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1일, 올 한해를 대표하는 우수 게임과 게임사를 선정하는 '2015 대한민국 게임대상'이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됐습니다. 많은 신생 모바일 회사가 저마다의 꿈을 가지고 창업을 시작하는 지금, 그 치열한 경쟁 속에서 각고의 노력 끝에 그 노고를 인정받는다는 점은 각별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만큼 게임 개발사에 있어 '게임대상'에서의 수상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큰 영광이죠.

이런 '대한민국 게임대상'에는 각종 시상식에서 볼 수 있는 '일 년 중 가장 돋보였던 신인'에게 수여하는 '신인상' 개념의 상이 있습니다. 바로 '스타트업 기업상'입니다. 배우의 인생에서도, 그리고 게임사에게 있어서도 '신인상'의 수상 기회는 단 한 번뿐이기 때문에 그 의미는 더욱 크게 다가옵니다.

올해 진행된 '2015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통해 그 큰 영예를 안은 주인공은 바로 모바일 게임 '레기온즈'와 '요! 빌런'을 개발한 주식회사 '드라이어드'였습니다. 드라이어드의 서영조 대표는 수상 이후, "스타트업이다보니 어렵고 힘들었지만, 겁없는 도전을 하고 있는 점을 높이 사주셔서 이 상을 주신 것 같다."고 말했죠.

이에 인벤은 드라이어드 서영조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해 그들이 시도한 도전이란 과연 어떤 것이었으며, 그러한 도전으로 '스타트업 기업상' 수상이라는 결과를 이끌어낸 주식회사 '드라이어드'는 어떤 곳인지에 대해 들어보았습니다. 인터뷰 내내 쾌활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드라이어드'와 그들의 게임에 대해 어필했던 서영조 대표와의 인터뷰를 직접 확인해보세요.

▲ 드라이어드 서영조 대표



Q. 먼저 '2015 게임대상 스타트업 기업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상을 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계셨나요?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저희는 소규모 개발사인데다가, 한국에서 한창 인기를 얻고 있는 장르가 아닌, 비주류 장르를 개발하고 있거든요. 그렇지만 게임을 자체 개발하고, 자체 서비스를 한다는 점은 큰 특징이라고 볼 수 있고, 이런 부분을 고려해서 상을 주신 게 아닌가 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주식회사 '드라이어드'는 어떤 회사인지, 간단하게 소개 부탁합니다.

저희는 전략 RPG를 개발하는 스타트업 회사입니다. 2014년에는 '레기온즈'라는 하드코어 카드배틀 시스템의 게임을 개발했죠. 최근 출시한 '요! 빌런'은 인기 웹툰 작가 '양영순' 작가님의 작품 '덴마'와의 제휴를 통해 만화 속 캐릭터가 직접 등장하는 모바일 게임입니다.


Q. 소규모 스타트업 특성상 회사 설립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이정대 PD, 반도형 AD와 셋이서 시작했습니다. 게임을 만들어야 하는데, 가장 중요한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없었죠. 자동차회사에서 자동차를 만들 '공장'이 없는 상황이었던 거에요. 그때 당시에는 이래서야 정말 게임을 출시할 수는 있을까? 같은 고민을 많이 했었죠. 이렇듯, 초기에 팀 빌딩에 관련된 어려움이 많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 NHN엔터테인먼트와의 계약 이후, 김홍모 CTO가 팀에 합류해서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때도 에피소드가 있었어요. 이전에 팀에 있었던 분이 NHN엔터테인먼트와의 계약 이후 회사를 나가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히 타이밍 좋게 팀에 합류한 김홍모 CTO 덕분에 빠른 개발이 가능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운이 정말 좋았던 것 같아요.


Q. 지난 9월 17일 정식서비스를 시작한 캐주얼 전략 게임 '요! 빌런' 출시 후 2개월 정도의 시간이 흘렀는데, 유저 반응은 어떤가요?

처음부터 큰 욕심을 부렸던 것은 아니기 때문에 괜찮은 성적을 거뒀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매니아 유저들이 열심히 플레이해주시고 여러 가지 개선사항에 대한 피드백을 주시고 있는데, 이러한 피드백을 많이 받아서 게임을 계속 개선해나가는 모습을 보여 드리려고 합니다.

앞으로도 준비된 컨텐츠들을 계속 업데이트하면서 약점을 보완하고, 허들을 낮추고, 하드코어하게 즐기는 유저들도 만족시킬 수 있는 게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Q. 게임의 개발기간이 1년이 채 안 되는 짧은 시간이었다고 들었습니다.

'요! 빌런'의 경우 실제 개발기간이 9개월입니다. 긴 시간은 아닌 편이죠. 이런 짧은 기간 안에 출시한 이유는 우리가 게임을 빨리 내놓고, 유저들의 피드백을 통해 더욱 효율적인 방향으로 성장하는 것이 더 낫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처음 생각한 것처럼 빨리 출시한 만큼 더 많은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고, 이는 개발의 속도감을 높여주는 아주 좋은 방향이었다고 생각합니다.


Q. 빠른 출시를 통해 얻을 수 있었던 이점이 있었다면, 반대로 운영상의 트러블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게임 자체의 개발기간은 9개월이지만, 이전에 개발하고 서비스했던 '레기온즈'를 통해 쌓아온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 없이 서비스할 수 있었습니다. 개발기간이 짧은 편이지만 결코 미완성인 게임은 아니었던 거죠. 그렇기 때문에 유저들도 많이 좋아해 주셨던 것 같습니다.


Q. '요! 빌런'을 잘 모르는 유저라도 양영순 작가의 웹툰 '덴마' 캐릭터가 등장하는 모바일 게임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유저들은 있을 정도인데요. 이러한 콜라보는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요?

▲요!빌런(Yo! Villains) with 덴마 소개 영상

일단 '요! 빌런' 게임의 방향성에 대해 먼저 말씀드려야 할 것같네요. 저희 드라이어드가 만드는 게임은 전략성이 많은 RPG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전투 자체도 따로 복잡한 컨트롤은 필요하지 않지만 배치와 조합이 굉장히 중요하죠. 최근 많이 등장하는 액션 RPG들은 컨트롤을 기반으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요! 빌런'의 경우 전략성을 기반으로 합니다. 그래서 푹 빠지시는 매니아분들이 많죠.

어떻게 보면 많은 유저들이 쉽게 즐기기보다는 몰입을 해야하는 요소가 많은데, 이러한 게임의 특징 때문에 '콜라보레이션'을 한다고해도 매니아들이 좋아하는, 그런 웹툰을 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때 발견한 웹툰이 바로 '덴마'였죠. 스토리라인이 복잡하고, 방대한 스토리 속에 치밀한 복선이 깔려있는 것을 보고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바로 저희 게임을 바라보는 유저들의 성향과 맞다고 생각해서 제휴를 제안했고, 그렇게 콜라보를 할 수 있게 된거에요.

드라이어드가 유명한 회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양영순 작가님은 흔쾌히 제안을 받아주셨고, 결국 뜻깊은 상까지 받을 수 있었으니 좋은 '게임+ 웹툰 콜라보' 사례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Q. 그렇다면 다른 '웹툰 콜라보레이션'도 생각하고 있나요?

만약 할 수 있다면 굉장히 좋을 것 같습니다. 기회가 있다면 정말 잘 할 수 있죠. '요! 빌런'에는 개성있는 많은 악당이 등장하기 때문에 어떤 웹툰 캐릭터가 들어와도 이질감 없이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Q. '요! 빌런'에서 적(악당) 캐릭터를 포획하고, 설득하는 이른바 '선 포획, 후 밀당' 시스템이 눈에 띄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시스템은 어떻게 채용하게 됐나요?

좋은 신규 영웅의 경우, 현금성 재화로 '뽑기'를 하게 되는데, 그것을 얻을 수 있는 확률은 아주 낮을 수밖에 없죠. 처음에야 어쩔 수 없다지만, 나중에도 계속 현금성 재화 투자 이외에 방법이 없다면 이것은 문제가 됩니다. '감옥'은 이런 고민에서 시작된 시스템이에요.

'감옥'이란, 게임에서 다른 유저들이 가지고 있는 좋은 악당이 있다면, 승리를 통해 자신의 '감옥'으로 그 악당을 데려올 수 있습니다. 이렇게 데려온 악당을 정해진 확률에 따라 과금 없이도 '설득'이 가능하죠.

게임이 지향하는 바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한 가지 방법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방법으로 공략할 수 있는 형태를 취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낮은 등급의 영웅들도 성장하기에 따라 최고등급의 캐릭터보다 강하게 되는 경우도 있죠. 그런 식으로 여러 가지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 "내꺼 하자!" 감옥 철창을 사이에 두고 악당과의 '밀당'이 벌어진다.


Q. 공식카페에 '개발자노트'란이 추가됐습니다. 유저들이 앞으로의 업데이트 방향을 확인할 수 있게 됐네요.

'개발자노트'는 오픈 초기부터 계속 준비했던 사항이었습니다. 유저들과 소통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이외에도 카카오톡 친구를 통해 '요!빌런'을 등록하면 편하게 질문할 수 있는 장소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앞으로의 업데이트 방향은 크게 두 가지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먼저 기존의 컨텐츠를 하드하게 즐겨주시는 매니아분들이 더욱 하드하게 즐길 수 있는 코어 컨텐츠를 계속 추가하는 것입니다. 밸런스 문제 등이 언급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부분을 더욱 안정되게 개선하는 컨텐츠 업데이트가 계속 진행되고 있습니다.

다른 면으로는 처음 진입을 생각하는 유저들에게 '요! 빌런'을 더 편하게 보여드릴 수 있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두 마리 토끼를 전부 잡을 수 있도록 계속 노력 중이죠. 이렇게 기존 유저와 신규 유저가 함께 게임을 즐기는 '순환고리'가 계속 이어져야 앞으로의 글로벌 시장에서도 더 큰 성과를 얻는 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새로 추가되는 컨텐츠인 특수 블록 '블랙홀'은 어떤 컨텐츠인지 간단히 설명 부탁합니다. 말 그대로 빠져나올 수 없는 어둠 속에 함정이 도사리는, 그런 느낌인가요?

기존에 비공정을 타고 모험하는 컨텐츠가 유저분들에게 있어 너무 익숙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피버모드' 형태로 추가한 것이 이번에 업데이트될 '블랙홀'입니다. 유용한 자원을 많이 얻으면서도 재미와 속도감, 보상을 얻을 수 있는 컨텐츠죠. 하지만 말씀해주신대로, 때때로 위험한 함정과 보상의 확률이 나뉘는 형태도 재미있을 것 같네요.

▲ 말 그대로 '피버타임'! 블랙홀에 진입하면 보상이 가득하다.


Q. 게임을 사랑하는 팬들이 많은데, 역시 홍보가 부족한 것 같아 아쉽다는 유저 의견이 많이 보입니다. 요즘 유명 연예인을 사용하는 광고도 많은데, 보다 공격적인 홍보 계획이 있다면?

대형 퍼블리셔가 아닌 소규모 개발사이기 때문에 광고비에 많은 돈을 쓰는 것이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저희만의 방식으로 마케팅을 계속 준비 중이죠. 저희는 일단 게임을 잘 만들어서 좋은 바이럴을 유지하고, 페이스북을 이용한 타겟 광고를 통해 유저층을 집중, 높은 효율을 얻을 수 있는 마케팅을 선호합니다.

유저들 뿐만 아니라 운영하는 입장에서 누구보다도 더 홍보하고 싶은 니즈가 크기 때문에, 유저들이 계속 게임을 즐겨주시고, 주변의 친구들에게 많이 홍보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현재 '요! 빌런'을 즐기고 있는 팬들과 인터뷰를 통해 게임을 접하게 될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저희 '드라이어드'는 색깔이 있는 개발사입니다. 항상 비슷하거나, 경쟁작이라고 보는 게임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그런 게임을 잘 떠올리지 못할 정도로 특색있는 게임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획을 할 때에도 어떤 게임을 참고해서 만들기보다 저희만의 게임을 개발하려고 노력하고 있죠. '요! 빌런'은 몰입도가 굉장히 높은 게임이니, 새로운 게임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유저들이 있다면 꼭! 플레이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