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사: 빅포인트 ⊙장르: 슈팅 MOBA ⊙플랫폼: PC ⊙출시: 미정(글로벌 베타 테스트)


게임스컴에 앞서 열렸던 유럽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GDC 유럽)에서 흥미로운 강연을 들었다. 좋은 아이디어나 시스템은 많을수록 좋지만, 그것이 결코 좋은 게임을 만드는 길은 아니라는 것. 그렇게 문제를 가지고 있던 '머크 엘리트'가 '샤즈 오브 워'로 바뀌는 과정을 전했던 강연이었다.

관련기사 : [GDC유럽2015] "좋은 아이디어 ≠ 좋은 게임" - 슈팅 MOBA '샤즈 오브 워'의 탄생기

'샤즈 오브 워'의 개발사는 국내에도 '드라켄상'으로 이름을 알렸던 '빅포인트'다. 그들이 개발하고 있는 슈팅 MOBA는 게임스컴의 빅포인트 부스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소재는 좋지만, 조합식이 좋지 않았던 레시피로 탄생한 게임. 빅포인트는 어려운 결정을 선택했다.

과감히 '머크 엘리트'의 서비스를 종료하고, 기반을 토대로 다시 게임을 만들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번엔 레시피를 제대로 짰고, 좋은 재료지만 게임에 맞지 않는 소재는 과감히 버렸다. 그것이 '샤즈 오브 워'의 탄생이었다.

탑다운뷰, 그리고 '슈팅'의 MOBA. 한 차례 변화를 겪고 다시 태어난 '샤즈 오브 워'는 글로벌 테스트가 진행 중이며, 한국 런칭도 고려중이라고 한다. 인벤에서는 빅포인트의 수석개발자 '에이 양(AI Yang)'과 '니나 뮐러'(Nina Müller) 프로듀서에게 '샤즈 오브 워'에 대해 더욱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빅포인트의 '니나 뮐러'(좌) PD와 '에이 양'(우) 수석 개발자


Q. 아직 한국에는 '샤즈 오브 워'를 잘 모르는 유저들이 많다. 먼저 게임에 대해 간략히 소개를 부탁한다.

='샤즈 오브 워'는 슈팅 MOBA다. 지난 GDC 유럽에서 강연을 통해 소개했지만, '샤즈 오브 워'는 이전에 서비스하던 '머크 엘리트'를 더욱 진화시킨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샤즈 오브 워'는 SF를 배경으로 하고, WASD 컨트롤을 이용한 슈팅이 특징이다. 우리는 슈팅 MOBA라는 말 대신, 밀리터리 MOBA라고 부르고 있다.

게임은 전통적인 MOBA와 비슷한 구조다. 3레인에 타워가 있고, 미니언도 나오고 적의 기지를 파괴하면 된다. 우리가 LoL이나 도타와 전면전을 하겠다는 건 아니고, 그들과는 다른 좀 더 색다른 MOBA를 만들어보고 싶어서 '샤즈 오브 워'를 만들게 됐다. 현재 평균 게임 시간은 19분인데, 템포를 좀 더 빠르게 해서 15분 정도로 낮춰보려고 생각하고 있다.


Q. '머크 엘리트'에서 '샤즈 오브 워'로 변화를 거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무엇인가.

=게임 플레이적인 측면과 티어 시스템. 이 두 가지 부분에서 가장 힘들었다. '머크 엘리트'는 이전에 '월드 오브 탱크'와 상당히 비슷한 티어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시스템 자체가 애초에 게임 플레이와는 맞지 않는 부분이었다. 유저 플레이와 게임성에 맞춰서 티어 시스템을 재구축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었다. 지금은 나름의 티어 시스템을 구축해서 어느 정도 기틀이 잡혀 있는 상태다.

게임 플레이적인 측면은…말이 좀 모호하다. 엔진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일단 우리가 추구하던 바는 슈팅과 MOBA를 섞은 장르인데, 처음 '머크 엘리트'를 제작할 때는 엔진이 슈팅이 아닌 RTS전용이었다. 게임 플레이의 지향점이 슈팅이 되니 엔진상에서 구현해내기가 어려웠다. 원래 '머크 엘리트'는 RTS로 개발하던 작품이라 선회를 하게 된 부분에서 가장 어려웠고, 그 부분이 '샤즈 오브 워'까지 영향을 미친 것 같다.


▲ 샤즈 오브 워 공식 트레일러. 기본적인 게임 플레이를 확인할 수 있다.

Q. 이전부터 글로벌 서버로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진행해 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오픈 베타는 언제 시행되는지 궁금하다.

=이전에는 CBT였다면, 이번 게임스컴부터 오픈 베타가 시작되고, 정식 서비스까지 진행된다. 지금은 유럽 쪽에 서버가 집중된 형태라, 아시아나 북미 지역에서도 접속할 수 있지만 핑이 좀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 지역 제한을 걸어두지는 않았다.

CBT 때도 유저 피드백은 꽤 괜찮은 편이었고, 좋은 피드백을 반영해서 계속 개발하고 있다. 글로벌 서비스 일정은 아직 정확히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확실하게 일정이 진행될 수 있도록 때에 맞춘 마케팅도 준비하고 있다. 지금은 게임스컴에서 트위치TV를 통해 경기를 스트림을 진행하는 등의 마케팅을 진행해보고 있다.


Q. FPS나 MOBA장르는 e스포츠로서 꽤 적합한 종목이다. '샤즈 오브 워'도 e스포츠를 염두에 두고 제작했는지 궁금하다.

=맞다. 이미 유럽에서는 e스포츠 대회를 시행해보고 있고, 미국과 유럽팀들이 참가를 한 상태다. 아직 규모가 크지 않고,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간단히 대회를 시작해보려고 한다. 아직은 유럽에만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어서 약간 무리가 있다. 본격적인 e스포츠 진행 시점은 아마 한국 서비스를 시작하고 난 다음이 될 것 같다.

지금 작은 규모로나마 시작하는 이유가 있다. 현재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느낀 점은 다른 MOBA나 슈팅 게임의 고레벨, 고수 유저들이 '샤즈 오브 워'를 즐기고 있는 편이다. 그들이 주는 피드백은 엄청나고, 그 덕분이 실시간으로 게임이 바뀌고 있다. 그들을 게임에 정착시키면서 신규 유저도 게임을 즐긴다면 e스포츠로서의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본다.


Q. 묘하게도 지금 시기는 '샤즈 오브 워'와 비슷한 포지션을 가져가는 게임들이 많은 편이다. 자이겐틱이라던가, 배틀본 등등. 다른 게임들을 많이 살펴봤는지, 그리고 이들과 비교해 '샤즈 오브 워'는 어떤 점을 무기로 가져가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우리도 비슷한 포지션의 게임들을 유심히 지켜보는 중이지만, 크게 걱정되는 건 아니다. 애초에 우리와는 좀 다른 게임들이라고 보고 있고, 포지션도 비슷한 것 같으면서 다르다. 일단 '샤즈 오브 워'는 탑 다운 뷰 시점이다. 지금까지 슈팅 MOBA가 등장했던 건 '파이러츠' 정도라고 생각한다. 자이겐틱이나 배틀본과 같은 작품하고 달리, '샤즈 오브 워'는 슈팅과 결합한 특이한 느낌이 있다. 이걸 원하는 유저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다른 게임들도 그들만의 장점이 있다. 우리도 다른 게임들을 보면서 많이 배우고, 새로운 걸 또 연구해보고 있다. 여담이지만 개발자 중에서 다른 작품들을 안 본다고 하는 개발자들은 거짓말을 하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웃음).


Q. MOBA 장르지만 슈팅이면 추구하는 바도 좀 다를 것 같은데, 캐릭터들의 역할은 어떻게 되나?

=LoL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우리는 캐릭터가 아니고 '센티널'이라고 한다. 탱커와 딜러, 그리고 서포터와 정글러들의 역할로 구분되는 건 비슷하다. 딜러 중에는 딜탱형 센티널도 있고, AD carry도 있으며 암살자와 같은 역할도 있다. 대미지 타입 역시 LoL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그리고 '샤즈 오브 워'는 다른 MOBA들과는 달리 소규모 교전에 정말 자주 일어난다. 따라서 이니시에이팅의 중요성이 아주 높은 편이고, 소규모 교전뿐 아니라 대규모 교전 역시 상당히 자주 일어난다.

다만, '하드 캐리'라고 하는 한 명이 팀을 캐리는 형태는 LoL만큼 되지는 않을 것이다. 팀 레벨로 센티널들의 레벨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팀 전체 레벨업 방식은 단점도 있지만 트롤링에 그나마 영향을 덜 받고, 다른 장점들도 있다. 대신 너무 잦은 교전을 싫어할 유저들을 위해서 정글링을 할 포인트 지점이 상당히 많다. 정글링을 자주 하는 것도 팀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게임이 변화 중이라서 어떻게 될진 잘 모르겠고, 지금도 계속 여러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 각 센티널들은 컨셉에 맞는 다양한 역할을 가지고 있다.

Q. 그렇다면 센티널을 얻는 방식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

=과금제도에 대해 말하면 될 것 같다. 기본적으로는 게임 내 재화(실버)를 통해 구매할 수 있고, 현금으로도 가능하다. 다만, MOBA장르에서 밸런스를 해치는 과금 아이템은 독이지 않나. 아마 스킨과 레벨업 부스트 정도만 생각하고 있다.

게임을 꾸준히 하면서 '미션'을 달성하면 실버를 많이 주도록 설계했고, 이를 통해 다양한 센티널들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미션도 하나만 있는 게 아니고, 데일리와 위클리, 그리고 업적과 같은 형식의 미션도 있다. 특정 센티널을 몇 회 이상 플레이한다든가 하는 간단한 미션이다. 게임 실버는 무과금 유저들도 충분히 모을 수 있고, 센티널을 구매하는데 별문제가 없을 거라고 본다.


Q. 사실상 MOBA 장르의 가장 큰 장벽은 콘텐츠나 숙련도가 아니라, '트롤링'이라고도 볼 수 있다. 모든 MOBA, AOS가 골머리를 앓는 문제인데, 어떻게 대응할 생각인가?

=한 명이 트롤링을 하더라도, 게임을 나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팀 레벨을 좀 많이 변경할 예정이다. 다른 MOBA처럼 한 명이 캐리가 가능할 수 있는 구조도 좀 연구할 예정이다. 그래야 한 명이 트롤링을 하더라도 상쇄될 수 있지 않겠나. 사실 지금의 형태도 뭐랄까, 캐리 하는 맛이 별로 없는 것 같다. 다 같이 몰려가는 느낌이랄까. 승리했을 때 좀 더 짜릿한 느낌이 들 수 있도록 게임의 방식을 계속 변화시켜볼 생각이다.


Q. 지난번 강연에서는 FPS처럼 '헤드샷'을 구현해볼 예정이라고 했다. 어떤 방식으로 구현될 예정인지, 그리고 다른 부분에서 개선하고 있는 점이 있다면 소개를 부탁한다.

=FPS에서는 헤드샷이 가능하고, 그게 게임에서 하나의 재미를 담당할 수도 있는 큰 역할이었다. 하지만 탑 다운 뷰 방식이라서 머리를 조준하기가 어렵지 않나. 그러나 슈팅 게임에서는 헤드샷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래서 개발팀하고 상의해 본 결과, 특정 각도를 맞춰서 스킬을 쓰거나 일반 공격을 하면 대미지가 더 높게 들어가는 형태를 생각해보고 있다. 헤드샷은 타이밍과 컨트롤이 중요한 만큼, 그 맛을 게임에서 살려보고 싶다.

그리고 지금은 인터페이스를 손보고 있다. 인터페이스를 고치면서도 블리자드의 게임을 봤는데, 인터페이스 설계를 잘하는 것 같다. 우리도 많이 배우고 있다. '샤즈 오브 워'도 단순하면서 간단한 형태를 지향하려고 한다.


Q. 그러고 보니 블리자드의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은 맵 오브젝트에 대한 의존도가 LoL이나 도타에 비해 아주 높은 편이다. '샤즈 오브 워'는 어떤지 궁금하다.

=아마 적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일단 기본적으로 정글링을 할 몬스터도 많고, 나름의 선택지도 있다. 우리가 지향하는 오브젝트 의존도는 LoL과 HOTS의 중간점이라고 할까. LoL에서 바론과 드래곤이라는 선택지가 있지 않나. 그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Q. 한국 시장에 정식으로 런칭할 시기는 언제쯤으로 생각하고 있나.

=한국 시장 런칭은 내부에서 계속 조율 중이다. 게임이 변화하면서 조금 달라질 수 있겠지만, 아마 올해 말이나 내년 초쯤에는 런칭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위에서 말했던 것처럼, 한국 시장에 런칭을 하면서 좀 더 본격적인 e스포츠화를 시도해 볼 예정이다.

센티널 별로 다양한 스킨도 준비중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