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트위터를 뜨겁게 달군 게임이 있다. SNS를 통해 입소문이 퍼지면서, 정식 출시 전부터 많은 국내 유저가 이 게임을 했다. 글로벌 다운로드는 620만 수를 달성했다. 일본에서 개발된 게임이었지만 한국에서만 420만 가량의 다운로드수를 기록했다.

이런 놀라운 기록을 세운 곳은 대형 개발사도 네임드 개발자도 아니었다. IT회사를 다니던 3명의 젊은 청년이 모여 만든 게임이었다. 단순하지만 참신한 요소가 가득했던 '살아남아라 개복치' 이야기다.

개복치 게임은 예전 다마고치와 비슷한 형태로, 유유자적하게 바다를 거니는 개복치를 키워나가면 된다. 실제 개복치 생물을 보면 덩치는 성인 기준으로 평균 몸길이 4m, 평균 몸무게 1,000kg에 달한다. 큰 몸집과는 어울리지 않게 쉽게 죽는다는 점에서 개복치라는 소재는 상당히 매력적이다.

다소 모순적이지만 흥미로웠던 이 부분을 나카하타 코타 디렉터는 놓치지 않았다. 쉽게 죽는다는 사실을 활용해 아이디어를 짜냈고, 개복치 게임 내에는 황당하면서도 재미있는 사인이 다수 도입됐다.


이를 수집하는 즐거움, 그리고 새로운 사인을 발견할 때마다 sns를 통해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복치 게임'은 별다른 홍보없이 높은 다운로드 수를 기록했다.

뜨거운 인기에 힘입어, 올해 초에는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DC2015)에서 강연을 펼치기도 했다. 기자로써, 한 명의 게이머로써 관심을 가지고 있던 게임이었기에 강연 내용만으로는 무언가 아쉬웠다.

그래서 인벤은 도쿄게임쇼 취재에 앞서 에비스역에 위치한 개복치 게임 개발사인 '셀렉트 버튼(select button)'을 탐방, 디렉터인 '나카하타 코야(Nakahata Koya)'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현재 그들은 개복치에 이어 신개념 레스토랑 게임을 차기작으로 개발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레스토랑 게임과는 분명히 차별적인 게임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나아가 신작도 개복치 게임과 마찬가지로 한국어 로컬라이징이 확정된 상태다.

올해 12월 안드로이드와 iOS 동시에 출시될 신작과 개복치 이야기, 셀렉트 버튼에 대해 나카하타 디렉터에게 물어보았다.

▲ 개복치 게임 개발사 셀렉트버튼社의 '나카하타 코야' 디렉터



Q.개복치 게임은 일본에서 먼저 출시됐지만, 트위터 등을 통해 재미있는 사인이 퍼지면서 한국에서 상당히 화제가 됐습니다. 지금까지의 개복치 게임의 성과는 어떤가요?

현재 개복치 게임의 다운로드 수는 620만 정도입니다. 일본에서의 다운로드가 130만 정도고, 한국에서만 450만이 넘는 다운로드가 이루어졌어요. 한국 유저분들의 뜨거운 관심 덕분에 일본 수치의 3배에 달하는 다운로드 수를 기록할 수 있었습니다.


Q.그렇다면 개발자 3분은 최대 몇 킬로그램까지 키워봤나요?

음,..약 60톤 정도이려나요? 6만 킬로그램까지 키워보긴 했어요.


Q.저도 열심히 키우다가 도중에 '하드모드'로 변경해서 8천 킬로그램까지 키웠어요. 생존 확률이 초기화되지만 보다 빠른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이러한 '하드모드'는 어떻게 도입하게 됐나요?

처음에 게임을 개발할 때 최종 도달점으로 설정했던 부분이 있었는데요. 예상 외로 사람들이 너무 열심히 플레이를 하시더라고요. 최종 레벨까지 쉽게 도달하는 유저분들이 많았고. '그 이후를 보고 싶다'고 의견을 주시는 분들이 늘어났죠.

그래서 새로운 콘텐츠를 기획하게 되었는데요. 단순히 '신규 스테이지'를 도입하는 건 뭔가 재미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새로운 플레이 방법'이라는 형태로 업데이트를 하면 재밌지 않을까 싶었고, 이것이 '하드모드'로 들어가게 됐습니다.

현재 개발중인 게임을 출시하고 나면, 또 다시 이러한 새로운 모드를 개복치 게임 내 도입하고 싶어요.


Q.이전 NDC 때도 차기작을 개발하고 있다고 얘기한 바 있는데요. 현재 개발중인 게임은 어떤 스타일인지 간단하게 소개해주세요.

개복치에 이어 저희가 선보일 차기작은 레스토랑 게임이에요. 재료를 모아서 요리를 만드는 컨셉인데요. 사실 지금까지 레스토랑을 소재로 하는 게임이 굉장히 많았어요. 기존 타이틀과 차별성을 두기 위해 저희는 '사냥 요소'를 도입했습니다. 사냥을 통해 멧돼지라던가 사슴 등 야생동물을 잡아서 요리 재료로 이용할 수 있죠.

일본에서는 최근 야생동물 요리가 화제가 되고 있어요. 원래는 프랑스 지방에서 유래된 요리인데, 일본에서 이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요소를 활용하면 재밌지 않을까 싶어서 게임 내에 도입했습니다. 한국은 어떤가요? 사슴이나 멧돼지 고기를 먹는 사람들이 있는 편인가요?

▲ 12월 한국 출시를 앞둔 셀렉트버튼의 차기작 (첫 공개)

Q.글쎄요...저는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네요. 나카하타씨는 먹어본 적이 있나요?

그럼요. 저는 어디까지나 게임을 만들기 위해 먹어본 적이 있죠. 곰도 먹어봤고요.


Q.한국에서는 역시 치킨이 최고죠.

하하. 일본에서도 치킨은 진리에요. 치킨, 소고기, 돼지고기를 많이들 먹잖아요. 그래서 더더욱 저희는 이런 요소를 도입했어요. 사슴고기가 맛있다는 사실을 게임을 통해 전달하는거죠. 새로운 정보를 얻어서 이를 친구들과 함께 공유하면서 이야기의 꽃을 피울 수 있도록 하고 싶었어요.


Q.사냥을 하면서 잡은 야생동물이라던가 만든 요리 등을 친구와 공유할 수 있는 그런 기능도 있을까요?

친구랑 같이 사냥을 할 수 있습니다. 멀티플레이 개념이고요. 실시간으로 함께 사냥을 나가서 야생동물을 잡아 재료를 확보할 수 있죠. 실제로도 사냥은 산 속에서 이루어지는데, 워낙 넓다보니까 혼자서 가면 동물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잖아요. 그래서 여러명이 사냥을 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점을 게임 내에 반영했어요. 그래서 친구와 둘이서 사냥을 하면 '반드시' 해당 동물을 만날 수 있도록 설정했습니다.


Q.개복치 게임의 경우 덩치를 키우고 사인을 모으는 것이 주된 요소였는데요. 이번 신작 게임에서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요?

인기 레스토랑을 만드는 것입니다. 새로운 컨셉의 요리를 만들고, 고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인기를 높여가는 것이 최종 목표에요.

현대인들은 바쁘게 살다보니 인스턴트 음식을 자주 먹는데요. 야생의 맛에는 임팩트가 있습니다. 이런 임팩트 있는 요리를 손님들에게 제공해, 레스토랑의 팬으로 만들고, 이런 팬들이 늘어나면 인기 레스토랑으로 등극할 수 있습니다.


Q.게임에 수 많은 요리가 등장하는데요. 어디에서 영감을 얻어서 구현했나요?

실제 프렌치 요리를 보고 참고하기도 했고요. 예전부터 일본에는 곰이나 사슴 등의 야생 동물을 먹던 사람들이 일부 있었어요. 그런 전통요리라던가, 혹은 수렵 민족의 음식 등을 공부했습니다.


Q.요리를 만들어서 놔두면 저절로 팬이 형성되나요? 혹은 요리를 만들어 판매한 돈으로 레스토랑을 업그레이드 하면서 인기 레스토랑으로 다가서는 건가요?

요즘 SNS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사람들이 맛집을 가거나 특이한 곳을 가면 이를 SNS에 올려서 공유하잖아요. 그런 느낌으로 게임 내에서도 손님에게 요리를 제공하고, 맛있으면 그 손님들이 레스토랑을 선전하고 다닙니다. 많은 손님들이 선전을 하게 되면 그만큼 팬이 늘어나고, 팬이 늘어나면 레스토랑의 레벨이 올라가게 됩니다.


Q.주인공 캐릭터가 여학생이던데요. 어떤 사연으로 여학생이 사냥을 통해 재료를 모아서 요리를 하는지, 왜 레스토랑을 운영하게 됐는지가 궁금하네요.

캐릭터 설정에는 새로운 요소가 담겨 있어요. 재미있는 요소로써 활용하고 싶고요. 그래서 앞서서 밝힐 수는 없습니다. 정식 출시되고나서 직접 확인해주셨으면 좋겠아요.


Q.개복치 요리도 혹시 있나요?

몰론이죠(웃음). 개복치 사냥도 가능합니다. 사냥 방식은 미니게임 형태로 구현될 예정이고요.



Q.그렇다면 현재 어느 정도 개발이 진행됐고 출시 예정일은 언제쯤이 될까요?

올해 3월부터 만들기 시작했고요. 현재 약 70% 정도 개발된 상태입니다. 일본에는 11월에 출시되고, 한국에는 로컬라이징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12월 경에 서비스될 예정입니다.


Q.로컬라이징은 이번에도 지인을 통해 진행되나요?

네. 제가 아는 사람이 한국어 로컬라이징 작업을 도와줄 예정이에요.


Q.3명이라는 소규모 인원으로 게임을 개발하고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요. 어떻게 모여서 게임사를 만들게 되었나요? 원래부터 알던 사이인지?

네. 3명 모두 원래 친구였어요. 모두 IT업계 종사자였고요. 처음에는 저와 디자이너 둘이서 게임 개발에 대해 이야기를 했어요. 개복치가 쉽게 죽는다는 점을 이용하면 재미있는 게임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죠.

제가 디렉터 겸 기획자, 다른 친구가 디자이너였어요. 프로그래머가 1명 필요했죠. 그래서 프로그래머인 친구와 초밥을 먹으며 게임 기획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개복치의 다양한 사인(死因)을 얘기했더나, 그 친구가 스시를 먹다가 뿜더라고요. 그걸 보고 '유저의 반응이 이렇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게임 되겠다 싶었죠. 그래서 3명이서 개발을 하게 되었습니다.



Q.혹시 그 때 먹었던 초밥이 개복치 초밥이었다던가...?

아니에요(웃음). 아, 그치만 개복치를 먹어본 적은 있어요. 좀 질겼어요. 맛있었...음? 그다지 맛있지는 않았어요(웃음)


Q.개복치 게임의 흥행, 그리고 지금 차기작을 개발하고 있는데요. 향후 어떠한 게임을 만들어 나가고 싶은지, 앞으로의 계획 및 포부를 알려주세요.

새로운, 지금까지는 없던 참신한 게임을 만들어가고 싶어요. 지금 개복치 게임이 서비스 중이고, 차기작을 개발하고 있는데요. 차기작도 성적이 좋다면, 그 때부터는 3명이서 모든 걸 커버하기가 힘들거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되면 인력 충원을 통해 회사의 규모를 늘려가야겠지요.

한국 시장도 비슷하겠지만 일본에서는 퍼즐앤드래곤이나 몬스터스트라이크 등 대형 게임사에서 개발한 게임이 상위 랭킹에 많이 머물고 있어요. 하지만 복잡한 시스템을 가진 어려운 게임이 아니라, '네코아츠메'나 개복치 게임과 같이 단순한 게임을 하고 싶어하는 유저층도 상당히 두텁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앞으로도 이런 분들을 위한 단순하면서도 재밌는 게임을 만들어 나가고 싶어요.


Q.마지막으로 한국 유저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 마디 부탁드려요.

현재 개발하고 있는 게임도 개복치와 같이 재미있고 참신한 부분이 많습니다. 게임 스코어나 요리 정보 등 친구와 공유할 수 있는, 이야기 꽃을 피울 수 있는 요소도 많고요. 친구와의 멀티플레이도 있습니다.

12월에 한국에 출시하며, 안드로이드와 iOS 동시에 발매되니 재미있게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 셀렉트버튼 입구!

▲ '개복치의 명복을 빕니다' 라는 컨셉으로 장식했다고...


▲ 방문객들을 위한 스티커

▲ 이건 팬이 만들어 준 거라고 하네요.

▲ 미팅룸 겸 회의실

▲ 형형색색의 콘트롤러가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