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국에서 가장 '핫'한 RPG를 꼽으라면 바로 '파이널판타지14(이하 FF14)'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화려한 그래픽부터 풍성한 콘텐츠, 그리고 파이널판타지스러운 스토리까지 다양한 즐길 거리로 가득한 'FF14'는 출시 이후부터 지금까지 온라인 게임 순위 상위권에 꾸준히 그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15일, 도쿄게임쇼(TGS2015)를 앞두고 도쿄 신쥬쿠에 위치한 스퀘어에닉스 본사를 방문하여 'FF14'에 대한 이모저모를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FF14'의 스토리가 어떻게 구성되고 거기에 등장하는 캐릭터가 어떻게 디자인되는지, 그리고 게임과 영상에 들어갈 배경음악이나 효과음이 어떻게 추가되는지에 대해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번 탐방에서는 'FF14'의 프로듀서이자 디렉터 요시다 나오키 PD를 만날 수 있었는데요, 그에게 직접 현재 유저들이 가지고 있는 궁금점과 앞으로의 업데이트 방향에 대해 속 시원하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 스퀘어에닉스 'FF14' 요시다 나오키 프로듀서



Q. 한국에서 9월 1일부터 OBT를 마치고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는데요, 지금까지의 서비스 기간 동안 본인이 만족할만한 성과를 얻었는지 궁금합니다.

우선 사업적인 부분보다도 처음 정식 오픈 이후 안정적인 서비스를 진행해 온 점에 대해 만족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 'FF14'의 퍼블리싱을 담당하고 있는 아이덴티티 모바일 분들과 저희 스퀘어에닉스 서버팀간의 긴밀한 협력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더불어, 저 스스로도 게임을 서비스하는 회사이자 한 명의 게이머로서, 플레이 요금을 지불했는데도 불구하고 서버점검 등으로 인해 플레이를 원활히 하지 못한다는 점이 가장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이 가장 만족스럽습니다.




Q. 신규 MMORPG의 경우 처음에 오픈을 하게 되면 접속 관련 문제가 가장 큰 이슈입니다. 하지만 'FF14'의 경우 파이널 테스트를 포함하여 지금도 접속이 굉장히 안정적입니다. 혹시 서버를 관리하는 스퀘어에닉스만의 특별한 노하우가 있나요?

다들 알다시피 저희가 과거에 구 버전의 'FF14'를 실패한 경험이 있었는데, 그 당시의 서버는 제가 봐도 거의 최악의 수준이었습니다. 그래서 구 버전 서비스 종료 후, 'FF14 신생 에오르제아' 기획 당시, 전작에서 실패했던 부분을 교훈 삼았고, 어떤 타임에 유저들이 접속을 주로 하는지, 어느 월드에 캐릭터를 주로 생성하는지 등 다양한 요소들을 세세하게 컨트롤 했습니다. 기술적인 면도 물론이지만, 안정적인 서버 운영에는 이러한 노하우들이 더 영향을 끼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또한, 'FF14 신생 에오르제아' 글로벌 버전의 정식 서비스 전에도 알파 테스트를 포함해서 약 9개월간의 테스트 기간이 있었는데, 이 기간 동안 아까 언급한 모든 요소를 신중히 검토하기 위해 테스트 유저 수를 점차 늘려가는 방향으로 테스트했습니다. 물론 회사 측에서는 하루빨리 서버를 오픈하라고 성화였습니다만 과거에 한 번 대실패를 경험했기 때문에 보다 더욱 신중하게 다가갔습니다.

▲ 많은 일본 현지 팬들이 남기고 간 응원의 흔적들


Q. 실패했던 타이틀을 맡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어떻게 'FF14'의 담당을 결심했는지, 개발 과정에 어려움은 없었는지 궁금합니다.

그 당시 구 버전 'FF14'를 만들었던 팀에서도 게임운영 전반적인 부분에서 많은 불만이 쏟아지고 있었고, 리메이킹이 결정되면서 많은 부서에서 각 분야의 정예 멤버들이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저도 참가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새로운 'FF14'를 담당하게 되면서, 구 버전의 'FF14'를 플레이해봤는데 정말 어찌할 수 없을 정도로 최악이었습니다. 솔직히 저 자신도 '이것보다 더 심한 게임은 못 만들어!' 라는 생각을 했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어떻게 만들어도 지금보다는 나을 것이다'라는 생각이 있어서 그리 비관적이진 않았습니다. 더불어 여러팀에서 MMO를 플레이해온 경험자들과 다양한 플랫폼을 개발해온 스페셜리스트들이 모였기 때문에 굳이 어려운 점은 없었습니다.

또한, 회사 측에서 'MMORPG 시장에서 '파이널판타지'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승부하자'고 결정한 후 정식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할 당시, 저는 '이 게임으로 승부하려면,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만들지 않으면 이길 수 없으니 전부 다시 만들어야 한다.'라고 제안했습니다. 물론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뜻밖에도 이 제안이 쉽게 받아들여졌기 때문에 그 뒤로는 물 흐르듯 진행됐었습니다.



Q. 'FF14'를 새로 만들기로 했을 때 구 버전과 둔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물론 '서버'입니다. MMORPG에 있어서 '서버'는 게임 디자인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서버가 좋지 않으면 그 게임이 얼마나 재미가 있던 간에 유저들에게 좋은 모습으로 어필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신 'FF14'에서는 서버 설계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Q. 'FF14'의 '세계의 멸망과 새로운 세계의 탄생'이라는 컨셉은 본인이 직접 구성한 건가요? 아니면 원래부터 이러한 스토리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이미 구 'FF14'가 멸망해간다는 스토리는 제가 구 'FF14'를 담당하게 된 시점에 이미 공개되어 있었습니다. 다만 이 멸망의 스토리를 어떻게 파이널판타지스럽게 녹여나가는 것에 대해서 정말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그 당시 구 'FF14'의 에오르제아의 세계에서는 커다란 달 옆에 빨간 위성(달라가브)이 있었습니다. 이 위성이 스토리 상에서 무슨 역할을 하는지 시나리오 팀에게 물어봤는데 그냥 단순한 배경이라는 대답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이 위성 그냥 떨어트려도 되나요?'라고 제안을 했습니다. 다만 단순하게 떨어트리는 것만으로는 재미가 없으므로 '달라가브'가 떨어지면서 안에 바하무트가 나오는 설정을 추가했습니다.

▲ 즉흥적으로 생각해낸 아이디어가 멋진 멸망 시나리오를 만들어 냈다


Q. 혹시 시즌 말에 다시 한 번 세계를 멸망시킬 예정이신가요?

굳이 잘 나가고 있는 세상을 멸망시킬 필욘 없다고 생각합니다(웃음).

구 'FF14'의 세계가 멸망하는 연출은 그 당시 구 'FF14'를 플레이해온 유저들에 대한 일종의 보답이었습니다. 그동안 구 'FF14'를 플레이해주셔서 감사하고 이 세계가 멸망하고 다시 태어남으로써 구 'FF14'와 같은 상황은 앞으로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각오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Q. 한국 서버에서 미터기 관련 논쟁이 많습니다. 이러한 외부 프로그램을 사용해도 괜찮은지 궁금해하는 한국 유저를 위해 속 시원하게 답변 부탁드립니다.

우선, 게임 프로듀서의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소프트 라이센스 계약 상 외부툴을 사용하는 것은 금지한다고 명기되어있습니다. 하지만 한사람의 게이머로서 생각하면, 특정한 상황에서 미터기를 필요로 하는 유저분들이 있다는 것도 충분히 공감합니다.

유저가 활동하는 자유부대나 링크쉘 등, 해당 커뮤니티 안에서상의 암묵적인 동의가 되어있는 상황이라던가, 또는 개인적인 만족을 위해, 사용자의 책임 하에 외부툴을 사용하는 것 까지는 개인 만족을 위해 사용한다는 것을 일일이 제재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외부툴 사용으로 인해 유저들간의 분쟁이 생기거나 할 경우에는 사용자 계약에 따라 강력하게 대처할 예정이므로 사용하지 않는 것을 권장합니다.

다만, 말씀드렸지만 이러한 측정툴을 원하시는 분들이 있다는 것은 게이머 입장에서 이해할 수 있고, 글로벌로도 그러한 목소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현재는 게임 내에서 자신이 어느 정도의 대미지를 낼 수 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으므로 향후 자신의 DPS를 확인할 수 있는 트레이닝 형식의 어떠한 콘텐츠를 만들고자 계획 중입니다.



Q. 레거시 초코보의 경우 글로벌 서버에서는 특정 조건을 달성하면 얻을 수 있는 레어 아이템이지만 한국 서버의 경우 최초 결제 이벤트로 풀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을 봤을 때 글로벌 서버와 한국 서버의 희귀 아이템 정책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레거시 초코보의 경우 글로벌 서버에서는 구 'FF14'를 3개월(90일) 이상 플레이를 하면 받을 수 있는 아이템입니다. 하지만 한국 서버의 경우 구 'FF14'를 서비스 하지 않았기 때문에 만약 글로벌 서버의 정책대로 한다면 레거시 초코보를 받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글로벌 서버와 형평성에 맞게 한국에서도 3개월 선결제를 하면 레거시 초코보를 받을 수 있게 했습니다.

또한, 한국 서버의 경우 과금제의 선택폭이 넓고 결제를 언제든지 취소할 수 있기 때문에 과금에 따른 보상 정책도 글로벌 서버와 다르게 갈 예정입니다.




Q. 최근 글로벌 서버에서는 게임 내 이벤트 '신생제'를 통해 개발자 캐릭터가 유저들과 직접 소통하는 특별한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도 이러한 신생제를 열 예정이 있으신가요?

한국에서도 신생제를 열 계획입니다. 다만, 글로벌 서버에서 진행한 신생제의 경우 3.0 업데이트 후에 실시된 이벤트이므로 한국에서 선보일 시기는 아이덴티티 측과 협의 후 진행할 예정입니다.



Q. 마지막으로 'FF14'를 사랑하는 한국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글로벌 서버부터 지금까지 오랜 기간 한국판 'FF14 신생 에오르제아'를 기다려주신 여러분께 서비스하게 되어 정말 기쁘고 감사합니다. 기다려주신 만큼, 마음껏 'FF14'의 세계를 즐겨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FF14'는 방대한 콘텐츠를 소화해 나가며 성장하는 게임입니다. 전투뿐만 아니라 제작, 채집, 하우징 등, 에오르제아의 세계에 녹아들 수 있는 콘텐츠가 풍부하게 준비되어 있으니 아직 'FF14'를 경험하지 못한 유저분들은 꼭 한 번 즐겨보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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