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주 동안 치열하게 진행되었던 던전앤파이터 2015 액션토너먼트 개인전과 단체전을 모두 마치고 드디어 막이 내렸다. 그중 개인전의 우승자는 김형준(인파이터), 정재운(남 스트리트파이터)이 준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김형준은 액션토너먼트 최초 인파이터 우승자로 대회 역사의 한 페이지를 기록으로 남겼으며, 우승과 동시에 트로피를 향해 달려가는 액션 등을 통해 재미를 선사하기도 했다.

아직 '우승이 어떨떨하다'하다는 소감을 밝힌 김형준을 만나 승리의 여운이 끝나기전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 4대 2 스코어로 당당히 우승! 멋진 남자 김형준.



■ 액션토너먼트 인파이터 최초 우승! 김형준

Q. 우승 축하한다. 소감이 어떤가?

지금도 얼떨덜하다. 정신이 하나도 없다. 우승을 확정짓고 나서 아직 멍한채로 정재운 선수와 식사를 하고 왔다. 내가 준우승한 상태였다면 기분이 상당히 우울했을텐데, 정재운 선수는 웃으면서 진심으로 축하해줬다. 존경스럽고 배울점이 많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 이게 꿈이야 생시야? 내가 우승이라니!


Q. 상당히 많은 사람이 정재운 선수의 우승을 점쳤는데, 인파이터로서 최초의 우승을 이뤄냈다. 본인의 생각은 어떤가?

정재운은 무려 6번이나 결승 무대에 오른 선수다. 나도 정재운이 나보다 좋은 실력을 가진 선수라고 생각했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덤덤히 경기를 풀어가고자 생각했고, 어쩌다보니 잘 풀려 우승을 차지한 것 같다.


Q. 아직도 많이 긴장된 표정이다. 경기 중에 상당히 긴장한 모습이 보였는데 실제로는 어땠는가?

맞다. 이런 큰 무대는 처음이라 긴장이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특히 첫 경기때는 정말 내 손가락이 말을 듣지 않더라(웃음). 그리고 생각이 너무 많아서 긴장이 더 풀리지 않은 느낌이다.

하지만 2세트부터는 다시 멘탈을 추스리고 생각을 덜어낸 후, 내가 잘 할 수 있는 플레이를 했고, 그 뒤로는 긴장이 풀리며 우승까지 한 것 같다.


▲ 아쉬웠던 결승전 첫 번째 경기.


Q. 우승을 하기까지 많은 일이 있었다. 자신이 생각하는 우승의 원동력을 꼽자면?

지난 시즌 액션토너먼트에 참가하면서 많은 교훈을 얻었다. 특히 상성상 불리한 캐릭터가 아닌데, 긴장을 많이 했고 무엇보다 자신감이 부족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지난 시즌 탈락의 경험이 밑거름이 되어 자신감이 많이 붙었고, 성적도 잘 나오게 됐다. 대회에서는 실력도 물론 중요하지만 상대를 압도한다는 자신감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 침착하게 투척물을 더킹 대시로 회피! 이런 움직임들이 모여 승리의 원동력이 되었다.


Q. 우승을 한 후, 전력으로 트로피를 향해 달려가는 세리머니가 인상깊었다. 어떤 심정이었는가??

내가 생각하기에는 아주 천천히 간 것 같은데, 다른분들이 그렇게 볼 줄 몰랐다. 다음부터는 좀 더 천천히 달려야겠다.(웃음)

사실 스태프들에게 승리 후, 어떻게 해야한다고 들었는데, 정작 해보니까 좀 달랐던 것 같다. 무엇보다 우승하면 트로피에 입맞춤을 하는 세리머니는 내 꿈중 하나였다.

여태까지 수많은 E스포츠 경기를 보면서 우승자가 우승컵 트로피에 입맞추는 모습이 그렇게 멋져보일 수 없었는데 내가 그걸 하게 되어 정말 기쁘다.


▲ 당당히 우승해 트로피를 쟁취!

▲ 이 순간을 꿈꿔왔다. 감동의 순간.


Q. 지금까지 치른 본선 경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를 꼽자면?

16강전에서 만났던 김성진 선수와의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 로그와 인파이터는 상성상 로그가 유리하다. 이미 1패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상성이 최악인 상대와 만난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정말 결승에 올라가고 싶다는 의지로 플레이했고, 결과가 좋게 나와 이 무대까지 오게 됐다.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경기력을 뽐낸 대결이었고, 해당 경기에서 승리 후,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 이후로는 버서커, 그래플러 등 상성상 유리한 상대와 만나는 등 대진표상 운이 따라주기도 했다.


Q. 우승 소감에서 어머니를 언급하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평소 어머니께서 내가 경기하는 방송을 자주 보신다. 하지만 평소에는 칭찬이나 응원의 말을 하지 않고, 저번에 재한테 졌으니 이번에도 질것 같다라며 오히려 디스를 하신다.

그런데 이번 결승을 위해 서울에 올라오기 전에 이번만큼은 아들 꼭 우승하라며 응원을 해주셨다. 그래서인지 더욱 기억에 남아 우승 소감을 그렇게 밝힌 것 같다.


Q. 다음 시즌에도 우승이 목표인가?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만해도 상당히 운이 따라줬다고 생각한다. 큰 욕심은 부리지 않되,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


Q. 상금은 어떻게 쓸 것인가?

상금에 대해서는 정말 1mm도 생각하지 않았다. 사실 저번 시즌에 아직 결승 근처에 가지도 않았는데, 내가 상금 타면 뭘하지? 라는 생각을 하다 경기를 그르치기도 했다.

그래서 이번 시즌에는 정말 우승 후, 모든 것을 생각하기로 결심했고, 상금을 지급받기 전까지 천천히 생각해볼 것이다.


▲ 다음 시즌에 또 만나요!