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국 프로야구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5위 싸움이다. 본래 2014년도까지는 1위에서 4위의 팀이 준포스트시즌에 참가할 자격이 주어졌지만 10개 팀이 참여하는 올해는 '와일드카드'라는 특수한 룰이 추가되어 5위까지도 가을 야구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와일드카드전이란 정규 시즌에서 5위를 기록한 팀이 4위를 기록한 팀과 겨뤄 2연승을 거두면 준포스트시즌에 진출하게 되는데, 1패만 하더라도 즉시 탈락이지만 가을 야구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다.

또한, 예전같으면 4위 팀과 5위 팀간의 경기차가 8게임으로 벌어진 시점에서 이미 5위 이하의 경기에 대한 관심이 떨어졌겠지만, 와일드카드가 걸린 지금은 5위 싸움도 많은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리고 정규 시즌 경기가 팀별로 약 3경기에서 6경기 밖에 남지 않은 지금 5위 선두 SK와 6위 한화, 7위 KIA, 8위 롯데가 막바지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며 기적같은 진출을 노리고 있다.



▲ 이번주 주말에 종료되는 정규시즌 마지막 가을야구 티켓의 주인공은?




■ 남은 매직넘버는 단 4승! 정의윤 효과를 톡톡히 노리며 5위 사수중인 SK

SK는 시즌 초반 탄탄한 불펜과 짜임새 있는 타선을 무기로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인 삼성의 대항마로 거론되며, 경쟁 상대로 떠올랐다.

하지만 초대박 FA 계약을 맺으며, 올해 많은 기대를 모았던 최정과 김강민이 동반 부상과 슬럼프에 빠져 타선에 구멍이 생겼고, 강력하다 생각되었던 불펜에서도 부상자들이 속출하며 제 힘을 쓰지 못했다.

특히, 팀의 수장인 김용희 감독은 선발 및 불펜 투수들을 철저히 관리하는 시스템 야구를 중시하며, 초반 잡아야 할 경기를 잡지 못하고 패를 늘렸다는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이런 비난을 모두 감내하고 끝까지 팀 안정화를 꾀한 결과, 현재 가장 많은 체력을 비축하며 5위의 선두에 올라와 있다.

다른 5위 경쟁자인 한화, KIA와는 2경기, 롯데와는 2.5경기차로 남은 경기가 얼마 남지 않은 지금 5위까지의 매직넘버는 '4'를 기록하고 있다. SK가 남은 경기에서 4승을 거두면 다른 팀의 결과와 관계없이 가을야구가 가능한 것이다.

남은 경우의 수를 따져본다면 4연패를 기록한다면 한화 및 KIA가 절반의 승률을 기록해도 순위가 역전되며, 2승 2패를 기록하더라도 남은 팀들이 전승을 거두면 와일드카드를 빼앗기게 되어 아직 방심할 단계는 아니다.

하지만 현재 LG에서 SK로 팀을 옮긴 뒤,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정의윤이 중심이 되어 활발한 공격력을 펼치고 있고, 시즌 내내 많은 체력을 비축해둔 선발진과 불펜진이 그 어느팀보다 안정적으로 가동되어 쉽사리 역전을 허락하진 않을 것이다.



▲ SK의 5위 돌풍의 주역! 트레이드 이후 2달만에 모든 커리어를 갱신했다!




■ 모든 비난을 없애기 위해서는 5위는 필수! 마지막 불꽃을 태우는 한화

한화는 올 시즌 김성근 감독을 필두로 무수히 많은 화제를 끌어모은 팀이다. 삼성과의 전적을 비등하게 하져가며 특정팀에게 약한 면모도 탈출했고, 만년 꼴지라는 인상에서 벗어나 이길 줄 아는 야구를 추구하기 시작했다.

다만 그 과정에서 권혁과 박정진, 윤규진, 송창식 등 팀의 핵심 불펜 투수들에 대한 혹사 논란이 따라왔고, 실제 전반기까지 뜨거운 활약을 펼쳤다 불펜진은 현재 부상과 체력 저하 등으로 팀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권혁은 꾸준히 경기에 출장중이지만 9월 평균자책점이 12.96에 달하며, 시즌 전체 자책점은 어느새 5.09로 상승했다. 박정진은 9월 10일 등판 이후 3주째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1군에는 동행중이지만 부상 의혹이 일파만파 퍼지며, 혹사 논란을 더하고 있다.

3승 2패 10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2.66을 기록하며 팀의 필승조로 활약했던 윤규진 역시 8월 어깨 충돌 증후군 부상 이후, 출장 소식이 전무하다.

현재 한화는 실질적으로 필승조로 활약한 투수들이 모두 제 컨디션이 아니거나 부상으로 출장이 불가능한 상태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타선에서도 이용규, 정근우를 위시한 테이블 세터진은 건재하지만 중심타자인 김태균이 8월 들어 페이스를 잃어 타점 생산 능력을 잃어버렸고, 하위타선의 허약함은 시즌 내내 발목을 잡고 있다. 남은 경기도 4경기에 지나지 않아 1패라도 기록한다면 더 이상의 자력 진출은 기대하기 힘들다.



▲ 김태균의 침묵은 곧 한화의 침묵이다




■ 강팀과의 승부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기적을 향해 달리는 KIA

김기태 감독 체재로 새로운 시즌을 맞이한 KIA는 신인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며 리빌딩에 성공한 시즌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리빌딩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한화와 공동 6위를 기록하며 가을야구에 대한 마지막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남은 경기가 전 구단에서 가장 많은 6경기이기 때문에 변수도 충분하다.

SK가 남은 경기에서 모두 패배할 경우 3승 3패의 절반 승률만 가져가도 5강에 갈 수 있고, 2승 2패로 절반의 승률을 기록하더라도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다. 사실상 2패 정도의 여유를 생각할 수 있다는 점에서 SK의 마지막 대항 팀인 셈이다.

물론 어려운 점도 많다. 기본적으로 경험이 부족한 신인 선수 위주의 팀이기 때문에 전력이 약한편이고, 남은 경기에서 1위 팀인 삼성과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두산을 연이어 상대해야 한다. 특히 두산의 경우 넥센과 치열한 3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만큼 어려운 승부가 예상된다.

희망적인 부분은 올해 삼성과 8승 7패, 두산과의 전적도 7승 6패로 압도적이지는 않지만 미세하게 우위에 서 있다. 비록 삼성과 두산이 분명 1, 3위를 기록중인 강팀이지만 올해 KIA는 강팀에게 강한 면모를 보였다는 것을 보여줘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또한, 팀의 에이스 양현종이 여전히 위력을 과시중이고, 선발의 한 축을 든든하게 맡고 있던 스틴슨이 곧 복귀할 예정이라 남은 경기에서 좀 더 나은 투수진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기대 요소 중 하나다.



▲ 후반기 부진 징크스도 극복하며, ERA 1위를 지키고 있는 에이스 양현종




■ 남은 경기는 단 4경기, 경우의 수가 가장 적은 롯데

9월 초반 연승가도를 달리며 5위를 기록했고, 다른팀은 연패를 기록하는 등 이른바 '우주의 기운'이 롯데에게로 모이는 듯 싶었다.

하지만 9월 중순 이후 거짓말처럼 힘이 빠지며, 현재 순위는 5위 경쟁에서 가장 불리한 8위에 머무르고 있다. 남은 경기수가 고작 4경기에 지나지 않아 SK가 4연패에 빠지더라도 최소 3승 1패를 기록해야 하는 등 쉽지 않다. 물론 SK만이 아니라 한화와 KIA도 같이 연패에 빠져야 기적적으로 5위 진출이 가능하다.

현재 실질적으로 5위 진출과는 가장 거리가 먼 팀으로 9월 24일(목) 두산과의 더블헤더를 모두 내준것이 매우 뼈아프다.

더블헤더의 여파인지 9월 26일(화) 치뤄진 NC와의 경기에서는 승리를 거두며, 6연패의 긴 터널을 빠져나왔지만, KIA에게 덜미를 잡히며 결국 8위 자리를 고수하게 됐다.

한화와 마찬가지로 남은 경기에서 무조건 전승을 거둔 이후 SK의 연패를 바랄 수 밖에 없는 입장인데, 시즌 내내 해결되지 않은 마무리의 부재와 투타의 엇박자가 아쉽다.

특히, 시즌 초반 놀라운 페이스를 기록한 황재균과 강민호가 후반기 들어 제 활약을 못해준 점과 선발 투수의 한 축을 맡고 있던 송승준이 부상으로 빠진 것이 뼈아프다.

하지만 올 시즌 선발 중 최초로 200이닝을 돌파하며 팀의 에이스를 맡고 있는 린드블럼, 마찬가지로 11승 9패 평균자책점 3.91을 기록하며 강력한 2선발을 맡고 있는 레일리, 그리고 팀 최초 20-20을 달성한 아두치의 활약은 여전하다.

부상자들도 복귀한 지금, 남은 경기에서 용병 삼인방과 최준석, 손아섭 등의 타자를 내세워 총력전을 펼친다면 그 어느팀보다 순간 화력이 강할 것으로 기대된다.



▲ 목표는 오직 4승! 타선만 놓고 본다면 여전히 좋은 롯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