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양대리그를 석권한 선수가 탄생한 날이었다. 20일 오후 6시 30분부터 강남 넥슨 아레나에서 펼쳐진 2015 스베누 스타크래프트2 스타리그 시즌2 결승전에서 김도우(SKT)가 팀 동료 조중혁(SKT)을 4:1로 꺾고 1년 만에 개인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김도우는 예언자를 일부러 땅거미 지뢰에 던져주면서 상대 일꾼 폭사를 유도하거나 7분 만에 폭풍함을 생산해 포격을 가하는 등 뛰어난 전략을 보여줬다. 5세트에서는 조중혁의 특기인 견제를 원천봉쇄하는 '거사조' 운영을 선보이면서 승부에 종지부를 찍었다.

이하는 김도우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Q. 1년 만에 다시 정상에 선 소감이 어떤가?

1년 만에 결승 무대에 진출했는데, 이 기회를 놓치면 다시 기회가 오지 않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정말 우승이 간절했다. 힘들 줄 알았는데 이렇게 우승을 하게 돼서 너무 기쁘다.


Q. 2세트에서 힘싸움에서 밀렸을 때는 심정이 어땠나?

2세트에서 빌드도 내가 좋았고 마지막에 병력을 끌고 진출하기 전까진 내가 좋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수를 많이 저지르면서 이길 수 있던 경기를 내줘서 아쉬웠다. 하지만 자신없는 1세트에서 승리를 따냈기 때문에 아직은 괜찮다고 생각했다.


Q. 3세트부터 우주관문 전략을 썼다. 미리 준비된 전략이었는지?

(조)중혁이를 분석해보니 초반에 배를 불리는 편이었다. 중혁이도 내가 그걸 노릴 거라고 생각했는지
3세트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자신 없는 맵이었는데 거기서 승리를 따내서 분위기를 잡은 것 같다.


Q. 빠른 폭풍함 전략은 어떻게 만들었나?

결승전을 준비하면서 짜낸 빌드였다. 3세트에서 지더라도 이 전략으로 4세트는 무조건 이길 거라고 생각했다.


Q. 1년 전 우승하고 극심한 슬럼프를 겪었는데, 어떻게 다시 우승할 수 있었나?

종족빨로 우승했다는 말을 하도 많이 들어서 속이 많이 상했다. 그래서 잘하려고 하다보니 오히려 부담감이 커져서 자꾸 패배를 거듭했다. 그런 모습을 계속 보인다면 종족빨로 우승한 선수로 남을 것 같았는데, 그런 평가만은 절대 받고 싶지 않았다. 슬럼프를 겪은 후엔 '다시 우승할 수 있을까'란 생각을 했지만, 다시 한 번 일어서기 위해 남들보다 더 열심히 연습하고 거의 쉬지도 않았다.


Q. 전략적인 경기를 많이 준비했는데, 상대가 정석으로 하기엔 강해서 그렇게 준비했나?

중혁이가 초반에 배를 불리고 무난하게 플레이하는 스타일이다. 그런 중혁이와 무난한 운영 싸움을 하면 내가 손해를 본다. 그래서 여러 빌드를 준비해왔다.


Q. '고인규의 저주'와 '이현경 버프'를 쌍으로 받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고인규 해설의 저주는 잘 모르겠지만, 이현경 아나운서의 버프는 확실히 있었던 것 같다. 우승 소감에서 밝히려고 했는데 까먹고 말을 하지 못했다. 다음에 이현경 아나운서에게 맛있는 걸 사드리고 싶다.


Q. 1년 전처럼 슬럼프를 다시 겪지 않겠다는 생각에 부담감이 또 찾아올 수도 있는데, 어떻게 대처할 생각인가?

1년 전 우승 후에 너무 빨리 나락으로 떨어져서 부담이 있긴 하다. 하지만 지금은 실력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 나 스스로도 우승할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일은 모르겠지만 작년처럼은 되지 않겠다는 자신감은 갖고 있다.


Q. 프로리그 3라운드와 케스파컵이 남아있는데, 어디에 더 집중할 생각인가?

우선 프로리그를 더 중점적으로 연습할 생각이다. 늘 하던대로 준비하면 될 것 같다. 우승하면서 케스파컵 시드를 받았는데, 케스파컵도 욕심이 많이 난다. 지금부터 케스파컵 준비를 할 생각이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1년 만에 우승을 하게 됐는데, 작년 우승 후에 그렇게까지 떨어질 줄은 몰랐다. 한 번 경험이 있으니 다시 슬럼프에 빠지지 않도록 자기관리를 열심히 할테니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중혁이도 힘내서 다음 시즌 결승에서 다시 만나게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