스타리그 결승 진출을 필두로 서서히 S급 테란 반열에 올랐고, 프로리그에서도 팀 내 원탑 테란이었던 이신형이 부진할 때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2015 네이버 스타리그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뒤 살짝 기세가 꺾이는 듯 보이며 '거품론'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이번 2015 스베누 스타크래프트2 스타리그 시즌2에서 '거품론'을 완전히 잠재웠다. 지난 시즌 4강에서 엄청난 명승부를 만들었던 이승현(KT)과 재대결에서 다시 한 번 승리하기도 했고, 우승후보 0순위였던 김준호(CJ)는 무려 4:0이라는 압도적인 스코어로 제압했다.

이번 결승전의 상대는 다름 아닌 팀 선배인 김도우. 김도우는 약 1년 만에 개인 리그 결승에 진출하며 다시 한 번 여름의 제왕을 꿈꾸고 있다. 경기 내적인 요소만 놓고 보면 조중혁의 우세가 점쳐지지만 김도우의 노련함과 팀 킬 결승전을 치러본 경험이 어떤 변수를 가져올지는 미지수다.

조중혁이 최근 기세가 가장 좋은 선수임에는 별다른 의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훗날 '조중혁'이라는 석 자를 오랫동안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시키 위해서는 '우승'이라는 타이틀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