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사: 플래티넘 게임즈 ⊙장르: 액션 ⊙플랫폼: Xbox one 독점 ⊙발매일: 2016년 휴가시즌

데빌 메이 크라이(이하 데메크)와 베요네타의 아버지, '카미야 히데키'. 그가 신작 액션 RPG를 가지고 돌아온다는 소식에 정말 기뻤습니다. 베요네타나 데메크의 팬분들이라면 정말 기대를 많이 했겠죠? 분명히 '스케일바운드'는 충분히 스팟라이트를 받을 자격이 있는 게임입니다.

그러나 막상…신규 트레일러가 공개되니 유저들의 반응은 생각보다 신통치 않았던 것 같아요. 실제로 다른 동료 기자들의 반응도 시큰둥했습니다. 가장 많이 지적을 받은 부분은 캐릭터의 모션이었죠. 베요네타와 데메크에서 보여준 기괴하면서 화려한, 그런데도 자연스러운 모션은 다 어디 갔느냐는 평이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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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케일바운드' 게임스컴 브리핑 영상 ]

저도 '이럴 리가 없는데…'했습니다. 너무 어이가 없으니까 허탈하기도 하고, 의심과 궁금증은 더욱 커져만 갔어요. 그래서 일단 마이크로소프트의 부스를 찾아갔습니다.

부스에서 '스케일바운드'의 시연이 된 건 아니지만, 플레이어블 데모를 직접 스태프들이 플레이하고 설명해주는 프레젠테이션이 준비되어 있었거든요. 조금 아쉽지만 시연 코스는 공개된 영상하고 똑같아요. 하지만 플레이스타일은 조금 달랐습니다.

'너희가 대체 무슨 짓을 한건지 보자'는 마음을 먹고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설명을 듣고 프레젠테이션을 보니까 의문이 확 풀리더군요. 일단 하나 먼저 말씀드릴 건, 공개된 영상과 플레이어블 데모는 완전히 딴판이었습니다. 오히려 영상이 심히 안 좋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장에서 콘솔 기기로 돌아가는 '스케일바운드'는 오히려 아주 부드러웠습니다. 게임이 드문드문 끊기지도 않았고, 이펙트는 더욱 잘 먹혀들어갔어요. 플레이어를 떨구고 비웃는 드래곤의 표정도 한층 더 실감이 났고요.

프레젠테이션을 듣고, 데모 플레이를 보고 게임의 메뉴나 움직임을 세세히 살펴보니 느껴지는 게 있더군요. 그들은 '플레이어 캐릭터' 하나에 초점을 맞춘 게 아니었다는 거죠. 그동안 '카미야 히데키'가 만든 작품은 플레이하고 있는 '캐릭터'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그들이 임팩트를 보여주었으니까요. 단테와 베요네타가 그런 역할이었고요.


■ 스케일바운드, 중심은 '사람'이 아닌 '드래곤'


하지만 스케일바운드의 중심은 오히려 '드래곤'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드래곤과의 상호 작용이 전투에 큰 영향력을 주고, 플레이어는 자신의 드래곤과 호흡을 얼마나 잘 맞추느냐에 따라서 더 멋진 액션과 화끈한 전투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물론 드래곤이 항상 내 마음대로 따라주는 건 아니라 이 부분은 독이 될 수도 있어요.

그리고 플레이어는 함께하는 드래곤을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습니다. 문신을 바꾸기도 하고, 거대한 갑주를 입히기도 하죠. 그리고 드래곤 브레스 역시 다양한 속성으로 바꿀 수 있고요. 거기에 맞춰 모션이나 브레스의 효과, 이펙트도 확 달라집니다. 그리고 드래곤의 종류도 몇 가지 선택할 수 있는 메뉴가 있었는데, 우리가 영상에서 만난 용은 렉스(Rex)더군요.

확실한 건, 드래곤의 움직임은 정말 괜찮다는 겁니다.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움직임이랄까요? 그런 거대한 드래곤이 마치 어디 나오는 악마잡는 스님마냥 미친 듯이 빠르게 움직이면 오히려 이상하잖아요. 느릿느릿하면서도 묵직한 모습이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천천히 몸을 돌릴 뿐이지만 마지막 순간 꼬리에 가속이 붙으면서 꼬리로 적을 와장창 후려치기도 하고, 가끔은 거대한 보스몬스터에게 얻어터져서 그 커다란 덩치가 우당탕 구르기도 합니다. 아무것도 안하고 지켜보는게 재미있을 정도에요.


■ 용납이 안되는 어설픈 플레이어 캐릭터의 모션…개선좀 해주세요


중심이 드래곤으로 옮겨가서인지 플레이어 캐릭터는 좀 소홀합니다. 무기 교체 말고는 다른 커스터마이징 메뉴가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물론 나중에 보여준 Co-op 멀티플레이 모드에서 다른 플레이어들의 캐릭터는 좀 다양한 모습이라 아마 있을 것 같기는 해요.

그리고 지적된 플레이어 캐릭터의 모션은 진짜…실망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혹시나 대검을 들면 모션이 괜찮지 않을까해서 대검을 들어달라고 했어요. 그런데 대검을 휘두르는 모습은 어이구, 무슨 이제 막 유년기를 보낸 소년에게 드래곤 슬레이어를 쥐여주고 휘두르라고 하는 것 같아 보였어요. 직접 때리는 모션은 정말 '최악'입니다. 뭐, 중간에 변신하고 탄을 쏠 때나 활을 사용할 때, 그리고 적 위에 올라타서 검으로 내려찍는 그런 건 나름 꽤 괜찮았죠.

대체 단테와 베요네타가 보여주던 스타일리쉬하던 액션은 어딜 간 것인지. 그 짜릿한 맛을 기대하는 사람은 적지 않을 텐데 말이죠. 덤으로 달리는 게 뭐가 이리 어색하죠? 이건 분명히 개선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근접 공격하고 달리는 모션 진짜 좀...어설퍼요.

아무튼 '스케일바운드'가 추구하는 액션이 '드래곤'과 함께하는 액션이라면 이 정도면 수긍해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게이머들이 '카미야 히데키'라는 이름에 기대하는 액션에는 한참 못 미친다고 봅니다. 드래곤은 괜찮아요. 문제는 사람이죠. 이건 일종의 도전입니다.

드래곤으로 중심이 상당히 쏠려 있어서, 자칫하면 전체적으로 수동적인 전투를 보여줄 수도 있습니다. 자신이 주도적으로 전투를 이끌기 위해서는 플레이어 캐릭터의 모션이 좀 더 부드러워지고, 화끈해져야겠죠. 드래곤의 AI도 재미에 큰 영향을 끼칠 것 같습니다. 내가 나서서 이렇게 열심히 싸우는데 뒤에서 드래곤이 지켜만 보면 속터지기도 할 거고, 계속 같은 형태의 공격만 하면 정말 재미없을테니까요.

프레젠테이션 영상 말미에 보여준 Co-op 멀티플레이는 충분히 기대되는 요소입니다. 거대한 던전에 혼자 처리하기 어려운 몬스터가 있을 거고, 그건 다른 플레이어들과 그들의 드래곤과 함께 전투를 벌여 물리쳐야 할 정도라고 하니까 기대가 됩니다.

'카미야 히데키'의 팬이시라면, 일단 스케일바운드는 좀 기다려봐야 할 작품일 것 같습니다. 아직 내년 휴가시즌까지 시간은 많으니까요. 그때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